브런치에서 제안을 받았다.
브런치로 인생 첫 책 출간하기(5)
브란치에 글을 꾸준히 연재하다 보면, 뜻밖의 선물이 찾아올 때가 있다. 아무래도 공개된 글을 쓰다 보니, 우연히 내 글을 읽게 된 누군가가 나의 글이 마음에 들었을 경우 직접적으로 손을 내밀어 주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바로 '작가에게 제안하기'라는 기능이다.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면 프로필 작성에 앞서 개인 메일을 등록하도록 되어있다. 따라서 작가에게 요청하고 싶은 사항이 있거나, 협업을 제안하고 싶다면 이 기능을 활용하여 작가의 개인 메일로 제안 내용이 직접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 브런치 작가라면 이 깜짝 선물이 기쁘고 설레지 않을 수 없다. 일단 기본적으로 내 글을 관심 있게 봐주는 이가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고, 작가로서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나 역시 일 년 넘게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며, 몇 번에 걸친 제안을 받았다. 브런치 알람과 개인 메일 알람이 동시에 울린다면, 이는 거의 다 브런치를 통해 제안이 들어온 것이었다. 내게 제안 온 내용들을 살펴보면 대략적으로 유형을 나눠볼 수 있다. 첫째, 인터뷰와 설문 요청이다. 내가 바디프로필의 부작용에 대한 글을 썼을 때 방송사 PD로부터 인터뷰 요청이 왔던 적이 있다. 바디프로필의 부작용에 대한 방송을 기획하고 있으니, 글의 내용을 기반으로 더욱 상세히 인터뷰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결국 직장인 신분이라 얼굴 공개가 어려워 전화로만 인터뷰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글을 쓰는 초반에 제안이 온 것이라 신기하기도 하여, 제안사항에 긍정적으로 응했었다. 방송에 내 인터뷰가 실렸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재밌는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고 넘겼다. 이 외에도 내가 쓴 글의 주제에 맞게 대학이나 기관에서 인터뷰와 설문 요청이 종종 들어오기도 한다.
두 번째 제안사항은 브런치 외 또 다른 플랫폼에 글을 연재해 달라는 요청이다. 그중 몇 개의 플랫폼은 굉장히 상업적이었고, 나머지 플랫폼도 그리 특별함은 없었다. 그래서 이 제안사항들은 모두 거절하였다. 브런치 작가 중에는 대형 플랫폼 회사에서 원고료를 받으며 유료로 프리미엄 글들을 발행하기도 하는데, 이런 특별함이 있다면 고려해 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소정의 원고료를 받으며 글을 쓰는 활동은 내 글이 쓰는 족족 팔리는 글이 된다는 뜻이므로 작가로서의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는 것이라 본다. 글을 계속 쓰다 보면 나에게도 언젠가 그런 기회가 찾아올 수 있지 않을까.
세 번째로는 기관 홈페이지나 잡지에 내 글을 게시하고 싶다는 제안도 있다. 홈페이지 관리자나 편집자가 내 특정 글을 읽고 뭔가 영감을 얻은 경우 내게 제안 메일을 보낸다. 제안 내용은 대략 출처와 링크를 밝힐 테니, 내 글을 파일로 첨부하여 보내달라는 것이다. 이런 제안은 대부분 흔쾌히 응하는 편이다. 내 글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기도 하고, 내 손이 닿지 못하는 곳에 내 글을 대신 홍보해 주는 효과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발행된 글을 워드나 한글 문서로 다시 옮겨야 하는 작은 수고로움이 있더라도 기쁘게 작업하여 파일을 답장 메일에 첨부하고 최대한 빠르게 회신을 주는 편이다.
마지막으로는 브런치 작가로서 꿈에 그리는 출판사로부터의 출간 제안 메일이다. 작가의 꿈을 키우는 이들이 브런치에 많은 만큼 출판사에서는 브런치 글들을 유심히 살핀다. 특수하게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라는 브런치에서 일 년에 한 번 운영하는 기획 출판이 있는데, 수많은 브런치 작가들은 손수 브런치북을 만들어 이 이벤트에 지원한다. 그럼 심사를 걸쳐 선정된 브런치북은 출판사와 연계하여 출간이 된다. 하지만 경쟁률이 너무 높아서 두 번째 지원하고 있음에도 번번이 떨어지고 말았다. 이보단 출판사 편집자로부터 직접적인 제안 메일을 기다리는 것이 더 확률이 높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 같은 경우는 출판사 편집자가 내 글들을 쭈욱 살펴본 후 여러 글들을 묶어 한 권의 책으로 출간을 기획하고 싶다고 제안했었다. 편집자가 생각하는 대략적인 기획 방향을 제시하고는 내게 의견을 물었었고, 나는 한참 뒤에야 답을 보내야 했다. 먼저 어안이 벙벙한 내 정신 상태를 추슬러야 했고, 드디어 좋은 기회가 온 것에 대해 기뻐해야 했으며, 나를 알아봐 준 출판사 편집자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먹어야 했다. 이후에도 정말 사기가 아닌지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들을 살펴야 했으며, 아내에게 이 제안 메일이 왔다는 사실을 알려야 했다. 아내는 의심의 눈초리로 말했다.
"에이... 그거 보이스피싱이나 유령회사 같은 거 아냐? 잘 알아봐 봐, 괜히 돈 보내거나 그러지 말고..."
"아니라니까! 진짜 출판사 편집자님이 내 글을 책으로 내고 싶다고 메일이 왔다니까!"
아내는 이후에 출판사와 출간이 어느 정도 진행이 되고 있음에도 의심의 눈을 쉽게 거두지 않았다. 난 뒤늦게 출판사 편집자에게 의도하는 출간 기획에 동의한다고 답했고, 가제와 목차를 일부 수정하여 회신하였다. 그렇게 내 인생 첫 책의 출간이 서서히 시작되고 있었다. 이후 발행되는 글에서는 출판사와의 첫 미팅부터 시작하여 출간을 준비했던 전체 과정들을 하나씩 살펴보고자 한다.
브런치라는 공간은 작가의 꿈을 키우는데 아주 적합한 곳이다. 문제는 내가 얼마나 지치지 않고 꾸준하게 글을 발행할 수 있느냐이다. 꾸준하게 써 나가기만 한다면 분명 여러 가지 제안들이 들어올 것이고, 그 제안 사항들은 여러분들이 글을 더 꾸준히 쓸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 믿는다. 그렇게 계속 나아가다 보면 굳이 브런치에서 수동적으로 제안을 기다리지 않아도, 모여있는 글들을 나만의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결국 꾸준함이 어느 정도 쌓여야겠지만, 브런치 작가에서 출간 작가로 거듭나는 가장 좋은 방식은 능동적인 나만의 출판 프로젝트를 하나 기획하고, 동시에 틈틈이 들어오는 제안들을 새로운 기회로 만들고자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렇게 한 걸음씩 작가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