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독서와 공개적 글쓰기를 병행하다.

브런치로 인생 첫 책 출간하기(4)

by 똥이애비

나의 일상을 써 내려가는 것이 내가 모르는 다른 분야의 글을 쓰는 것보다는 훨씬 쉽다고 생각했다. 물론 혼자서만 보는 일기보다는 공개된 글쓰기이므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 더 많고, 이로 인해 글 쓰는 흐름이 수시로 막히며 주저하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럼에도 내가 가장 잘 알 수밖에 없는 나의 이야기를 쓰는 것이 글을 처음 쓰는 단계에선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글의 공개 여부를 떠나 초보자에게는 그저 나의 일상을 쓰는 것조차 쉽지가 않다. 마음먹은 대로 술술 써 내려가면 좋겠는데 단어와 문장이 잘 떠오르지 않고, 뭔가 문맥 상 글의 흐름도 제대로 정돈되어 있지 않은 듯하다. 글의 내용마저 중구난방으로 이쪽 끝에 갔다가 저쪽 끝으로 가버린다.


그러다 보니 난 자연스레 책을 찾게 되었다. 회사에서도 엔지니어로 일하면서 제품에 문제가 있거나 좀 더 발전적인 사양을 개발하려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벤치마킹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글쓰기에서도 대중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책을 찾아 읽는 것이 나에겐 더 나은 글쓰기를 위한 벤치마킹이었다. 문득 생각해 보니 독서를 학창 시절 외에 사회생활을 하면서 한 권이라도 제대로 읽어본 적이 있었던가. 남들에게 무식하다는 소리 듣기 싫어서 당시 유행하는 《사피엔스》나 《총균쇠》 같은 책들을 사기는 했다. 물론 앞 쪽 몇 페이지만 읽고는 라면 냄비 받침으로 잘 썼다.



이런 내가 공개된 글을 쓰려니 무엇보다 독서가 시급했다. 서점에 갈 시간이 없다는 핑계와 수시로 책을 읽겠다는 다짐이 '밀리의 서재'를 결제하게 만들었다. 밀리의 서재는 월정액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책을 전자책으로 읽을 수 있는 서비스이다. 처음 독서를 제대로 시작할 때에도 난 나만의 기준으로 읽을 책을 선정하였다. 먼저 당시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는 책이어야 했다.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주제와 글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다음은 쉬워야 했다. 독서도 초보, 글쓰기도 초보이기 때문에 쉬운 단어와 문장을 구사하여 쉽게 술술 읽히는 책이 좋을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내가 흥미롭게 생각하는 분야여야 했다. 처음 책을 읽을 당시만 하더라도 자기 계발, 경제/경영, 과학 분야에서 나름대로 흥미를 많이 느꼈고, 이 분야의 책들을 통해 내가 현재 처한 상황에서의 해답을 얻고자 했다.


개인적인 독서와 공개적인 글쓰기를 병행했다. 내가 대략 '독칠글삼'이라 부르는 전략을 활용했는데, 글쓰기 초보인 나에게 아주 적합한 전략이었다. 독칠글삼은 말 그대로 글 쓰는 활동 전체에서 독서량을 7할 정도로 하고, 글 쓰는 분량을 3할 정도로 나누는 것이다. 독서를 하는 과정은 글쓰기 수업과 같은 것이다. 글감을 모으고, 아이디어를 얻으며, 유려한 문장과 문맥을 배운다. 배웠으면 곧바로 실천을 해야 내 것이 된다. 배운 것을 토대로 내 일상에 적용하여 나만의 글을 써내려 간다. 7할의 독서는 3할의 글을 거침없으면서도 더욱 매끄럽게 만들어준다. 그렇게 3할의 글쓰기를 차곡차곡 모아 하나의 글로 독자들에게 공개하는 것이다.



공개된 글쓰기에서 나의 이야기를 쓸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이 있을까? 먼저 신상 공개 여부다. 을 쓰다 보면 나의 사사로운 일상뿐만 아니라 나의 내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내가 어떤 가치관을 갖고 어떤 태도로 삶을 살아가는지를 말이다. 그러다 보면 내 신상을 공개하기가 꺼려지는 경우도 있는데, 잠깐의 글에서는 숨길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글을 쓰다 보면 자연스레 내 신상이 글에 묻어난다. 나 같은 경우는 누구를 만나면 공공연하게 글 쓰고 있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어쩌다 내가 글 쓰는 것을 알게 된 경우엔 그냥 일상처럼 얘기하곤 한다.


공개된 글을 쓸 때 고려해야 할 사항 두 번째로는 독자의 반응이다. 글을 공개적으로 쓴다는 것은 나를 채찍질하기 위한 도구일 수도 있으나, 기본적으로는 누군가가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그것도 아주 긍정적으로 말이다. 하지만 독자들이 그리 쉬운 상대는 아니다. 글을 쓰다가 귀찮아서 흘겨 쓴다면 그들은 순식간에 눈치를 채 버리고, 악플이나 무관심 같은 부정적인 반응을 내비친다. 다행인 건 브런치라는 공간은 독자들이 다른 커뮤니티에 비해 예의를 갖추고 있기에 그리 심한 악플이 달리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차만별의 생각을 갖고 있는 독자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정돈된 글을 써야 하고, 내 글이 정답이 아니라는 인식을 항상 갖고 있어야 한다.


세 번째 공개된 글쓰기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지속 가능성이다. 처음엔 나의 일상을 중구난방으로 쓸 수밖에 없다. 그때그때 생각나는 주제를 하나씩 꺼내 끄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내가 활동하는 일상의 범위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비슷한 몇 개의 키워드들로 발행된 글의 주제가 묶이기 시작한다. 문제는 이제야 겨우 3~4개의 글이 하나의 주제로 모이기 시작했는데, 더 이상 나아갈 동력이 없다는 데 있다. 너무 앞에서부터 모든 힘을 쏟아부었기 때문일 수도 있고, 그 주제에 대한 일상적 활동이 그리 활발하지 않아서 일 수도 있다. 어쨌든 공개된 글쓰기에서는 독자들이 기대하는 바가 있다. 한 가지 글에 흥미를 느끼면 그와 관련된 다른 글도 계속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렇기에 독자들은 '구독'과 '라이킷'으로 그 바람들을 표현하는 것이다. 근데 정작 흥미를 느끼는 주제의 글이 몇 개 없다거나, 며칠을 기다려도 새롭게 발행되는 글이 없다면 실망하고 말 것이다. 한번 떠난 독자는 다시는 나의 글을 구독하지 않게 된다. 그러므로 지속적으로 글을 쓸 수 있는 자신만의 전략을 확보해야 한다. 일상을 더욱 활기차게 만들어 글감을 확보하거나, 독서를 통해 글의 분량을 늘리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또한 그때그때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기록하는 행위는 글을 쓰는 지속성을 현격히 올려준다.



이처럼 난 개인적인 독서를 통해 공개적인 글을 쓰는 동력을 무한히 확장하였다. 책을 읽다가 번뜩 떠오르는 생각들을 바로 글로 옮겼고, 글을 쓰다가 뭔가 막힌다 싶으면 책을 읽었다. 이렇게 손바닥 뒤집듯 병행할 수 있게 만들어준 두 가지 플랫폼이 바로 '밀리의 서재'와 '브런치'였다. 핸드폰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읽고 쓸 수 있는 것이었다. 심지어 한 꼭지의 분량의 글이 발행될 때마다 독자들의 리얼한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덤이다. 이렇듯 내 인생 첫 책도 핸드폰으로 작성된 글들이 차곡차곡 모여 만들어진 것이다. 오로지 출간을 준비하면서 전체 원고를 편집하는 과정에서만 컴퓨터를 활용하였다. 출간 과정은 차후에 상세하게 얘기할 수 있도록 하겠다. 어쨌든 나름대로 공개된 글을 쓰기 위해 스스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어느 정도 파악했다면, 지금 당장 손에 들고 있는 핸드폰을 켜서 읽고 쓰 맛보고 즐기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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