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라는 플랫폼을 알게 되었다.

브런치로 인생 첫 책 출간하기(2)

by 똥이애비

을 쓰기로 마음먹고 나서도 한동안 평소처럼 핸드폰 메모장에 끄적였다. 나 혼자만의 일기장 같은 곳이라 형식도 없었고, 쓰다 만 것들도 많았다. 글을 쓴다기보다는 글을 배설한 형태였다. 이렇게 쓰다가는 내 인생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메모들만 핸드폰에 가득 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마저도 꾸준히 끄적였을 때 얘기고, 중간에 제 풀에 지쳐 글을 배설하는 행위조차도 그만두게 될 가능성이 클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본격적으로 글을 쓸 플랫폼을 찾기 시작했다. 목적은 하나의 주제로 정돈된 문장과 문단을 구성하여 꾸준히 써내려 갈 수 있는 특정 공간이었다.


글을 쓸 수 있는 플랫폼은 워낙 다양해서 선택 장애가 올 수도 있다. 네이버 블로그나 구글 티스토리와 같이 개인의 생각이나 견해를 자유롭게 웹 상에 일기처럼 차곡차곡 써내려 갈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둘 다 짧게 해 본 경험으로 유추해 보면 네이버 블로그의 글들은 개인의 일상에 더욱 중점을 두고 있고, 구글 티스토리는 개인이 관심 있는 전문영역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문제는 두 플랫폼 모두 광고성 글들과 홍보 배너가 상당히 많아서 눈이 꽤 피곤해진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등 SNS를 활용한 짧은 글도 쓸 수 있지만, 이러한 SNS와는 개인적으로 거리 두기를 하고 있는 실정이라 글 쓰는 플랫폼으로 활용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인터넷 카페나 커뮤니티에서도 물론 글을 쓸 수 있지만, 너무 일회성과 소모성이 강해 꾸준히 나만의 글을 써 내려가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



결국 난 지금도 여전히 글을 쓰고 있는 공간인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선택했다. 가끔 인터넷 검색을 하면 브런치 글들이 떠서 읽어본 경험은 있었지만, 그동안 브런치에 글을 쓰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 역시 목이 마르면 스스로 우물을 찾게 된다. 글을 쓰기 위한 플랫폼으로 브런치를 살펴보니 뭔가 작가 지망생들이 모여 꿈을 쓰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정돈된 형태로 글을 쓰는 것에 최적화되어 있었다. 다른 플랫폼은 왁자지껄한 느낌이라면 브런치는 고요했다. 마치 서예 교실에 들어온 듯한 정적인 느낌이었다. 내가 딱 원하는 분위기와 감성이었다.


'자, 그럼 이제 브런치에 글을 써볼까?'


어처구니없게도 난 이렇게 쉽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브런치라는 공간은 아무에게나 쉽게 글을 쓰게 허락하지 않았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기 위해서는 나름의 심사과정을 통해 승인된 사람만이 글을 쓸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나 나에겐 이러한 시스템 또한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나의 도전 욕구에 불을 붙인 것이다.


어떤 글을 써야 심사를 한방에 통과할 수 있을까 한동안 고심했다. 마침 뉴스기사에 홍수로 인해 반지하 방이 침수되는 재해에 대한 보도가 있었고, 정부 차원에서 현황을 파악하여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기사 내용이었다. 이 뉴스기사를 읽고 비 오는 퇴근길에 올랐더니 예전에 내가 어렸을 적에 살던 반지하 방의 추억이 떠올라 한동안 감성에 젖었었다. 그리고 브런치 어플을 켜서 그 추억들을 하나씩 꺼내었다. 글을 다 쓰고 마지막 마침표를 찍었을 때 심사가 가능한 수준의 분량이 채워져 있었고, 난 이 글로 브런치에서 심사를 받아 한방에 통과하게 되었다. 지금 읽어보면 민망하지만, 추억의 글이자 나를 있게 한 글이라 차마 삭제하지는 못했다.



브런치 작가라는 타이틀이 생기고 드디어 브런치에 나만의 글을 쓸 수 있다는 사실 스스로 뭔가 특별해진 것 같았다. 글을 쓰고 싶은 욕구가 마구마구 샘솟았다. 하지만 막상 브런치라는 시스템에 글을 쓰려고 보니, 매거진과 브런치북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조금 살펴보니 매거진은 어떠한 주제를 선정하여 그 주제에 맞는 글들을 하나씩 모아가는 시스템이었고, 다른 브런치 작가들과도 협업하여 공동 매거진도 만들 수 있었다. 난 공동 매거진을 해보진 않았지만, 이 또한 재미있을 것 같았다. 우선 나만의 매거진을 먼저 만들어 글을 채우기 시작했다. 추후 매거진에 적당히 글들이 모이면 브런치북이라는 한 권의 책의 형태로 발행할 수 있다. 또는 브런치북을 먼저 만들고 책의 내용을 하나씩 채워나가는 방식이 있지만,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이 방식은 별로 추천하지는 않는다. 게다가 이제는 '연재 브런치북'으로 변경되어 미리 목차를 설정하고 일정 주기마다 책의 내용을 채워 넣는 방식으로 강제성까지 부여되었기 때문에 글 쓰는 흥미를 갖기도 전에 먼저 지쳐버릴 수도 있다. 그러니 처음 브런치 작가가 되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면, 매거진을 만들어 충분히 브런치에 익숙해진 뒤 다음 단계를 밟아나가는 게 좋겠다.



브런치 작가가 되어 글을 쓰다 보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브런치 작가가 아니라, 진짜 작가가 되어보면 어떨까?'


이처럼 브런치에 꾸준히 글을 쓰기만 한다면, 충분히 작가의 꿈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었다. 게다가 이 브런치라는 공간은 이미 꿈을 쓰는 작가들이 가득했다. 이들이 브런치에 발행한 글들을 읽고, 소통하고, 배우며, 내 글에서 부족한 부분을 스스로 채워나갈 수 있었다. 직접 얼굴을 마주한 적도 없지만, 브런치 작가들과 함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동질감 비슷한 것도 느낄 수 있었다. 나중에는 브런치 작가가 모여있는 오픈 채팅방이 있다는 것을 알고, 살짝 들어가 봤더니 채팅을 통해 서로의 글을 활발히 응원하고 있었다. 결국 작가라는 꿈이 있다면 브런치라는 공간은 충분히 머무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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