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밍아웃 : 드디어 작가가 되었다.
브런치로 인생 첫 책 출간하기(프롤로그)
얼마 전 내 인생 첫 책 <꼰대 기질 완벽 제거한 거를 것 없는 직장상식>이 출간되었다. 물론 구독자님들께는 내가 브런치 작가로서 글을 쓰고 책도 출간한 소식까지 알릴 수 있었지만, 현생(?)에서는 직장인 신분이다 보니 내가 브런치라는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조차 막상 주변 누군가에게 잘 알리지 못했다. 나의 어릴 적 친구들에게까지도 말이다. 그럼에도 내 주변 몇 명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데, 그중 한 명은 당연 내 아내다. 아내에겐 브런치에서 활동하며 소소한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그 내용을 공유했었지만, 별 다른 관심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다 실제로 출판사 계약서를 들고 오자 눈빛이 변하는 게 느껴졌다.
다음은 친하게 지내는 회사 동기 한 명과 후배 한 명이 내 행적(?)을 알고 있다. 언젠가 함께 술을 마시다가 취했을 때 나도 모르게 말이 나와버렸다.
"넌 요새 뭐 하냐?"
"나? 글 쓰고 있지. 잃어버린 나를 찾기 위해서..."
이렇게 시작된 대화는 내가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이유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출간 준비 상황들까지도 모두 자발적으로 풀어놓게 되었다. 그래도 회사에서 아직까지 소문이 나지 않은 것은 이들이 고맙게도 입을 꾹 다물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내가 브런치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것을 아는 것은 내 아내와 회사 친구 두 명뿐인 것이다. (나중엔 회사 동기의 아내이자 나의 대학 친구까지도 알게 되었다.)
며칠 전 집 앞으로 수십 권의 책이 큰 박스에 포장되어 배송되어 왔다. 출판사에서 출간 기념으로 작가인 나에게 내가 쓴 책을 보내온 것이다. 주변 지인들에게 내 책을 선물하고 홍보도 하기 위해서 이 책들을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책이 배송 온 날에 때마침 저녁 모임이 예정되어 있었다. 바로 앞서 얘기한 내가 글 쓰는 것을 알고 있는 회사 친구들과의 모임이었다. 이들에게 제일 먼저 두 권의 책을 선물하였다. 이미 이들은 내 책이 언제 나오는지 수시로 관심을 보였기에 책을 선물하는데 부담이 없었다.
"드디어 내 책이 나왔어!"
"오, 축하해! 이제 진짜 작가가 되었네!"
이들과 술을 마시며 내 책에 대한 얘기를 나누고, 또 다른 일을 벌이고 있는 것들을 허심탄회하게 공유하였다. 무언가를 도전하는 일은 외롭고 힘든 싸움이지만, 내 얘기를 적극적으로 들어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엄청난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에게도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이 긍정적인 자극으로 받아들여지길 바란다.
책을 받은 지 며칠 지나고 퇴근한 뒤 집에 도착하니 장모님이 계셨다. 장모님께서 아이를 어린이집에서 하원하여 저녁을 챙겨주고 계셨다. 아내는 야근으로 인해 조금 늦게 집에 도착할 예정이었고, 나는 장모님이 차려주신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다. 장모님이 방 한쪽 구석에 있는 책더미를 보시고는 말씀하셨다.
"저건 뭔 책인데 똑같은 책만 잔뜩 있어?"
"아, 제 책이에요. 책 썼어요."
무심하게 말했지만, 장모님께서 관심을 보이시니 괜히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장모님은 본격적으로 이리저리 들춰보시더니 얘기하셨다.
"돈 내고 쓴 거여?"
"돈을 왜 내요. 돈 받고 쓴 거죠!"
돈을 받고 썼다는 소식에 장모님은 살짝 놀란 눈치셨다. 내가 의기양양하게 덧붙여 말했다.
"몇 권 가져가셔서 다니시는 교회 아는 분들께 선물로 주셔도 돼요."
"그럼 한 세 권만 가져가서 집사님들 나눠줘야겠다. 거 아들들이 얼마 전에 취업했다던데..."
"네, 나눠주시고 모자라면 더 가져가셔요."
김장이 끝난 어머니는 집에 와서 수육도 먹고 김치도 가져가라고 내게 전화하셨다. 주말이 되어 아내와 아이와 장모님까지 총동원하여 40분 거리의 부모님 집으로 갔다. 갓 김장한 김치와 수육, 굴, 어묵탕까지 차려져 있었다. 진수성찬이었다. 막걸리까지 있었지만 차를 가져온 바람에 나는 마시지 못하고 아내와 아버지만 제대로 즐겼다. 이 날에도 난 세 권의 책을 들고 가서, 부모님께 보여 드렸다.
"엄마, 나 책 썼어!"
"진짜네? 일하느라 바빴을 텐데 또 언제 이런 걸 썼대?"
아버지도 옆에서 거드셨다.
"쟤가 우리 집안에서 유일하게 대학 나온 놈이여!"
"아빠, 그런 말은 안 하셔도 돼요..."
살짝 민망했지만, 부모님 모두 자랑스러워하시고 좋아하셨다.
아무것도 아닌 아주 평범한 내가 내 이름으로 된 책을 세상에 내보이게 되었다. 브런치라는 플랫폼이 없었으면, 회사생활에서의 매너리즘이 없었으면, 글을 쓰기로 마음먹지 않았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처음 글을 쓰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브런치를 알게 되고, 꾸준히 글을 모아 온 것, 브런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제안을 받아 내 인생 첫 책이 탄생하게 된 이 모든 과정을 가감 없이 앞으로 발행될 연재 글에 담아보고자 한다.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본인 이름으로 된 책을 쓸 수 있다. 나도 했으니, 당신도 할 수 있다. 내 글을 따라 하나씩 차근차근 시작해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