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똥이애비 Sep 29. 2022

꾸준히 글쓰기, 한 달 간의 기록(feat. 브런치)

"내 글을 읽는 동안은 서로 윈윈 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브런치 작가가 된 9월 1일 이후 오늘까지 난 31개의 글을 썼다. 매일매일 하나씩 쓴 것은 아니었고, 하루에 두 개씩 쓰거나 이틀에 한 개씩 쓴 경우도 있었다. 어쨌든 난 한 달간 꾸준히 글을 써왔다. 그것만으로도 내 인생에선 큰 성과였다. 초등학교 방학 때는 '일기 쓰기' 숙제를 하루 만에 한 달치를 써 내려가는 기적을 발휘하기도 했지만, 선생님의 당연한 지적에 풀이 죽은 적도 있었다. 그렇게 휘갈겼으니 선생님께서는 '벼락치기 일기장'을 모를 수가 없었다. 중학교 때였을까. 하루는 우리나라에서 존경하는 인물과 그 이유에 대해서 A4용지 한 페이지로 글을 써오는 숙제가 있었다. 나는 세종대왕과 이순신 중에 고민했다. 어차피 두 명 말고 다른 인물들은 잘 모르기도 했다. 그래도 왕이신 세종대왕을 선택해서 존경하는 이유를 써내려 갔다. 내용은 뻔했다. 대강 불쌍한 백성들을 깨우치기 위해 한글을 창제하셨다는 것과 집현전과 과학을 부흥시켜 백성의 삶을 돌보려고 노력하였다는 내용이었다. 선생님께서는 숙제를 보시고는 초등학생이나 쓸 만한 글이라며 핀잔을 주셨다. 그 이후로 나는 글 쓰는 것은 나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담을 쌓고 지내게 되었다.


  고등학교를 이과를 선택하고 대학을 공대에 들어가니 글을 쓸 일이 잘 없었다. 가장 길게 쓴 거라고는 대학교 시험 때 문제 풀이를 위해 수학 공식과 숫자들의 조합을 시험지 한 페이지 가득 써내려 갔던 것이었다. 교수님께 열심히 썼으니 정답이 틀리더라도 부분 점수라도 달라는 간절한 바람이었다. 러고 나서 본격적으로 글이란 것을 쓰게 된 건 군대에서 쓴 편지글이었다. 부모님과 여자 친구에게 마치 곧 전쟁이라도 나가는 사람처럼 아주 절절하게 장문의 글을 썼었다. 군대에서의 1년 10개월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듯이 그 편지 속 내용은 내 기억에서 스쳐 지나가버리고 어느새 취업 준비생이 되어 있었다. 그 시절에도 나는 글을 썼다. 꾸준하진 않지만 몰아치기 글쓰기였다. 바로 회사 이력서 항목 중 자기소개서였다. 회사를 지원한 동기, 이루고 싶은 것, 교내 활동 등 다양한 회사에서 다양한 질문들을 쏟아 내었고 나는 양식에 맞게 '제발 저를 뽑아주세요!'라는 목적의 글을 다양한 방식으로 쓰고 있었다. 한 20군데 회사에 지원하다 보니 글쓰기 실력이 쑥쑥 늘었다.  내 글을 보고 감동을 하신 건지, 아님 필요에 의해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감사하게도 몇 군데 회사 중에  지금의 회사를 골라서 입사할 수 있었다. 입사하면 더 이상의 글쓰기는 끝일 줄 알았지만, 보고서를 쓰면서도 글쓰기는 계속되었다. 다행히도 데이터를 해석하고 결론을 내리면 되는 글쓰기였지만, 함축적이고 명확하게 그 뜻을 관련 부서에 전달할 수 있어야 했다. 그래서 문구 하나하나를 분해하여 세심하게 고치고 다듬었었다. 그러면서 글을 다루는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


  지금의 아내와 연애를 하던 시절에 기념일만 되면 아내는 나에게 항상 편지를 바랐었다. 정성스럽게 손으로 쓴 진심이 담긴 편지를 좋아했었다. 아내는 다른 선물은 바라지도 않고 편지 한 장과 꽃 한송이면 족하다고 말했었지만, 편지 속에 목걸이라도 하나 넣어주면 아내의 표정이 한결 밝았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나는 자주 편지를 썼었다. 아내가 내 편지를 받고 울고 웃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나는 마치 100점짜리 시험지를 부모님께 내미는 아이처럼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아내가 한 번은 편지를 받고 나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정말 감정을 담담하고 능숙하게 잘 표현해서 더 감격스러워! 글을 쉽게 잘 쓰는 것 같아!" 편지를 받고 앞으로도 계속 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격려해 준 것이겠지만, 내 보잘것없는 글재주에도 진심이 담긴다면 다른 사람들의 마음도 움직일 수 있겠다는 그런 자신감이 생겼었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생각보다 많은 글을 써왔었고, 많은 고민 끝에 본격적인 글쓰기를 해야겠다는 목표도 생겼다. 그냥 마음 편하게 생각하면, 나는 글을 평생 써야 할 운명인 듯하다. 브런치 작가가 된 지 한 달 동안 31개의 글을 쓰면서 생각보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누가 보면 겨우 한 달 밖에 안된 새내기가 이렇게 거창하게 글을 쓰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계속 글을 쓰기 위한 한 달 간의 기록을 정리하는 개념이라고 보면 좋겠다. 먼저 글을 쓴 지 일주일 정도가 지나니, 어떤 특정 글에서 조회수가 9000이 넘게 터진 적이 있다. 알아보니 다음 포털에 내 글이 걸린 것이었다. 그렇게 쓴 글 중에서 4~5개의 글들은 다음 포털에 내 글이 소개되면서, 조회 수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렇게 사람들의 관심을 받자, 감격에 겨워 무리한 글쓰기를 했다. 조회수가 터지는 글을 보고 비슷하게 남들이 관심 있을 주제를 꺼내었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이지만 단편적으로 겪은 상황만을 억지로 끄집어내어 글을 썼었다. 생각보다 조회수는 굉장히 잘 터져서 5만까지 갔었다. 심지어 다음 주간 인기글에도 올랐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으니, 예리한 악플이 달리기 시작했다. "글을 쓰신 분이 잘 모르고 쓰신 것 같아요.", "주제랑 다르게 내용이 중구난방이에요."와 같은 내용이었다. 역시 사람들은 진심이 담기지 않거나 억지로 꾸며쓴 글은 단박에 알아차리는구나 하며, 나를 스스로 반성하게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달 동안 내가 쓴 글을 꾸준히 읽어주시고 '라이킷'을 눌러주시는 구독자 분들이 계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아직 문장 구성도 허접하고 표현도 어색하지만, 새내기 작가 지망생으로 귀엽게 봐주시는 듯했다. 나에게 꾸준히 글을 쓰게 하는 용기를 북돋아 주었고, 생각난 것을 흘러가듯이 자연스럽게 쓰게 해 주는데 큰 힘을 주었다. 거의 글 쓴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서 구독자가 100명을 돌파했다. 내가 쓴 글로 인해 어떠한 마음의 변화를 얻으셨는지 궁금하기도 했고, 내 글을 어떤 기대로 앞으로 보실 건지도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그저 그냥 지금처럼 머릿속에 떠오른 일상 속 깨달음들을 꾸준히 적어 내려가고 싶다. 괜히 구독자 수, 조회 수에 욕심을 부려서 내 글이 부자연스러워진다거나 어색하고 멀게 느껴진다면, 이 건 나의 진심으로 쓴 글쓰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독자분들을 이를 분명히 알아채실 것이다. 앞으로도 나는 꾸준히 진심을 담은 일상 속 깨달음을 독자들에게 담담히 전달하고자 한다. 그 속에서도 재미와 교훈을 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래야 내 글을 읽는 동안은 서로 윈윈이 될 수 있는 시간이 될 테니까 말이다. 한 달을 꽉꽉 채웠으니, 이젠 6개월을 목표로 달려볼까 한다. 꾸준한 글쓰기를 통해 삶의 변화를 이끌고 싶은 분들은 나와 함께 동참해보기를 바란다. 아무 글이라도 좋으니, 지금 당장 시작해보자!

이전 19화 바쁜 직장 생활 속에서 '꾸준한 독서' 전략 세우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