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카 2일
네째날 다섯 째날 마지막 날 말라카 / 쿠알라룸푸르
그랩을 타고 코타키나 발루 국제 공항으로 다시 가서 쿠알라룸푸르 공항으로 가는데 2시간 30분이 걸렸다.
쿠알라룸푸르 터미널2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한 칸 내려가니 말라카행 버스 매표소가 있었다.(현금 달라고 함)
내려가서 버스표를 끊고 한 시간이 남아 다시 위로 올라가서 허겁지겁 점심을 먹고 말라카행 버스를 탔다.
블로그에서는 몇천원 안 한다고 적혀 있어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제법 비쌌다. 우리가 속았는지 블로그가 잘못됐는지 믿을 게 못 된다고 궁시렁거리며 탔는데 좌석이 제법 넓고 컸다. 우리나라로 치면 우등고속인가 그래서 좀 더 비싼가... 암튼 생각외로 좋아서 2시간의 말라카행이 더없이 편했다.
무심히 창밖을 보는데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왜 이 나라는 자기들 글자가 없지?
주위를 둘러봐도 온통 영어 투성이다. 식민지 시대를 거치며 글을 잃어 버렸나? 길거리에서 본 말레이시아 어린아이를 케빈이라 부르며 쫓아가는 말레이시아 젊은 엄마를 보며 글로벌한 나라라 좋아해야할 지 전통성을 잃어버리는 걸 안타까워 해야할 지 ... 또 뭐가 정통이냐를 따진다는 게 우스운 다민족국가에게 얄팍한 단일민족의 주체성을 자랑이라고 내세우는 내가 더 웃기기도 하고.... 복잡한 머리를 도리질 치며 말라카에 도착했다.
첫날 묵은 카사보니타호텔과 존커 야시장만 갔더라면 나는 다시는 말라카를 방문하지 않았을 거다.
두 번 째 묵은 카사 델리오 호텔과 낮에 가 본 존커 거리, 바분 하우스, 마음을 가다듬다라는 뜻을 가진 컬랜스 카페를 가지 않았더라면.....
내 생애 통틀어 가 본 어떤 호텔보다 나는 카사 델리오 호텔이 마음에 들었다. 그들의 친절하고 세련된 매너, 옥상의 수영장, 조식, 영국풍의 우아한 내부까지 ...
내가 말라카를 다시 방문한다면 아마 카사 델리오 호텔 때문이리라.....
돈에 욕심이 없던 내가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투지를 일깨운 곳이기도 했다.
바분하우스 햄버거 가게는 맛도 좋았지만 가성비때문에 더 마음에 들었다.
정확한 가격은 기억에 나지 않지만 맛과 가격에 꽤 놀랐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