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만드는 미고랭 한 그릇
요즘 라면 종류는 말 그대로 홍수다. 신라면의 얼큰함, 너구리의 깊은 국물 맛, 비빔면의 상큼한 매운맛까지. 편의점 라면 코너 앞에 서면, 무얼 먹을까 한참은 고민하게 된다. 그런데 알고 있는가? 수많은 라면 중 판매율이 가장 높은 라면은 한국 라면이 아니라 인도네시아 라면이라는 사실을.
그 라면의 이름은 미고랭. 이름은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포장지를 보면 “아, 이거 봤어!” 하고 기억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슈퍼나 편의점 한편에 자리 잡고 있는, 그 알록달록한 포장지 말이다. 미고랭은 인도네시아의 볶음밥 '나시고랭'의 라면 버전이라고 보면 된다. 나시고랭의 친척지간인 셈이다. 케첩 마니스(달콤한 간장 소스)를 베이스로 한 소스를 면에 비벼 먹는 볶음면 스타일의 라면이다.
처음 미고랭을 접한 건, 여행 다녀온 친구가 슬쩍 건넨 라면 한 봉지 덕분이었다. 익숙한 빨간 포장이 아닌, 알록달록하고 이국적인 그림이 그려진 포장지를 보고 잠깐 망설였던 기억이 난다. ‘볶음면이네, 그런데 소스를 직접 섞어 만들라고?’ 조금은 생소한 레시피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끓여 봤는데, 한 젓가락 맛본 순간,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짭짤하면서도 은은히 달콤하고, 고소한 풍미가 입 안을 가득 채우며, 이 국물 없는 라면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그게 바로 미고랭이었다.
미고랭의 소스는 ‘케첩 마니스’라는 달콤한 간장 베이스의 양념이다.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달콤한 간장 소스로, 한국의 간장과 비슷하지만, 중요한 차이점은 달콤한 맛이 더 강하고, 진한 농도를 띤다. 캐러멜 향이 나며, 달콤한 맛과 짭짤한 맛이 적절히 균형을 이루고 있어 음식의 풍미를 한층 업그레이드시켜 주어 나시고랭이나 각종 인도네시아 요리에 빠지지 않는 식재료다. 우리나라의 장과 같다 보면 된다. 이 소스를 면에 비비면 짭짤한 감칠맛과 달큼한 풍미가 어우러져, 한국 라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차원의 라면이 완성된다.
포장도 아담하고, 가격은 고작 800원. 손바닥만 한 사이즈에 처음엔 당황할 수 있지만, 막상 다 먹고 나면 은근히 배가 부르다. 기호에 따라 계란 프라이나 채소를 추가하면 금상첨화다. 자신만의 토핑을 얹어 미고랭을 커스터마이징 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볶음면 특유의 고소하고 짭짤한 맛이 입 안을 감싸고, 고수와 라임이 더해지면 그 풍미가 더욱 풍성해진다. 간단한 재료와 조리법으로도 이국적인 미고랭의 매력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새로운 라면의 세계를 체험하고 싶은 사람에게, 직접 만들어볼 수 있는 미고랭 레시피를 추천한다.
오늘 저녁, 미고랭 한 그릇으로 이국적인 맛의 여행을 떠나보자. 한 그릇 안에 담긴 인도네시아의 풍미를 맛보며, 집에서도 세상 어디든 떠날 수 있는 즐거움을 느껴보자. 간단한 재료와 조리법으로도 진한 맛의 세계를 만끽할 수 있는 미고랭. 직접 손수 만들어 그 맛을 경험하는 그 자체가 바로 미식 여행이다.
에그누들 2개
마늘 2알
대파 1/8개
양배추 50g
새우 3마리
양파 1/6개
당근 20g
청경채 1개
계란 1개
고수 약간
토마토 1/4개
라임 1/6개
케첩 마니스 2T (없다면 케첩과 굴소스 양을 더 늘려주세요!)
땅콩버터 2t
굴소스 1T
간장 1T
토마토케첩 2t
1. 에그누들을 3~4분간 삶아 찬물에 헹궈 준비한다.
2. 마늘은 얇게 편 썰고, 대파는 송송 썰어둔다.
3. 양배추, 당근, 양파는 채 썰고, 청경채는 큼지막하게 자른다.
4. 분량의 소스는 모두 섞어 준비한다.
5. 팬에 식용유를 두른 후, 대파와 마늘을 볶고, 양파, 당근, 양배추, 새우 순으로 볶는다.
6. 에그누들과 준비한 소스를 넣고 볶은 후, 청경채를 넣고 한 번 더 볶는다.
7. 기호에 맞게 계란 프라이를 구워준다.
8. 마지막으로 토마토, 라임, 고수를 곁들여 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