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나는

나를 소개합니다

나는, 전인화

by 에이포

나를 소개합니다.


자기소개라는 것은 쉬우면서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름과 나이, 출신 등 간단한 자기소개는 가벼운 인사에 그치는 것이지만, 처음 보는 사람에게 나의 내면을 한 바닥이나 써서 보여주는 것은 드물고 어색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용기 내어 적어봅니다.

첫 만남에 되도록이면 나를 있어 보이는 키워드로 소개하고 싶지만, 솔직하게 내 자신을 표현하려고 하면 긍정적인 단어가 쉽게 떠오르지는 않습니다. 우선, 나는 ‘겁이 많은 사람’입니다. 사람에 대해서든, 상황에 대해서든 나는 겁이 많아 방어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나의 것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는 걸 어려워하는 이유도 겁이 많기 때문이고요. 이러한 성격 탓에 글쓰는 것을 좋아함에도 블로그에는 친한 친구만 볼 수 있도록 게시합니다. 생각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지 않으니 나만의 세계에 갇히게 되어 발전이 없다는 느낌을 자주 받습니다.

현재의 나를 설명하는 또 다른 키워드는 ‘혼돈’입니다. 주변 사람들은 나를 똑 부러지고 나만의 잣대가 명확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듯합니다. 과거의 나라면 맞다고 대답할 것 같습니다. 과거의 나는 내가 아는 것이 전부라고 여기는, 오만한 아이였기 때문이에요. 처음 접해본 장르의 영화를 한 편만 보고 그 장르에 대한 호오를 단정지어버리는 것부터, 부모님의 정치 성향을 그대로 모방하면서 세상을 다 아는 체 했던 것까지. 과거의 나는 나의 것이 확실하고 완전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대학에 와서 세상의 다양성을 조금씩 맛보게 되었고, 내 것이라고 확신했던 것들이 점차 흐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문제들에 대해 ‘그럴 수도 있지~’라는 소극적인 태도를 취하게 되었고요. 상대주의라는 이름 아래에 숨어 문제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면서 숨는, 비겁한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지금은 이러한 상태이지만, 나는 그래도 나만의 것이 확실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전의 모습처럼 눈과 귀를 막고 고집을 부리겠다는 것은 당연히 아닙니다. 편하게 중립을 외치는 사람이 아니라 지향하고 지양하는 기준을 갖고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나는 똑똑해지기를 원합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사람들이 왜 그런 생각을 하는지를 이해하고, 내 소신을 추구하며 살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상에 대한 공부와 진정한 내 모습을 마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도 모르게 외면하고 싶었던 나를 마주하여 자기 모순을 해소하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스스로의 확증 편향에 빠지는 걸 막고 싶습니다.

나는 이러한 기대 아래에서 A4에 지원했습니다. 나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고 동경하면서도 무서워합니다. 글에는 나의 시각이 담기고 독자는 이를 금방 알아채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에게 내 글을 공유하기를 꺼려왔습니다. 그러나 나 자신에게 당당해지고 여러 사람들의 경험과 의견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시선을 배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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