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라면 호그와트를 오갈 때 타는 열차에 로망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을 것.
호주 멜버른에서는 호그와트 학생이 된 것처럼 100년 된 증기기관차를 타고 숲속을 달릴 수 있다.
지난 12월, 청명한 호주의 초여름을 잔뜩 만끽하고 온 에디터 J. 이번엔 멜버른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멜버른 퍼핑빌리 투어 리얼 후기로 찾아왔다.
퍼핑 빌리(Puffing Billy) 투어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닌 단데농 지역의 증기기관차를 타고 숲속을 달리는 투어다.
애니메이션 '토마스와 친구들' 작가도 영감을 받았을 정도로 멋진 디자인을 자랑하는 증기 기관차를 타고 울창한 숲속을 통과하는데, 여기서 포인트는 좌석에 앉는 일반 열차와 달리 열차 밖으로 걸터앉아 다리를 내밀고 자연을 마주하며 열차를 탈 수 있다.
열차에 걸터앉아 바람을 맞으며 바뀌는 풍경을 바라보다 보면 이 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해방감이 든다.
호주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꼽을 만큼 행복했던 순간이니 꼭 경험해 보길 바란다.
퍼핑 빌리 반나절 투어는 멜버른 옛 감옥 건물 앞에서 11시 50분 시작된다.(12월 기준)
주소 : 377 Russell St, Melbourne VIC 3000 Australia
투어 인원에 따라 차량이 배정되는데, 당시 인원이 총 6명이라 밴을 타고 쾌적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퍼핑 빌리 투어의 첫 번째 코스는 바로 사사프라스 마을이다.
티 룸, 소품 샵, 잡화점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은 산속 작은 마을로, 식사를 포함해 1시간 정도 머무른다.
사사프라스 마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멜버른 현지인도 찾아서 오는 미스 마플 티룸. 할머니의 집에 놀러 온 듯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로 가득하다.
웨이팅을 싫어하는 호주 사람들도 오픈런을 할 정도로 브런치와 커피가 맛있는 찻집이다.
미스 마플 티룸에서 꼭 먹어야 하는 메뉴는 플레인 스콘인데, 우리나라의 고소하고 딱딱한 스콘과 달리 푹신하고 부드러운 파운드케이크 재질의 스콘에 가게에서 직접 만든 클로티드 크림과 라즈베리 잼을 가득 올려 먹으면 부드럽고 조화로운 맛이 일품이다.
거기에 부드러운 핫초코까지 곁들이면 완벽한 점심 식사일 것. 이 외에도 사사프라스 마을에는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굉장히 많다.
동화 속에 나올 것 같은 귀여운 잔을 파는 소품샵부터 아이들이 좋아할 인형이 가득 있는 잡화점까지, 투어가 아니었다면 몇 시간이고 머물고 싶을 것이다.
다음 코스는 KKday에서 예약했기 때문에 갈 수 있었던 시크릿 존으로, 캥거루의 나라 호주에서 야생 캥거루를 가까운 곳에서 직접 볼 수 있는 곳이다.
'야생' 캥거루인 만큼 거주 지역이라 할지라도 못 보면 어떡하지 걱정했는데, 시크릿 존에 들어가자마자 캥거루 가족이 뛰어놀고 있는 모습에 감탄을 멈출 수 없었다.
캥거루들을 보며 1시간 동안 재밌는 시간을 보낸 뒤, 드디어 투어의 마지막 코스인 퍼핑 빌리 증기기관차를 타러 기차역으로 갔다.
지금은 관광 상품으로 개발되어 총 4개 역이 운행되고 있다. 투어에서는 총 1시간 동안 2개 역을 타볼 수 있다.
퍼핑 빌리 증기기관차를 200% 즐기기 위한 2가지 방법이 있는데, 첫 번째는 기차 창틀에 걸터 앉기다,
증기기관차 내부에는 양옆 창가를 보며 앉을 수 있는 좌석과 성인도 충분히 걸터 앉을 수 있는 기차 창틀이 있다.
좌석에 편히 앉아서 풍경을 봐도 좋지만, 시원한 바람을 직접 맞으며 보다 생생하게 자연을 즐기고 싶다면 기차 창틀에 걸터 앉아보자.
코앞에서 자연을 맞이하며 더욱 실감 나게 호주를 즐길 수 있을 것.
두 번째는 증기기관차를 타면서 만나는 지역 주민에게 반갑게 인사하기다.
퍼핑 빌리 증기기관차는 지역 주민들의 봉사활동으로 운영되고 있어 주민 모두가 애정을 갖고 있다. 그래서 증기기관차가 지나가면 반갑게 인사해 주는 문화가 있으니 당당하게 손을 흔들어 보자.
사진도 찍고, 풍경도 보고, 인사도 하다 보면 1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가는데, 4개 역 모두를 타보고 싶다고 느낄 정도로 풍경이 굉장히 아름답다.
특히 퍼핑 빌리의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나무다리를 지나갈 땐 감탄을 멈출 수가 없다.
참고로 다리는 왼쪽 창가에서 볼 수 있으니 왼쪽에 자리를 잡는 게 좋다.
사사프라스 마을, 야생 캥거루 구경, 퍼핑 빌리 증기기관차 투어까지 알차게 즐긴 뒤, 집합지였던 멜버른 옛 감옥 건물 앞에서 투어는 끝난다.
여행 중에는 바쁘다 보니 일정을 알차게 짜는 게 중요한데, 딱 5시간 동안 불필요한 일정 없이 재밌는 코스로 구성돼 있어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호그와트 실사판, 100년 된 증기기관차를 타볼 수 있는 퍼핑 빌리 반나절 투어는 KKday에서 예약할 수 있다.
호주 여행의 로망을 실현하는 순간이었던 호주 멜버른 퍼핑 빌리 투어. 아직까지도 그날의 분위기, 습도, 온도가
모두 생생히 기억난다.
그곳에 방문하는 모든 이가 멋진 추억 남기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