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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슷 Jun 24. 2024

[쓰밤발오88] 이틀 간의 부재

처음으로 이틀 동안 발행을 못했다. 금요일에 친구들을 만나서 우리가 늘 가던 음식점에 갔다. 언제 마지막으로 만났는지 다들 기억은 못했지만 어쨌든 정말 오랜만인 건 확실했다. 심지어 그 음식점은 우리끼리 만날 때만 가기로 한 곳이라 그곳도 오랜만이었다. 내가 얼마나 가고 싶었는지.


반갑고 즐거운 마음에 내가 나에 대해서 홀라당 까먹었다. 술을 많이 마시면 안 되는 사람인 걸. 술을 많이 마셔도 되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냐만 유난히 술병이 크게 오는 사람이 있지 않나. 그게 바로 나다. 어지럼증, 구토는 물론이고 위경련이 나고 위장염이 최소 일주일은 간다. 지금도 어지러운 머리를 붙잡고 여러 번 얻어맞고 멍든 것 같은 위를 달래면서 이 글을 쓰고 있다. 


진짜 내가 20대 초반에 평생 쓸 간을 다 썼나? 유난히 취약한 몸이 됐다. 술 마시고 술병이 오래가기 시작한 건 2015년 여름이었다. 아르바이트 송별회였고, 싱가포르-말레이시아 8일 여행 후 이틀 한국에 있다가 바로 시작하는 40일 북미 여행을 이틀 앞뒀던 날. 그때 과일소주가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하필 송별회를 했던 장소에 과일소주가 종류별로 있었고, 나는 종류별로 다 맛을 봤다. 그날 새벽 화장실 바닥에서 잠들어서 엄마한테 혼났던 기억도 난다. 그 뒤부터는 많이 마신 날은 물론이고 (그 뒤로 어제 포함 2번 있었다.), 별로 안 마신 날에도 운이 안 좋으면 술병이 났다. 그래서 늘 술을 마실 땐 조심하고 또 조심했는데 어제 그 끈을 놔버렸다. 


난 몰랐지. 해독능력을 아껴 써야 하는 건 줄. 온몸이 독소로 가득 차있는 것 같아서 괴롭다. 내일 한의원을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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