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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은 선물 Dec 25. 2022

마음을 울리는 편지

선생님, 사랑해요. 감사해요.

연말이 되어 아이들이 나에게 편지를 주면

읽다가 순간 감동이 밀려와 눈물이 나곤 한다.

남편에게서도 자식에게서도 못 받는 이런 사랑을

선생님이 아니라면 어디에서 받을 수 있을까?

    

선생님이 되길 잘했다.

천진하고 순수한 아이들에게 배울 수 있어서,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해서 매일 정진할 수 있어서,

아이들로부터 매일 따뜻한 말과 이런 귀한 편지를 받을 수 있어서,

난 선생님이 되길 참 잘했다.          


선생님께
 선생님, 저 람이에요.
4학년 2학기를 함께 못 마치고 가서 죄송해요. 4학년 2022년 동안 선생님 덕분에 매우 행복했어요. 지금까지 4분의 선생님들을 만났지만, 선생님이 최고셨어요. 선생님 같은 분은 전에도 못 봤고 앞으로도 못 볼 거예요. 최고의 ***선생님. 처음 만난 날에는 잘 몰랐어요. 그런데 하루하루가 지나면서 선생님은 더욱 높아지시고 똑똑해지셨어요. 그 덕분에 저도 2022년 동안 많이 변했어요.
 3월에 덕목 배우기 시작으로 4월 봄꽃 수업, 5월 스승의 날, 6월 멋진 수업, 7월 여름방학, 8월 개학, 9월 생존 수영, 10월 또다시 멋진 수업, 11월 선생님과의 시집, 12월 작별인사까지……. 10달간 선생님과 수업, 4-1반 수업 모든 것이 즐거웠어요.
 4학년에서 제일 잘된 일이 선생님 반이 된 거예요. 5월 스승의 날 때 더욱 잘해드렸어야 했는데……. 지금까지는 선생님 덕분에 학교에 왔어요. 선생님과의 최고학년 최고 중 최고의 추억 남겨주셔서 감사해요. 선생님 덕분에 즐거웠고 행복하고 배움이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2022. 12. 19
                                                                                                                        람이 올림
-며칠 전 람(가명)이가 미국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주고 간 편지-     
-어쩜 람이는 '5학년이 되면 담임선생님께 지금까지 만난 선생님의 중 최고였어요.'라는 편지를 쓸 거라는 걸 알면서도 지금은 마냥 행복하다.
 선생님! 벌써 제가 선생님과 같이 지낸 지 4개월 반 정도가 되었어요. 내년에 여행을 떠나셔서 못 보는 것이 너무 아쉽고 안타까워요. 제가 한국 첫 초등학교 선생님이 ***선생님인 것이 너무 영광이에요. 선생님은 배움 공책과 노트 정리를 재밌게 만들어 주셨어요. 좋은 책도 소개해 주시고 좋은 조언을 받은 것 같아요. 기범(가명)이가 선생님과 2학년 때도 보낸 것이 너무 부러워요. 남은 날들도 기대할게요. 메리 크리스마스~     
                                                                   2022년 12월 23일
                                                                                        -정(가명)이의 크리스마스카드-   
-두바이에서 전학 온 첫날, 쑥스러워서  교실도 못 들어왔던 정이는 4일 동안 학교에 안 오다가 오더니 하룻만에 어찌나 적응을 잘하던지.
 "너 우리나라 우리가 모르는 동네 두바이마을에서 온 건 아니지?"
 "맞아요. 선생님, 정이는 두바이마을에서 온 것 같아요. 왜 이리 국어를 잘해요?"
나와 우리 반 아이들은 하나 되어 정이를 놀렸었다.


난 사실 편지 내용처럼 엄청 훌륭한 선생님이 결코 아니다.

나를 이렇게 바라봐준 아이의 마음이 깊고 넓고 따뜻했을 뿐.

하지만 이런 마음을 울리는 아이들의 편지를 받고 나면 결심을 하게 된다.

   

    ‘좀 더 따뜻하고 정성을 다하는 선생님이 되자.

성탄절인 오늘 마음을 전하는 아이들의 편지를 올리면서

제 글을 읽어 주신 독자님들께 메리 크리스마스 인사를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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