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말로 덕통사고라고 한다지. 친구가 자주 보내주던 그들의 영상에 큰 흥미 없던 나였다. 그냥 '아 우리나라에서도 빌보드 올라가는 곡이 있구나. 대단한 애들이네.' 그러다 신곡 뮤비를 몇 번 봤다. 보다 보니 어느새 매일 틀어봐야 했고 그렇게 나는 방며들었다.
누가 누군지 알면 당신은 진정한 아미(?)
10대의 나는 어중간한 빠순이였다. 용돈으로 가능한 음반이나 잡지등을 모으는 정도의 팬질은했으나 팬클럽 가입도 콘서트도 방송국 찾아가는 일도 없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열정이 사그라들고 그모든 것들을 다 처분하는 걸로 덕질을 끝냈다. 20대 이후부터는 아이돌에 크게 관심 없었고 30대에는 음악 방송조차 틀지 않았다. 아이돌 누가 있는지도 모르겠고 얼굴은 다 똑같아 보이고 노래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그러던 마흔의 어느 날 나는 덕통사고를 당한다. 그들의 노래 버터가 내 마음속에 녹아들어 나는 아미가 되었다. 내 나이가 마흔 인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지금 이 행복한 기분을 모두에게 알리고 싶어 인스타는 방탄 사진으로 도배했고 그동안 못 본 8년간의 활동을 찾아보고 예능을 보며 깔깔 웃었다. 무료한 일상에 활력소가 생겼다. 코로나 때문에 콘서트는 차마 티켓팅조차 해보지 못했지만몰래 기차 타고 전시회도 가서 하이브를 구경하고 굿즈도 사 오고 혼자만의 덕질을 시작했다. 그들이 10주 연속 빌보드 1위를 하고 AMA(난생처음 봤다)에서 상을 휩쓸 때 함께 기뻐했다. 똑같은 일상에 무료해지던 때 나는 또 다른 즐거움을 찾은 것이다.
나이 마흔에 남자 아이돌이라니라고 비웃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아미인 게 뿌듯하다. 나의 가수가 좋은 노래 멋진 퍼포먼스로 세계를 휩쓸고 있는데 뭐가 부끄러우랴. 여기저기 나는 아미라고 알리고 다닌다. 그러면 오히려 방탄관련된 뉴스나 선물이 들어오곤 한다. 스트레스받거나 화가 나는 일이 생기면 그들의 노래와 영상만큼 내 화를 가라앉혀주는 만병통치약이 따로 없다. 덕질을 권장한다. 아직 무언가에 빠져보지 않으신 분이 계시다면 꼭 찾길 바란다. 그게 사람이든 물건이든 상관없다. 잃을 것은 쓰는 것에 따른 지출뿐, 얻는 것은 더 많으리라.
이렇게 덕질 글을 쓰는 건 아미 동료를 만나고 싶어서이다. 같이 글로 댓글로 주접떨어주실 분들을 찾습니다. 혼자 너무 외롭네요. 뭐든 좋아요. 같이 정국이 이번 앨범 폼 미친 거 아니냐고 무대 찢었다고 외쳐주실 분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