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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답잖은 대화 - 소설

나 왜 이러고 있는 걸까? 이 모든 게, 갑자기 혼란스러워. 물론 초롱이 녀석이 왜 이러는지 짐작은 가지만, 빨리 끝났으면 하는 마음이 커…….


‘나 참 못났다…….’


마치 사형선고가 온다는 걸 아는데도, 그것이 그냥 빨리 끝나버리기를 바라는 것 같아. 이미 제정신이 아니야……. 형장의 단두대를 보기 전에, 이미 그 칼날의 크기를 알고 있는 거야. 이건 엄연히 각오하고 받아들인 것과는 또 다른……. 그저 마음이 정신없이 급한…….


“푸른인 뭘 해왔어?”

“응?”

뭐지?


“난 푸른 들판이 펼쳐진 곳을 뛰어놀았어. 그곳 모두가 내 친구가 되게 말이야. 난 잠자리도 야옹이도 정자나무도 황금 들판도 만나면서 살았지. 그리고 그들이 태어나고 살다가, 늙어 죽는 걸 보아왔어. 그리고 모두가 그러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야.”

“…….”

“푸른인 그동안 뭘 했어?”


‘기억하기 싫은 것을 기억해야 해. 언제나…….’


“난 어디든 걸었어. 그게 어디든, 난 갈 수 있었어. 초록 들판도 마찬가지야.”


‘넌 화를 낼 준비를 하는 걸까? 아니면 그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걸까?’


“그게 다야?”

“응? 응….”

“더 없다고?”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난 아직 모르겠어. 사실, 오늘 널 만난 순간부터, 계속 그래. 하지만, 어렴풋이 네가 날 필요로 하는 만큼 대화하는 게, 좋을 거 같았지. 말이 이상해졌지만, 오늘은 너랑 그렇게 대화를 했어. 그뿐이야.”

…….


“좋아. 마지막으로,”

“또 뭐가 있는 거야?”

언제 끝내주는 건데…….

“우리 심호흡하자!”

“그럴 기분…!”

넌 또 순식간에 내 손을 부여잡고선, 이미 눈부터 감고 있어.

“같이 하는 거야~. 쓰읍~~!”

넌 마치 그렇게 하면 더 잘할 수 있다는 듯, 들숨과 함께 내 손을 조금 들어 올리곤,

“안 따라 하면 영영 안 끝낸다.”

씁!

“푸우~~~~”

푸우~~~~

“좀 안심이 돼?”

글쎄? 음…….

“응…….”

……. 분명 얼굴 붉어졌을 거야.

“다행이네! 봤지? 이게 봄을 기다리는 방법이야.”


!!!!

“큽! 쿡쿡.”

?

“온종일 이게 무슨 대화인가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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