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좌구산.
지난해 가을에 강릉의 한옥에서 묵은 후 공간이 주는 어떤 힘을 느끼고 또 한옥을 가보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겨울 휴가를 이용하여 주중에 한옥을 예약하였다. 좌구산에 율리휴양촌에 한옥이 있어서 동생 가족들과 가보기로 한다. 가는 김에 검색을 해보니 천문대도 있다 한다. 미리 예약도 한다.
짐을 풀고 눈썰매장으로 갔다. 아뿔싸! 미리 예약을 하고 와야 한단다. 게다가 강추위에 오전에는 운행을 중단했단다. 너무 추워서 얼음이 빙판이 되어 버려 위험하단다. 일단 대기를 한다. 그런데, 이전에 타던 어린아이들이 하나둘 티켓을 취소한다. 그리하여 우리에게 기회가 왔다. 그런데 우리 초등 2학년 이하의 어린이 3명은 한 번씩 타더니 울면서 안 탄단다. 거리가 긴 눈썰매를 타고 빙판을 내려오는데, 하강속도가 만만치 않았던 것이다. 한 명의 어린이는 트라우마가 생겼다며 다음부터 눈썰매를 안 타겠다고 한다. 하하. 4학년 어린이 한 명만 신이 나서 눈썰매를 타기로 하고 나머지 세 명의 어린이를 데리고 VR체험관으로 데리고 갔다. 휴양림 안에 VR체험관이 있다는 것이 신기하였다. 친절하신 선생님의 지도 하에 아이들은 신나게 놀았다. 선생님께서 체험해 보라며 나에게 VR 안경을 씌워줬는데, 롤러코스터를 타고 내려가는 장면에서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VR이 나의 뇌를 속이다니. 정말 쿵 떨어지는 느낌에 무척이나 어지러웠다. 이걸 아이들은 어떻게 재밌다고 버티는 건지? 신기하다.
숙소에 돌아와 싸 온 음식을 간단히 먹는다. 먹부림은 하지 않는다. 아이들을 데리고 한겨울에 바비큐는 할 수 없다. 엄마들도 살자.
저녁 9시에 좌구산천문대에 예약을 해서 차를 끌고 정상에 올랐다. 1시간 30분의 프로그램이었다. 1시간 정도 관람과 설명을 듣고 30분 정도는 천문대 건물 야외로 올라갔다. 관측망원경으로 하늘을 바라본다. 실내에서 설명해 주신 별자리를 맨눈으로 관찰할 시간이다. 선생님이 갖고 계신 특이한? 레이저빔은 하늘 끝까지 닿는 건지, 신기하게도 별자리의 위치를 막대로 짚는 듯 신기한 레이저포인터로 지시해 주신다. 별자리, 목성, 화성. 아! 저렇게 반짝이는 별이 목성이었구나. 그리고 큰 천체망원경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그보다 작은 망원경으로 별을 직접 들여다본다. 아이와 함께 설명을 듣고 알아간다는 그 기쁨, 흥분. 낯설지만 색다른 경험이 꽤 이색적으로 다가왔다. 나와 아이는 흥분하여 신기하다 재미있다를 연발하였다.
좌구산은 즐길거리가 많았다.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는 무언가가 많았다. 우리가 갔을 때 눈이 많아서 취소되었었지만 꽤 긴 거리의 집라인도 있었다. 결국 한옥을 즐기러 갔는데 큰 아이는 여러 경험을 하게 되었고 어린아이들은 잔디밭에서 뛰어놀았다.
휴양림은 언제, 어디로 가든지 힐링이다.
날씨도 좋아졌으니 더욱더 산으로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