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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엄마 Jun 08. 2024

그녀의 품 속에서 나온 건

엄마 사무실로 찾아온 딸의 선물


지난겨울, 딸이 묻는다. 

"엄마, 엄마는 겨울철 최고의 간식이 뭐라고 생각해?"

"겨울철 최고의 간식? 엄마는 먹는 건 다 좋은데, 한번 생각해 볼게. 군밤, 군고구마, 붕어빵, 따뜻한 카페라테, 계속 이야기할까? 엄마는 특별히 가리는 음식이 없으니까 생각만 해도 다 좋아." 

갑자기 간식 이야기는 왜 꺼낸 건지 궁금했지만, 먹는 것에 진심인 딸이기에 그냥 궁금했구나 하고 넘겼다. 


내가 다니는 직장은 집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위치에 있다. 많이 춥던 지난겨울 어느 날, 얼마나 추웠는지 딸아이의 얼굴이 빨개져서는 사무실에 빼꼼 얼굴을 내밀었다. 반갑기도 하고, 이렇게 추운데 엄마 보고 싶어서 왔구나 싶어 안쓰럽기도 했다. 


패딩 안에서 무언가를 꺼내는 딸의 손을 바란 본다. 지퍼를 열고 하얀 봉투를 꺼내는 딸, 봉투 안에는 붕어빵 4마리가 들어있다. 천 원에 2개 하는 붕어빵을 이천 원어치나 사서 사무실에 것이다. 


"엄마 따뜻할 때 어서 먹어. 식을까 봐 내가 이렇게 가슴에 안고 왔어. 나 잘했지? 아직 따뜻하지?"

"너무 고마워. 옆에 팀장님도 네가 하나 드리고, 너도 어서 먹어." 

"엄마가 4개 다 먹어."

"아니야. 나눠 먹어야 더 맛있지. 네가 팀장님 드리면 더 좋아할 거야."

"엄마, 그러면 엄마가 꼭 2개 먹어야 해. 알았지?" 


아이들의 질문에도 다 이유가 있다는 걸, 오늘도 아이에게 배운다.


'엄마 닮은 이쁜 엄마 딸, 깜짝 이벤트로 엄마 사무실에 찾아와 줘서 너무 고마워. 추운데 오느라 애썼어. 엄마가 더 많이 사랑해서 얼은 네 몸 따뜻하게 녹여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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