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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vecO Nov 03. 2022

내 머릿속은 바쁘다

 팀 주간회의 시간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내일 업무 중 잠시 면접을 보고 올 치밀한 계획을 짜느라 정신이 없다.




 오늘은 출근시간을 변경하지 않았다. 9시까지 출근해야 하므로 여유로운 아침이었다. 사실 여유롭지 않았다. 머릿속에는 온통 면접 생각뿐이었다.

 어젯밤 헤드헌터와 통화 후 급하게 금주 내로 면접 일정을 잡아야 했다. 하지만 나는 입사 2개월 차, 휴가도 없고 시간을 낼 수 있는 명분도 없다.

 우선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PC를 켠다. 최대한 프라이빗한 회의실을 찾아본다. 없다. 내가 원하는 시간은 없었다.

 헤드헌터에게 연락이 온다.

 팀 주간회의를 위해 회의실로 이동한다.

 회의실을 물색한다.

머릿속이 아주 복잡하다. 머릿속이 복잡할수록 나의 말수가 줄어든다.


 회의가 어떻게 끝났는지 모르겠다. 헤드헌터의 재촉에 하나남은 개방감이 가득한 회의실을 예약해본다. 나도 모르겠다. 될 대로 돼라!


 정신없이 나에게 주어진 퀘스트를 수행하고 나니 점심시간이다. 머리가 아파온다. 어지럽다. 점심을 먹을 정신이 아니다. 팀원들을 보내고 불 꺼진 조용한 사무실을 지켜본다. 내가 근무하는 층 전체가 비었다.



 이 큰 공간에 하루하루 날파리 목숨으로 살아가는 계약직은 나 하나뿐이다.



또 생각이 많아진다.



 오후에도 머릿속은 복잡하다. 내일 바로 면접이라니.. 몰래몰래 해당 회사에 대해 검색해본다. 이것저것 찾아본다.


 오늘은 한 시간 일찍 끝나는 날이다.


 정신없는 하루, 내일 출근시간을 바꾸는 것을 까먹었다는 것을 퇴근길에 깨달았다.

'에라 모르겠다~' 라며 체념 해본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다짐한다.


내일 면접은 경험 삼아 보고 그 기업에는 가지 않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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