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의 버팀목들
<로키산맥과 피곤한 인디언>, 1965년 작. / 호크니의 그림들에 실린 그림.
두 사람은 산을 넘고 있었다. 겉으로는 분명 두 사람이었는데 어딘지 모르게 바깥쪽에 선 사람의 몸과 안쪽에 선 사람의 몸은 합체한 듯한 형태를 하고 있었다. 바깥쪽에 선 사람의 얼굴은 온통 붉게 빛나고 있었고 그 붉은빛이 전신을 타고 아래로 흐르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그에게는 하늘을 닮은 색과 짙은 강물의 색도 함께 존재했다. 그들 바로 뒤에는 짙은 파란색 의자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한참 길을 가고 있을 때, 그들이 발견한 것은 마치 그 공간을 누군가 베어간 듯한 구멍이었다. 아래로 깊게 파인 그 구멍은 분명 산의 일부이면서 일부가 아닌 것 같았다. 게다가 그 공간의 앞에는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를 독수리가 떡하니 버티고 앉아 있었다. 독수리의 부리는 두껍고 매섭게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두 사람은 어찌 길을 지나가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흘러가는 구름을 보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던 그들이 드디어 움직이기 시작했다. 바깥쪽에 선 사람이 몸을 앞으로 수그리면서 마치 그 비어서 구멍 난 부분을 채우려는 듯이 앞으로 몸을 쭉 뻗었고, 다리는 뒤에 놓인 의자에 올렸다. 그러자 순식간에 물이 흐르듯 지나갈 수 있는 다리가 생겨났다. 그때를 이용해 안쪽에 선 사람은 구멍 속으로 빠지지 않을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붉은색으로 빛난 그 사람이 물처럼 흐르는 다리가 되자, 독수리의 깃털 사이로 은은한 파란빛이 스며들며 바위처럼 굳어 있던 몸이 서서히 떨리기 시작했다.
그때를 놓치지 않은 두 사람은 잽싸게 독수리 등에 올라타고 높고 높은 산을 벗어날 수 있었다. 지금도 두 사람은 그날 있었던 일을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했지만, 확실하게 아는 것은 살아있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