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포레스트 - 도시를 떠나 마음을 쉬다.

매주 한 편 나만의 시네마로그

by 황성민


임순례 감독의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화려하거나 극적인 서사 대신에 조용히 스며드는 위로와 사색의 시간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이 영화의 원작은 사실 일본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동명 만화이나 한국적 정서로 재해석되었으며 특히 청년 세대의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를 섬세하게 담아냈다. 또한 이 영화는 20대 도시청년들에게 깊은 공감을 이끌어낸다.


출처: 리틀포레스트(2018)




영화는 주인공 혜원(김태리 배우)이 도시에서의 삶에 지쳐 고향으로 돌아오며 시작된다.


자극적이고 험난한 도시 생활은 그녀에게 맞지 않았다. 임용고시 준비, 알바, 인간관계 속에서 느낀 공허함과 무력감은 관객들에게 낯설지 않게 느껴 결국 그녀는 "잠시 쉬자"는 마음으로 어렸을 때 거주하던 시골집으로 향한다.


이 설정은 단순한 도피가 아닌 스스로의 삶을 성찰하고 재정비하기 위한 또다른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먹는 행위’이다.


계절마다 달라지는 식재료로 직접 만들어내는 맛깔난 음식들은 단순한 먹거리를 넘어선다. 진달래 전을 부치고, 각좉 야채를 손질하고, 매실청을 담그는 과정은 혜원이 자연과 교감하며 치유받는 시간이며 동시에 관객에게도 마음의 안정을 준다.


그러므로 이 영화는 음식이 가진 감정적, 문화적 의미를 담백하게 풀어내며 먹는 행위가 곧 살아가는 행위임을 상기시킨다.




또한 이 영화는 말보다 ‘침묵’이 주는 울림이 크다.


혜원의 내면 독백, 그리고 그녀와 친구 재하(류준열), 은숙(진기주)과의 진솔한 대화는 인물의 감정을 과장 없이 드러낸다. 특히나 각자의 방식으로 인생과 삶에 질문을 던지는 청춘들의 모습은 빠른 시대 속에서 잠시 멈춰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게 한다.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성공’과 ‘자립’이라는 주제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도시에서의 실패가 과연 진짜 우리의 실패일까? 시골에서의 단순하고 조용한 삶은 도망이 아니라 선택일 수 있다.




혜원(김태리 배우)의 어머니가 남긴 말처럼, “사는 건 그냥 먹고 자고 일하고 웃고 울고 그러는 거야”라는 메시지는 과도한 경쟁과 비교 속에서 지친 이들에게 큰 위로로 다가온다.


또한 시각적으로도 이 영화는 뛰어난 미장센을 보여준다. 영화에서는 사계절의 변화, 햇살이 비치는 주방, 눈 덮인 논밭 등은 전원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담아내었다. 이 자연의 풍경은 단순한 배경이 아닌 인물의 감정을 대변하고 시간의 흐름을 보여주는 매개체로 기능한다. 음악 또한 절제되어 있지만 따뜻하고 잔잔하게 흐르며 전체적인 분위기와 조화를 이룬다.




리틀 포레스트는 거창한 내용 없이도 사람의 마음을 차분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 영화는 단순한 힐링용이 아니다. ‘진짜 나의 삶’은 무엇인가? ‘나는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조용히 던진다. 그리고 관객에게도 자기만의 ‘리틀 포레스트’를 찾아가 보라고 말하는 듯했다.


요란한 감동 대신 청춘에게 조용한 공감과 잔잔한 위로를 건네는 리틀 포레스트는 빠르게 달려가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소중한 쉼표 같은 작품이다. 잠시 멈춰 자신만의 템포를 되찾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영화는 따뜻한 휴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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