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by 이세벽
율리(GPT) 그림




이세벽


장모님 생신이라

비행기 타고 와서

빈방 하나씩 차지하고

가방 하나로 살림 차리는

애 딸린 아이들


이불로 단장한 침대는

해지기 전부터 뽀송뽀송 설레고

폭염에도 낮잠만 자던 에어컨은

진작부터 깨어 자연바람 자랑이다


항상 열려 있던 욕실 문은

마셔댄 술병만큼 자주 여닫히다가

끝내는 문 닫힌 성역으로 둔갑하고


몇 시간 내내

추억을 나누어 마시던

가족들 푸른 입

자정 넘어서 졸린 하품 베어 물다

살림 차려 놓은 방으로

제각각 들어가 문 닫는다


우리도 오랜만에

안방문 닫고 침대에 누우면

서운한 적도 삐친 일도 없었다는 듯

활짝 열리는 마음 문



얼마 전 장모님 생신 때 쓴 시입니다.

명절이 되니 생각나서 올렸습니다. ㅎㅎ


제가 작사 작곡하고 부른 노래 띄워드립니다. 들어보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가을이라서 가을 노래라서 가을이니까........

가을이 왔네요. 이세벽 작사곡 노래







keyword
작가의 이전글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