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이야기의 시작
일과 삶에서 찾아낸 별 것 아닌 것들에 대하여
저는 내향적인 사람입니다.
하지만 처음 만난 사람들은 몰라요. 낯은 안 가리거든요.
지식은 쌓고 쌓아도, 부족합니다. 역량은 키워도, 키워도 만족스럽지 않고요. 어디에서나 저보다 앞서가는 사람들이 있고, 제가 가지지 못한 것을 지닌 사람들이 천지에 널려 있어요. 나보다 멋진 이들을 좇다 보면 제 가랑이가 찢어지는 것 같아요. 나와 타인의 차이가 눈에 더 띄는 날에는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무기력감에 눌러 앉기도 합니다.
저는 자기객관화가 잘 되어있는 편입니다. 글쓰는 것을 좋아하고요,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건 끝내주는 편이라고 자부합니다. 창의력과 적극성은 부족해요. 다수의 무리보다 1대 1로 있을 때 편하고 더 대화를 잘 나눕니다. 아는 사람을 만날 때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드는 에너지량이 훨씬 더 크고, 많은 준비와 스트레스가 동반합니다.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 것은 좋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은 피곤해요. 이야기 나누며 배움이 있는 자리는 좋지만, 그게 너무 잦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전형적으로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요.
우리는 다 달라요. 근데 왜 남의 것이 더 탐날까요?
지금까지는 내가 못하거나 부족한 것을 채우려는 데 급급했어요. 나도 외향적이고 활달한 사람이 되어야지, 나도 창의적인 사람이 되어야지, 나도 앞에 나서서 행동해야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부족한 것 같고, 뒤쳐진 것 같고. 나는 회사생활이 맞지 않은 사람인 건가, 이 팀에 눈엣가시는 아닐까 하는 자책으로 번지기 일수였습니다. 이제는 노력의 양과 집중도를 '내가 못하는 것'보단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에 더 많이 배분해보려고 합니다.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어떻게 더 발현하고 발전시킬 수 있을까. 그것들을 내 일과 내 삶에 어떤 방식으로 적용해볼까. 하고요.
그리고, 그 시작이 바로 "글쓰기"입니다. 매우매우, 사소한 내용으로요. 채용 일을 하면서, 혹은 이전에 해온 일들 속에서 느낀 점들과 발견해낸 것들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혹은, 일과는 별개로 내가 결혼 생활이나 인간 관계를 쌓으면서 알게 된(이미 여러분들도 알고 있을 법한) 이야기들을 적어내려가려고 합니다.
정말 사소한 이야기의 시작입니다. 저는 이 사소한 것들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사소한 것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 지금의 제가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에요. 부디 이 작은 이야기들이 훗날에는 제 가장 큰 자산이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