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구치 슈의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에서 얻은 삶의 방식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재미있다. 나는 그 이유가 상대방의 생각을 생생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책 또한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철학도 이와 같다. 철학은 사람을 만나 이야기하는 것보다 함축적이고, 더 의지적이다.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정리한 것이 철학이기에,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서의 배려나 이해보다는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강점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기 어렵다. 왜냐하면, 부드럽지 않고, 강렬하며, 더더욱이나 어렵게 써놨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철학에 대해서 진입장벽이 높다는 생각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철학의 필요성을 항상 중요해야 한다. 철학은 삶을 살아가는 방식 혹은 태도에 대한 고찰이며,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고, 비판적 사고, 본질적 사고 등과 같은 얻을 수 있는 것들 또한 철학에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라는 내용에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에서 적용할 수 있고, 적용되어 있는 다양한 철학적인 사고에 대해서 설명한다. 철학은 본디 주장이며, 한 철학자의 고찰을 담은 가치관이기에, 이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그 사고의 결론과 사고의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이 책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 잘 설명해 준다. 또한 이를 사람, 조직, 사회, 사고로 나누어 각 파트에 맞는 현상과 그에 따른 철학에 대해서 설명한다. 추가적으로 철학 이외의 심리학과 같은 다른 분야의 결과를 통해 배울 점을 설명하며, 조금 더 다양한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각 파트별로 인상 깊은 부분을 정리하였다.
사람의 행동에 대한 설명을 제시한 철학들을 담은 내용이며, 우리가 당연하게 알고 있는 것도 있지만,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에 대한 사실 또한 제시한다. 이에 대한 한 예시가 성과급이다.
과연 성과급으로 창의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틀린 생각임을 알 수 있다. 저자가 제시한 실험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예고된 보상은 창의성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현재 많은 기업이 제시하는 성과급의 목적인 성과를 내는 것 자체를 저해하는 결과와 이어질 수 있다. 창의성을 발휘하기에 필요한 것은 예고된 보상도, 채찍도 아닌 안정감이다. 자유로운 생각을 제시할 수 있는 기업문화적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분위기는 다양한 불안과 긴장에서 벗어나 편안한 마음으로 자유롭게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내용은 "Zero to One"이라는 책에서 혁신을 이끄는 기업은 돈에 대한 걱정이 없기 때문에 성과를 더 낼 수 있게 된다는 주장에 대한 신빙성을 더한다고 생각한다.
조직을 중점으로 문제 혹은 주장에 대한 철학적인 근거를 제시하였다. 이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반취약성(anti-fragile)에 관한 주장이다.
반취약성이란 취약성의 반대되는 말로, 취약하지 않다는 것이다. 강건하다는 의미와 같은 의미가 아니다. 유연하다는 의미와 같을 수도 있겠다. 탈레브라는 인식론 연구자가 주장한 말에 따르면, 스트레스 혹은 부하가 강할수록 성과가 저하되는 성질을 취약성이라 정의한다면, 이와 반대로 스트레스가 강할수록 성과가 증가하는 성질을 반 취약성이라 주장했다. 이는 내구도 혹은 강도를 초월한 개념이며, 가해지는 힘의 원동력 삼아 움직일 수 있는 힘이다. 생명 또한 상황에 따라 오랜 시간에 걸쳐 자신의 모습을 변화하고, 이에 따라 적응한다는 점에서 반취약성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반취약성을 강화하는 것이 효과적인 이유는 다가올 미래에 대한 리스크보다 측정하기 쉽기 때문이다. 미래의 형태는 어떠할지 이제는 알 수 없다. 미래에 대한 예측은 지금까지 정확도가 많이 떨어진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서 조직이 할 수 있는 것은 리스크를 추측하는 것보다, 자신의 취약성을 측정하고 강화하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조직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개개인에게도 포함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현재 사회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힘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서는 사회의 근본적인 시스템, 자유, 질서에 대한 질문부터 현재의 사회 형태의 변화까지 다양한 형태에 대해서 의견을 낸다. 이 중 재미있었던 부분은 횡적 커뮤니티에 대한 의견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자유가 큰 가치로 다가오고 있다. 질서를 기반으로 한 사회보다, 자유를 기반으로 한 사회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개개인의 자유가 존중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좋다. 하지만 이렇게 자유만을 추구하는 사회가 되었을 때 생길 수 있는 문제는 아노미화이다. 사회학자 뒤르켐이 주장한 바에 따르면, 아노미(anomie)란 “무연대”를 의미한다. 사회가 점점 개인화로 다가갈수록, 개인은 사회의 성장, 조직과의 공생과 같은 함께 성장하는 것보다, 조직과 가족의 연대가 해체되어 개인의 욕망만을 추구하게 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허무사회의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런 추측이 현실화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사회의 개인화가 가속화되며, 인간의 근본적인 ‘외로움’, ‘불안’이 점점 대두되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런 사회의 변화에 맞추어 사람들은 가족과의 관계를 중요시 여기고, 회사와 같은 종적 연대를 취하기보다는 횡적 연대를 구축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횡적 연대는 과거 중세시대 때 존재하던 “길드(Guild)"가 있다. 이는 현재 프리랜서들이 일거리를 구하고, 사람들에게 자신의 ‘직업’을 기반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커뮤니티를 구축하는 것 또한 이런 변화의 시작일 수 있다. '프리 에이전트'라는 조직형태가 꾸준히 대두되고 있는 이유도 이와 비슷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생각은 사람에게 항상 함께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자신의 사고에 대해서 타당한지, 올바른지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 이 파트에서 재미있었던 주장은 우상(偶像)에 대해서이다.
우상의 의미는 어떤 대상에 대하여 이미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잘못된 견해이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우상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으며, 사물을 인식할 때 이런 우상과 빗대어 왜곡하여 사고하고 있는지 의심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인식능력은 정확하지 못하고, 객관적이지 못하기에 실험과 관찰을 중요시 여겼다. 그래야 올바르게 사물을 인식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런 우상의 종류를 들어보면 상당히 타당하다.
종족의 우상 : 인간이라는 종족이 가지고 있는 우상으로 인해 잘못되게 판단하는 것이다. 한 예로 단 것을 먹고 귤을 먹으면 시게 느껴진다.
동굴의 우상 : 자신이 배운 교육과 경험만으로 세상을 판단하는 것이다. 일종의 우물 안의 개구리와 같다.
시장의 우상 :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라고 할 수 있으며, 거짓말이나 전해 들은 이야기를 사실이라고 단정 지어버리는 경우이다. ‘~카더라’를 그대로 믿는 것이 그와 같다.
극장의 우상 : 권위와 전통을 비판 없이 믿는 것이 그에 해당한다. 책이나 타 미디어에 나오는 학자들의 주장을 그대로 믿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사람들은 이렇게 네 가지 우상을 가지고 있으며, 네 가지 우상으로 인해 사물을 올바르게 인식하지 못한다. 실제의 사례를 찾았을 때, 가짜뉴스, 연구조작, 편협한 시선, 한정 세일과 같은 것들이 있다.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서도 많이 일어날 수 있다. 자신만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보다 조금 더 여유 있게 세상을 바라보고, 판단을 미루는 것이 더 넓게 바라볼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은 철학의 내용을 주입하는 책이 아니다. 철학을 통해서 배우는 것을 중점적으로 알려준다. 앞에서도 설명했다시피 우리가 철학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비판적, 본질적 사고이다. 그리고 이런 사고방식은 여러 방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다. 잘못된 지식을 수정하는 것과 알고 있던 지식을 재확인하는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보다 더 넓혀줄 수 있을 것이다. 다가올 다양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얻을 것이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빈도를 줄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