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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대 Nov 07. 2022

영화 -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나만의 구조 분석 트레이닝

저장해놓은 글을 거의 날 것으로 발행한다..........

성격이 급하다. 글이 길고 스포가 될 수 있다.

다 쓰고보니 에블린 자체를 들여다보기 보다 외적인 것이 더 많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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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줄 알았던 주인공이 사실 멀티버스의 구원자로 우주를 파괴하려는 빌런에 맞서는 이야기.


3막 구조

주인공이 자신이 멀티버스의 구원자라는 특별한 인물임을 알게 된다 > 메인 빌런인 주주 투파키와 싸운다 > 고생 끝에 승리한다


구성점 1 빌런이 딸인 것을 알게 된다

구성점 2 빌런의 유혹에 넘어가는 위기를 겪는다


플롯

평범한 인물인 에블린의 고단한 일상과 갈등 요소 (남편의 이혼 서류, 딸과의 갈등, 국세청 등)를 보여준다 > 소심해보이는 남편인 웨이먼드도 사실 멀티버스 인물이고 에블린은 웨이먼드로부터 자신이 멀티버스를 구할 주인공임을 알게 된다 > 강한 빌런 주주 투파키가 등장한다 > 알고보니 자신의 딸이 처치해야 하는 빌런 주주 투파키임을 알게 된다 > 빌런을 무찌를 기회가 있지만 딸의 모습을 보고 망설인다 > 에블린은 왜 꼭 자신이 구해야 하냐고 혼란스러워하지만 결국 결심한다 > 그러나 빌런은 쉽지 않다 > 에블린은 주주 투파키에 홀려 베이글에 들어갈 위기를 맞는다 > 그러나 정신을 차리고 주주 투파키를 처치+구한다 > 멀티버스의 문제가 해결된다 > 갈등이 해소된 일상으로 돌아온다


* 픽사의 스토리텔링 구조를 보면 픽사 영화는 꼭 주인공의 일상에서 시작해서 이런 저런 일을 겪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마무리짓는다고 하는데 에에올도 그렇다.



왜 이런 설정을?


1. 에블린이 멀티버스 주인공임을 알게 하는 하는 상황을 언제 누가 알려줄 것인가?

1) 에블린의 고단한 현실인 국세청 조사를 받는 상황이다. 평범한 인물, 평범한 상황에서 화두를 던져 긴장감을 만든다.

그리고 위 상황은 결말에서 갈등이 해소된 상반된 구조를 만들기에 적절하다.

2) 멀티버스 세계관이어서 어떤 인물을 들이대도 설득력이 생길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키지 않고 영화 초반 주된 갈등 관계라고 보여준 남편을 설정한다. 주인공처럼 평범한 인물인데 주인공과 가까운 인물이면 극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부부 간의 갈등이 나중에 해소되기에도 적절하다.



2. 주주 투파키는 왜 딸인가?

주주 투파키라는 안타고니스트를 저지해야 함은 영화 초반에 웨이먼드가 말한다.

관객들은 주주 투파키가 누구일 지 어떤 능력을 갖고 있을 지 얼마나 악독하지 궁금해진다.

근데 웨이먼드의 대사로부터 에블린이 빌런을 만들었다는 복선을 이미 깔아서 눈치가 빠른 관객들은 주주가 사실 딸 조이라는 것을 눈치챌 수 있다. (정체가 공개되도 엄청 놀랍진 않은데 그렇다고 김이 팍 새지도 않는다)

원래도 딸과 갈등이 있는 걸 보여줬는데 아예 메인 빌런으로 해버려서 갈등을 증폭시킨다.

또한, 빌런이 내 딸이라니? 때문에 주인공이 고뇌하고 망설여도 이해할 수 있다.

관객들은 영화에서 계속 보여준 조이의 감정과 주주를 동일시하기 때문에 빌런인 주주에게 공감할 수 있다.

빌런과의 갈등을 해결하면 딸과의 갈등도 자연스레 해결되는 것으로 끌고 갈 수 있다.



3. 캐릭터의 이중성

이 부분을 굳이 3번으로 만든 것은 2가지 이유가 있다.

1) 주인공인 에블린이 주주 투파키 죽이는 것을 망설일 때 전혀 새로운 인물과 갈등이 생기기 때문이다. 바로 자신의 아버지이다. 아버지는 너무나도 매정하게 손녀딸을 죽이라고 한다. 할아버지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 완전히 반대되는 행동으로 신선한 충격을 준다.

2) 영화는 모든 인물을 가족으로 설정한 후 구성원마다 두번째 캐릭터를 부여한다. 이것이 등장인물이 적은데도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다양한 캐릭터가 나올 수 있게 한다.



4. 주주 투파키에게 홀려서 베이글에 들어갈 뻔 한다

영화의 위기이자 주인공에게 닥친 가장 큰 위기이다!!

주인공이 어떤 시련이나 흔들림없이 곧이곧대로 행동하는 건 매력이 없고 현실적이지도 않다.

이때 주인공과 빌런이 싸워서 주인공이 지는 건 많은 미디어에서 다룬 예상 가능한 위기인데 아예 빌런한테 넘어가서 주인공이 변모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덜 흔하다.

또한, 베이글에 들어갈 듯 말듯 들어갈 듯 말듯 긴장감이 넘친다. 멀티버스 세계관에서 가능한 일련의 구성을 보여준다. 관객의 몰입도가 엄청나게 올라간다.



5. 모든 것은 사랑의 힘

주인공은 빌런에게 넘어갔다... 관객들은 주인공을 질타할 수도 이해할 수도 있다. 다만 다음이 중요하다.

영화의 결말은 정해져있던 것 같다. 그래서 그 결말을 위해 다시금 여러 장치들을 주어 주인공을 정신 차리게 한다. 웨이먼드의 진심 어린 사랑..이 트리거가 될 수 있도록 여러 멀티버스에서 웨이먼드와의 관계를 계속 조명한다.

또한, 주인공은 등장인물 하나하나를 안아주며 다정하게 이긴다. 모든 장면, 대사, 연출이 영화의 메시지를 관통한다. 연기력도 극에 달한다. 모든 것이 우리를 주인공의 위대함으로 이끈다.

숨막히는 시간이 지속되고 주주는 결국 베이글로 들어가 관객은 탁-하고 풀려버린다.

그런데도 에블린이 주주를 포기하지 못 하게 한다. 주주 정신 차리게 하는 건 에블린의 사랑.

끝끝내...! 이런 느낌을 위해서 어쩌면 늘어질 수도 있는 분량을 관객에게 보여준다.

어쨌든 에블린은 끝까지 주주를 놓지 않는다. 그게 이긴 것이다.



6. 일상으로 돌아온다

이 영화는 작법서인 세이브더캣에서 말하는 '평범한 사람에게 닥친 문제' 이야기 구조이다.

어쨌든 주인공 에블린은 빌런인 주주 투파키를 무찌르고 멀티버스를 구했지만 여전히 평범하다. 문제만 해결되었을 뿐 에블린의 외부 상황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지 않는다. 그러나 주인공과 갈등을 이루던 인물들간의 관계는 변한다. 일부러 이렇게 설정해야 여운도 있고 관객도 받아들이기 쉬울 것이다. 바뀌면 또 바뀐 대로 뭔가 장치를 줘야 하지 않을까.

어쩌면 우리는 늘 하루가 무탈하기만을 바라기 때문에 이렇게 지지고 볶고 별 일이 다 생겨도

예전처럼 평범한 일상을 더 바라는 무의식이 있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인물간 관계

에블린은 모든 인물과 갈등을 맺고 있다. 대사로 구구절절하지 않고 상황, 사건으로 보여준다.


에블린-웨이먼드

영화 도입부에 이혼 신고서를 노출하여 갈등을 보여준다. 그리고 가장 입체적인 갈등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같이 우주를 구하자고 하는 웨이먼드는 조력자인데 멀티버스의 웨이먼드는 안타까운 사랑이고 현실에서의 웨이먼드는 에블린 입장에선 답답한 남편이다. 아무튼 영화 갈등의 큰 줄기는 에블린<>조이이지만 그만큼 중요한 관계가 에블린<>웨이먼드라서 서사가 되게 촘촘하다.


에블린-조이

영화를 이끌어가는 메인 갈등인데 벡키를 통해 설명된다. 나중에는 딸인 조이가 주주 투파키로 처치해야만 하는 상대라는 점에서 갈등이 증폭되고 모든 사건, 상황, 연출, 대사, 비주얼이 극적으로 꾸며진다. 둘의 갈등이 해결될 때 관객은 가장 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


에블린-할아버지

이 쪽은 영화의 특정한 사건으로 인해 갈등이 생긴다. 주인공과 대적하는 서브 캐릭터로 적절하다.

전혀 다른 인물을 등장시키면 또 서사가 필요하다. 그러나 부녀 관계인 할아버지를 써먹는 순간 존재감이 커지고 더 극적인 효과를 준다. 주인공이 딸을 죽여야 하는 상황! 당연히 누구라도 망설일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때 그래도 딸을 죽여라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널 죽이겠다하는 인물이 내 아빠라면..?


에블린-드리어스

외부적으로 주인공을 압박하는 상황을 만든다. 처음부터 싸우고 난리를 치지만 결국 버디가 된다.

약간 혐관이라고 할까. 버디가 되었을 때의 감정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러 현실에서 에블린과 대립하는 인물을 설정한다.


주인공인 에블린을 중심으로 웨이먼드는 조력자, 조이는 안타고니스트, 할아버지는 뜻밖의 놀라움, 드리어스는 버디이다.


기발한 멀티버스 세계관이 가진 의미

에블린의 멀티버스 왜 이런 직업과 모습으로 설정했을까?

그리고 각 멀티버스는 어떻게 에블린에게 영향을 주고 서로 얽혀 돌아가는가?

뭘 시사하는가? 치밀한 연결점이 있을 것이다.


1. 손가락이 핫도그인 세상

에블린은 조이-벡키처럼 드리어스와 사랑한다 (이들이 연인이라는 표시를 확실하게 하는 건 영화 후반이다)

손가락이 핫도그이기 때문에 불편하지만 반대로 발가락을 잘 쓰게 된다.

> 일단 세탁소 세상 에블린이라고 하겠다. 줄여서 세탁소 에블린. 세탁소 에블린은 자신의 딸인 조이가 동성 애인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한다. 하지만 다른 우주에서는 본인이 당사자다.

> 손가락이 안 되면 발가락을! 완벽하지 않더라도 혹은 불편한 부분이 있더라도 이로 말미암아 분명 긍정적인 점을 찾을 수 있다.



2. 쿵푸 배우로 성공한 세상

쿵푸를 배워 새끼손가락만으로 싸울 수 있을 정도로 강해졌다. 이런 실력을 계기로 성공한 배우가 되어 항상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세탁소 에블린은 이 멀티버스에서의 삶을 좋아한다.

이 세상에서 에블린과 웨이먼드는 사랑에 실패했지만 계속 진솔한 대화를 나눈다. 이때의 경험이 세탁소에 분명 작용한다.

> 이 우주에서의 쿵푸실력때문에 에블린은 현실에서 싸움을 잘 한다. 위기를 헤쳐나가는 실용적인 용도.

> 웨이먼드와의 참사랑을 깨닫게 한다.



3. 철판 요리사인 세상

에블린의 동료는 비밀이 있는데 바로 주방 모자 안에 있는 너구리가 대신 요리를 하는 것이다. 라따쿠니!

그래서일까? 에블린은 현실에서 라따쿠니를 봤다고 한다. 에블린의 무의식이라고 확언할 수는 없지만 에블린이 인지하는 멀티버스 떡밥을 던진다.

> 친절해야 하는 서비스직이다. 직업으로 보면 세탁소의 에블린과 가장 유사하다.

> 라따쿠니를 통해 진실은 무엇인가, 원하는 것을 놓쳤을 때 잡을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4. 연극배우인 세상

패왕별희같은 메이크업과 복장을 하고 무대에서 홀로 노래한다. 스스로 멀티버스를 구하겠다는 모습과 주주 투파키를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여기에서 기인하지 않았을까.

> 모두 앞에서 꾸며진 대로 있어야 한다.

> 무대 위에선 오직 혼자서 모든 걸 이끌어야 한다.

>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진심으로 소리지르고 노래할 수 있다 (그 동안 많은 영화에서 다룬 무대위의 진심 어린 주인공의 모습)



이 모든 멀티버스에서 에블린은 무언가 계속 느낀다. 그리고 그게 우주를 구해야 하는 숙명이 있는 세탁소 에블린에게 계속 전달된다. 모든 게 이어진다.

모든 삶의 모든 순간에서 느낀 감정들이 모이고 모여 에블린을 만들어 나가고 우주를 구하는 힘을 얻게 한다.


마무리

에에올이 워낙 평이 좋고 입소문이 빠르게 나고 있어서 개봉한 지 얼마 안 되어 얼른 보러 갔다.

영화를 보기 전부터 이번에는 왜 이렇게 구성했을까? 공부할 생각이었고 그래서일까...

안 그래도 긴 러닝타임이 조금 힘들긴 했다.

그래도 영화가 재밌어서 끝까지 집중해서 봤고 다음 날 복기하듯이 글을 쓸 수 있었다.

영화 감상평 자체는 다른 블로그에 써놓은 게 함정!

나는 이 영화가 전하는 바를 '삶에 대해 처절하게 고민하고 누구보다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위로'라고 생각한다. 글이 너무 길어서 많이는 적지 않겠다.


+ 주주 투파키의 미친 패션 감각, 멀티버스를 이동할 때 행해야 하는 미션이 특히 골때린다.

주주와 에블린이 둘 다 돌멩이로 변해서 한참 얘기하는 시퀀스도 재치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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