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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 Aug 27. 2024

운 좋은 날

2024.8.26 일기

글쓰기 수업이 시작되는 날이다. 


망원동이라는 위치가 애매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차를 타자니 주차할 데가 없다. 7시 15분에 시작하는 수업을 맞춰가려면 러시아워에 걸린다는 점도 신경 쓰였다. 고민 끝에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기로 하고 러시아워가 시작되기 전 일찍 집을 나섰다. 


결정에는 두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 첫 번째는 내 차가 경차였다는 점. 반값 할인이라는 혜택은 마음을 한결 가볍게 한다. 두 번째는 한 번쯤 찾아가고 싶었던 책방이 망원동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작업책방 씀이라는 공간인데 책방지기인 이미화 작가님에게 영화에세이 수업을 받은 적이 있었다. 글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주는 마음에 감동해서 '언젠가는 찾아가야지.' 하는 마음만 있다가 이번 참에 들려보기로 했다.


주차장은 가장 가깝고 싼 주차장을 찾았다. 5분에 150원인 주차장인데 몇 시간 주차를 해도 부담이 되지 않는 가격이었다. 그런데 웬걸. 만차였다. 비상깜빡이를 켜고 갓길에 차를 댄 후 대안을 찾았다. 망원동 중앙시장 공영주차장이 다음으로 가까웠는데 5분에 250원이었다. 그리 큰 금액은 아니지만 불과 500m 차이나는 지역에 150원과 250원의 차이가 나니 은근히 아까웠다. 그래도 주차자리라도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컸기에 서둘러 차를 몰았다. 


운 좋게도 한 자리가 있었다. 얼른 차를 대고 책방으로 갔다. 10분 정도 걸어가면서 '뭐라도 사갈까?' 하는 생각을 했다. 살피며 걷다가 책방 근처에 파리바게트가 보였다. 잠깐 고민하다 책을 몇 권 구매하는 게 나을 것 같아 그냥 지나쳤다. 아뿔싸. 문이 닫혀있다.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무. 왜 확인을 안 했을까? 뭔가 풀리지 않는 날이다. 빵을 사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밥을 먹고 카페에서 책을 보다가 수업 장소에 도착했다. 글쓰기 수업이 재밌고 유익했기에 마음이 한결 좋아졌다. 꽉 찬 수업을 마치고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결제를 하려고 보니 주차부스가 닫혀있다. '벌써 시간이 지났나?' 안내문을 보니 월요일은 휴무란다. 휴무일은 공짜. 마음이 한결 더 좋아졌다. 


맘대로 되지 않는 날인 줄 알았더니 운이 좋은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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