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4 일기
저녁을 과하게 먹어 다시 밖으로 나왔다.
축구장을 둘러싼 트랙을 서너 바퀴 돌다가 가끔 찾는 언덕에 올라 보았다. 정자 하나, 평행봉과 철봉, 몇몇 운동 기구들이 자리를 잡고 있으나 사람이 자주 다니지는 않는 곳이었다.
철봉에 매달려 보기도 하고, 앉았다 일어서기를 몇 번 반복하기도 했다. 평행봉에 팔을 걸치고 허리를 숙여 보기도 하고, 철봉에 매달려 다리를 들어 올려 보기도 한다. 턱걸이까지 하고 나면 앉아서 다리를 밀 수 있는 운동기구로 간다. 가볍게 다리 운동을 하면서 웹툰을 보기도 하고, 브런치의 글을 보기도 했다.
그러다가 문득 밝게 떠 있는 별을 바라보게 되었다. 가만히 별을 본 게 언제였을까?
옛날 사람들은 별을 보고 길을 찾았다고 한다.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눈앞이 밝아져서 얼마든지 자세한 길을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캄캄한 밤에도 불이 환히 켜져 있기에 늦게까지 산책할 수도 있다.
그렇게 밝아진 세상으로 인해 별이 잘 보이지 않게 되었다. 은하수를 보려면 캄캄한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야 할 것이다. 별을 보는 일이 특별한 일이 된 듯하다.
어쩌면 그래서 허우적거리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앞의 불빛이 너무 밝아서, 멀리서 비추는 희미한 빛을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살았던 게 문제였을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