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oon L Night
Nov 11. 2024
'학창 시절 학교폭력' 관해 글을 연재해야지 싶었는데
그게 내가 처음 글 쓸 때 목표였는데, 글을 막상 쓰다 보니 쓰는 걸 잊었었다.
한번 글을 쓰니 쓰고 싶은 글이 늘어나고
학교폭력에 대해서 없앨 수도 없고 시기가 지날수록 점차 늘어나는 추세란 거 밖엔 아는 바도 없기에
경험하고 보고 듣는 일들이 전부라 정말 관련해선 무지하다.
단지, 나 또한 그 인물 중 하나였단 사실만 남아있을 뿐
어떻게 글로 표현해서 어떻게 글로 내 경험을 녹아내서
큰 자극 없이 또 너무 가볍게 다루진 않게
나 이후에 이렇게 학폭으로 고생하는 그들을 위로하고, 단절하는 데에 도울 수 있을까 싶었다.
단순히 '학교 폭력에 대해 실상을 까발리고 복수하겠어!'라며 글을 쓰는 이유가 그 사실 단 하나뿐이었기에, 어떻게 학교폭력이란 주제를 다뤄야 할지 막막할 만큼 해당 주제가 이슈가 되었다.
내가 학교폭력을 당하던 시기에는 이렇게 대두되진 않았는데... 학생들의 폭력 수위가 높아지고 있는 듯 하단 생각도 들고, 언제부터 인식 수준이 이렇게 높아졌을까 싶으면서도, 진정 피해 학생을 줄일 방안이라기보다 오히려 학교폭력 피해자라며 낙인해 가해 학생을 늘리는 데에 일조하게 되지 않을까 싶어 해결 방안을 떠올리기도 난해했다.
먼저 다가와 도움을 청하지 않음, 정말 도움이 필요한 존재에게 다가가기란 하늘의 별을 따는 것보다 힘들기도 할 테니까...
마음은 하늘의 별도 딴다지만, 수많은 이쁘고 귀여운 미래의 새싹인 학생들 사이에서 건강하게 자랐음 하는 마음과 달리 가해학생들만 색출해 내기란 마음이 내키질 않는다.
가해 학생이라 지목받은 그 학생들도, 실은 자기가 가해를 저질렀다 생각도 못하고, 보기에도 절대 그럴 학생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억장이 무너지지만, 가끔은 장난 정도 같은데 너무 과민 반응으로 보이기도 하고, 신고를 장난으로 하나 싶기도 하고, 어디까지가 진짜인지 알 수 없을 때도 있지만
그건 다 내 무지함 때문이라 생각된다.
동아리에서만 배우던 상담을 정식으로 배우려고 대학을 진학했다.
전문대를 마치면 취업을 하겠노라 했지만, 막상 대학 생활을 해보니 취업보다 내가 배우고 싶은걸 더 배워보고 취업하고 싶단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저 막연히 취업보다 배우기를 택해서 4년제 대학을 왔고, 학교폭력으로 힘들어하는 친구들을 상담센터로 연계하기 위해 간략한 상담 기법을 배우고 상담을 해주던 활동이 너무 내게 좋았고 적성이라 생각이 들었어서 상담심리학을 전공하기로 한 것뿐이다.
난 기계를 더 잘 다루고 좋아하고 관심 가지지만 수학을 못하기에, 특기가 상담이고 적성은 기계였을지도 모르지만 실무만 아닌 이론도 요구하는 세상에서 공업계로 진학하지 않은 건 어쩌면 탁월한 선택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못하는 걸 하려고 애쓰기엔 너무 재능이 없었다.
빈 종이를 하나 가져다 뒀다.
정말 먼지가 묻기도 했지만 아무것도 쓰지 않은 A4 종이 그 자체를 말이다.
딱히 뭔가 하진 않았다. 글을 쓰지도, 그림을 그리지도, 끄적이지도, 접거나 자르지도 않았다.
그 빈 종이가 내게 위안이 되었기에, 생각 정리를 시켜주었기에 난 과거의 아픈 경험을 다시 회상할 수 있었고, 그 경험을 기반으로 이젠 내 경험을 지금 겪는 동생들에게 알려주고 위로와 도움을 주고자 손내밀기 위한 수단으로 썼다.
무지하다 난.
정말 아는 바 하나 없이, 할 줄 아는 것도 없이
나서기만 나서는 무지한 인간이다.
그러나 그 무지의 여백이 누군가에게 여유가 된다면
난 기꺼이 무지한 내 내면도 꺼내어 나눠주고 싶다.
여유를 통해 위안이든 위로든 도움이 되면 좋겠다.
무지몽매 하단 말은 아는 바 없이 사리에 어둡단 말이던데
무매몽지는 뭔지 모르겠지만 아는 바가 없음을 더 부각해 주는 거 같단 생각이 든다. 아님 뜻이 있는데 내가 모르는 건가? 일단 사전 검색에서 안 나와서 잘 모르겠다. 누군가 알면 알려주겠지 믿고 맡기면 서로 좋을 거 같다. ^-^;
얼마나 아는 바가 없음, 경험한 일 외에 쓸 수 있는 글이 없는 걸까?
글을 쓰려할 때마다 글을 통해 도움을 주고 싶다 하지만 도무지 도울 방도를 모르는 내가 너무 한심하다 느껴진다.
언젠가 피해받은 어린 영혼들의 상처가
모두에게서 치유받을 수 있는 날이 오길
이미 상처받은 영혼이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적응하며
더 성장하고 강해지는 나날이 되길
'오늘을 시작하는 나, 그리고 그대들을 응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