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니라 "네 마음에 드는" 사랑
내 마음을 다 주고 내 가진 것을 다 내어 줄 수 있으면 사랑하는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누가 뭐라 해도, 책에서 뭘 읽어도, 그것은 남의 이야기들이고 나는 다르게 참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처구니 없게도 내가 널 사랑하고 있으니 너도 날 사랑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받고 싶은 사랑을 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 머리로 이해하고 내 가슴으로 느끼는 것만이 사랑이라고 철썩같이 믿고, 그 외에 다른 사랑이 있는지 의심조차 해보지 않았습니다.
갓난아기를 위해 무엇이라도 다 할 수 있는 엄마의 사랑도 아기가 원하는 것과 맞지 않으면 아기가 울 수 밖에 없습니다. 말이 통하는 사이에도 이런 답답한 사랑을 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사랑, 나를 만족시키는 사랑, 그래서 나를 사랑하는 사랑만을 하고 있었던 듯합니다.
인간은 어쩔 수 없이 이기적인가 봅니다. 숱하게 많은 책과 강의 등을 통해서 배웠는데, 그거 하나를 똑바로 못하니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엇을 원하느냐?"고 묻지 않고도 다 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시간과 관심을 쏟는 정성이 필요하겠지요. 그리고 그 사람 앞에서 나를 버리는 일부터 배워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