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orney Jun 23. 2023

나에게도 사고가 발생했다

시간이 약이라며 셀프위로하는 버둥거리는 시간의 이야기


나에게도 사고가 발생했다.

정말 내 인생에 없어도 될 일이 일어났다.

차로 인해 발목이 골절되는 삼과골절이라는 사고를 입었고 핀과 플레이트를 박는 수술을 하게되었다. 

병원에가도 당장 수술이 안된다 하여 2-3일 기다리는 동안 병원에 입원하기전까지 눈물콧물을 흘려가며 많은생각에 속상함에 울어댔다. 가족들이 더 놀랐을것 같아 내 감정을 많이 자제했지만 입원하기 전까지 안방 침대에서 누워지내며 자주 눈물을 흘렸던것 같다. 


아주 가끔 때론 자주 가만히 잠잠코 생각을 해본다. 도대체 왜 이런일이 일어난걸 까 하고말이다.

깊게 생각을 하려다가도 벌어졌던 일이 내 멘탈까지 해치려 들어올까봐 생각하다 '에잇'하고는 말지만 아무래도 그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야 했다. 자꾸 아쉽기만 했다.

그 사고가 발생한 이유로 모튼 바퀴 달린 탈것들, 버스와 택시 그리고 사고가 일어났던 장소 하물며 그 차종까지 마주치는 것들에 대해 한번 씩은 주춤하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사라질 것 들일테지만 내 몸이 좋아지고 있음에도 아직 이러한 생각의 제한이 드문드문 일어난다.


사고는 사실 일어나지 않아도 될 일이다.

하지만 내가 조심하고 내 잘못이 아니여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사고를 되짚어보면 분노가 치밀었다가 정답없는 후회와 원인찾기들로 이내 생각을 접는다.



수술을 하고나서 일주일간 입원 후 퇴원을 했지만 역시나 퇴원하니 현타가 온다.

이제 발을 당분간 못쓰는 휠체어 신세인 것이다.

무엇하나 혼자 할수있는게 없어서 가족 도움과 때론 혼자 눈치도 보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쌓아갔다.

그렇게 한두달이 되니 목발을 쓰기 시작했고, 여전히 집안에서 휠체어를 탔지만 4개월쯤 되니 휠체어도 답답해져서 집안에서도 목발로만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주치의의 조언대로 목발을 하나씩 떼기시작했다.

4-5번의 외래를 다니며 난 주치의의 말씀을 숙제로 여기며 노력했다.

이 때 쯤이면 발을 딛여도 되고, 이 때쯤이면 목발없이 다닐수 있을것이라고 예상 상태를 말씀해주셨다.

나는 아직인것 같았지만 외래날만 다가오면 숙체처럼 선생님이 예상하시는 동작을 실제로 용기내면서 연습했다.

4개월이라는 시간동안에는 병원 외에는 집에만 있었다.

겨울이 그냥 지나갔고 봄이 왔는데도 누릴수있는게 없어서 슬펐었다. 황금휴일이 껴있어서 너도나도 휴가내며 놀러가는와중에도 난 그럴수 없었다.

날씨가 좋던 비가 오던간에 외부 생활을 딱히 즐길수 없으니 매일이 썩 즐겁지 않았다.

그 사이 명절도 지나가고 이래저래 이벤트가 있었는데 너무나 비슷한 하루이 쌓여서 그런지 명절이 지나갔던것도 기억을 억지로 해야지 생각이 날 정도였다. 



몸은 천천히도 때론 빠르게 회복 중이다.


이젠 좀 자신이 생겼다고 걷다가 밖에 나가서 걷다보면 '아, 아직이구나...아직이네..'라는 속상함이 들 때도 있었다. 그래서 나가면 기분이 안좋아지니 외출하기싫단 생각도 들었었다.

2주 이상 간격으로 비교해보면 확실히 전보다 나아짐을 느끼지만 하루하루 생각해보면 그닥 달라짐이 없어서 낙망하곤했다. 그 좌절감이 이어지는 날에는 회복이 잘 안되서 내가 계속 이런 처지이면 어쩌나 하고 속상해하며 안좋은 결과를 미리 상상해버리기도했다.


집에서 걷는게 조금더 편해졌을때 용기내어 밖에 나갔지만 집안과 밖은 또 다른지 걷는데 복숭아뼈 부근이 아파서 아직은 아닌가, 혹시 이 증상이 지속되면 어쩌나 하고 살짝 절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수술 4개월후에 드디어 외래때 골진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걸을때 불편함과 앞발을 밀고 걸을 그런 동작은 안되지만 골진이라는 회복 sign에 난 다시 용기를 얻었다. 그 시기를 여러번 매일 반복하다보니 이제는 다행이도 목발없이 평지는 제법 잘 걷게 되었다.

여전히 뼈가 붇는 과정에 있고 완전하지 않지만 말이다. 




정말 한번의 사고가 누군가의 실수이겠지만, 사람의 기본적인 영역을 다시 예전대로 메울수 없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사고는 정말 무섭게 느껴진다.

누군가의 실수를 통해 이렇게도 짧고도 긴 생활을 나의 의도와 상관없이 그것도 매우 여러감정을 갖고 살아야하는게 아쉽고 안타깝다.

그 뒤섞이는 여러감정을 가지고 나는 앞을 향해 가고있다.

더 나아질 몸, 그리고 일상을 향해 더 나은 회복을 위해 말이다.



사고를 통해 똑바로 서있을수 있는것, 서서 숨을 쉬는것, 누구의 도움없이 생활할 수 있는것 그런것에 대한 감사를 진득히 느끼는 중이다.

그러다 익숙해지면 예전처럼 그런 어쩌면 사소한것에 감사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앞으로의 회복을 집중하며, 난 또 하나의 상처를 통해 누군가를 이해할수 있는 사람이 되어간다.

작가의 이전글 볶은 김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