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이름이 된 밤의 빛

by nj쩡북

밤이 툭, 골목에 내려앉았어. 전봇대도 숨을 멈추고, 집들도 조용히 눈을 감았지. 그때 제일 먼저 켜진 건 내 눈이었어. 반짝, 반짝.
감나무 잎이 바람에 살짝 흔들리면, 작은 별들이 드나드는 것 같았지. 나는 몸을 동그랗게 말고, 바람처럼 숨을 쉬었어.

깜— 하고 숨을 모으고,

별— 하고 내보내면 가슴이 조금 따뜻해졌거든.
그때였어. 발자국이 톡톡, 골목 입구에 멈췄지. 비누와 종이, 크레파스 냄새가 아주 가늘게 섞여 왔어.
손전등은 켜지지 않았지. 대신 목소리가 먼저 켜졌어. “엄마, 별 많아.” 하늘을 올려다보던 아이가 내 쪽을 가리켰어. “저기, 두 개 더.”
내 눈 두 점을 말하는 거겠지. 나는 도망치지 않았어. 오늘은 듣고 싶었거든. 나를 부를지도 모르는, 따뜻한 소리를.


깜별이 한마디

처음 불린 이름은 밤을 살짝 여는 작은 열쇠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