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조또 몰라
상담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불특정 다수의 수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며 분석하고 확인했던 연애를 못 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도드라지며 공통된 특징이라고 하면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게 자기 자신을 진정한 의미에서 ‘잘’ 아는 사람들은 특정 분야에서 상위 1% 안에 드는 인물들이 많다. 그들은 자신이 이룬 성공 경험의 과정을 연애에 적용시키고 응용하는 방법만 알려주면 보통 1회 상담에 모든 것이 해결된다.
하지만 상담 끝에 항상 ‘다신 뵙지 않길 빌겠습니다.’라는 나의 희망을 저버리고 자주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들은 특정 분야에서 상위 1% 수준의 성과를 내 본 경험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자기 자신을 ‘잘’ 안다는 것이 보편적이지 않고, 매우 특이한 케이스라는 이야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나름대로 잘 파악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하지만 자기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이 없고 앞서 언급했듯이 그게 당연하다. 우리나라에 스스로를 ‘잘’ 아는 사람이 그렇게나 많았으면 1인당 GDP가 이 정도일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것은 곧 우리 주변에 ‘나는, 내가 제일 잘 알아~’라고 말하고 다니는 사람들 대부분이 구라를 쳤다는 이야기다.
자기 자신을 잘 알기 위해선 자기 내면과의 소통 과정, 즉 명상은 필수다. ‘나는 명상 따위 하지 않아도 자기 자신을 제대로 아는데?’라는 사람들 중에서 만약 특정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 있다면, 지가 별생각 없이 하던 게 명상인지도 모르는 운빨만 좋고 지능이 낮은 사람이거나, 자기가 밥을 왜 처먹는지도 모르는 가여운 사람일 확률이 높다.
그리고 특별히 성공이라고 할만한 경험이 없는데 자기 자신을 잘 안다고 떠드는 경우는, 당장 쌍욕 없이 설명이 어렵기 때문에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어쨌든 명상이라고 하면 보통 요가매트 깔고 눈 감은 상태로 공손하게 앉아있는 것만 떠올리기 십상인데, 그런 행위만 명상이라고 하는 게 아니다.
운동, 글쓰기 같은 행위도 명상으로 분류할 수 있다. 물론, 보편적인 운동과 글쓰기는 자아성찰을 하는데에 효율적이지 않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그 효과를 제대로 체감하지 못하며 이런 개념조차 확립되지 못하는 것이다.
‘오, 운동 자체가 명상 효과가 있어?’라면서 헬스장에서 등을 조진다고 펜들레이 로우를 X 나게 당겨대며 자기 자신과 소통을 시도해 봤자, 원활하게 될 리가 없다. 그래서 7~8km/h 속도로 가볍게 뛰거나 혹은 그보다 조금 더 느린 속도로 걷는 운동이 자아성찰을 위한 ‘진짜 명상’에 적합하다.
‘오, 글쓰기가 명상 효과가 있어? 라면서 여러 디지털 플랫폼에 글을 싸지르는 것으로 대신하려고 해 봤자 택도 없다. 명상 효과에 탁월한 글쓰기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여러 사람에게 자아성찰 글쓰기 방법에 대해 조언해 주고 그 효과를 직접 분석해 본 결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몽롱하고 무방비한 상태에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나만 볼 수 있는 공책에 찌끄리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것으로 확인되었다.
명상의 본질은 현재 순간의 집중하는 것에 있다. 지금 나의 위치, 자세, 호흡, 횡격막 등 내부 근육, 손가락의 움직임 따위를 있는 그대로 인지하며 명료하게 파악해 나아가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요가 매트 깔고 명상을 할 계획이라면, 영상이나 음악을 틀지 말고 그저 인체 해부도 그림을 앞에 붙여놓고 보면서 하는 게 올바른 명상, 보다 효율적으로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스스로를 잘 알아갈 수 있는 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김주환 교수님의 내면 소통이란 책을 2~3번 정도 읽다 보면 자기 자신에게 더욱 적합한 팁이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이것도 귀찮으면 한 번뿐인 인생, 그냥 지금처럼 대충 살다 가면 된다.
여기는 브런치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콘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보다 창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때문에 여기에다 글을 쓰는 것만으로 명상 효과를 대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텐데 그건 큰 오산일 것이다.
다만, 당신이 키보드나 스마트폰 자판을 치는 손끝의 감각, 근육의 움직임, 글 쓰는 화면에 깜빡 거리는 커서를 보고 ‘어쩜.. 이렇게 오묘하게, 깜찍하게 깜빡거릴까..ㅣ..ㅣ..ㅣ..ㅣ..ㅣ.. >_<‘와 같은 생각과 기타 여러 가지를 온몸으로 느끼면서 글을 작성하는 변태라면 그것은 분명히 어느 정도 명상 효과가 있을 것이고 내가 일반화의 오류를 범한 것이니 사과한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명상을 날로 먹을 생각 따윈 하지 말라는 이야기다. 연애 못하는 사람 특징으로 시작해서 줄곧 명상 이야기만 늘어놨는데, 한 번 잘 생각해 보라.
지피지기 백전불태, 닥치고 그냥 나를 아는 게 먼저인데 자기 자신을 조또 모르면서 어찌 상대를 위태롭지 않게 꼬실 수 있을까? 그러니 당장 명상을 시작해 보라, 스스로 자기 자신에 대해 얼마나 큰 착각을 하고 있었는지 소름이 돋을 것이고 잘 수행했다면 공포까지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반복해서 복리로 쌓이는 그 공포라는 감각은 연애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 대한, 성공의 열쇠, 치트키로 활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결론: 연애(인생) 스킬 상위 1%를 위해, 명상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