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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결 Apr 19. 2023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 가 우리에게 말하고 싶은 것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포르투갈 출신 주제 사라마구(Jose Saramago, 1922~2010), 그는 평생의 문학을 통해 “눈을 떠라”라고 설파한 사람이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용접공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는 1947년 '죄악의 땅' 을 발표하며 창작활동을 시작했고 희곡,시, 소설 등 여러 장르의 글을 썼다. 사마라구 문학의 전성기를 연 작품은 1982년작 '수도원의 비망록' 으로 이 작품으로 유럽 최고의 작가로 떠올랐으며 1998년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은 한 남자가 운전 중 신호대기에서 차를 멈추고 있다가 갑자기 눈이 머는 사건으로 시작된다. 증상은 우유빛깔처럼 앞이 하얗게 보이는 것이다. 갑자기 멈춰선 차 주위로 사람들이 몰려든다. 몰려든 사람 들 중 한 남자가 그를 집까지 데려다 주기로 한다. 그런데 그는 눈먼 남자를 집 현관 앞에 내려좋고 차를 훔쳐 그대로 달아난다. 다음날 눈먼 잠자는 아내와 함께 안과를 찾아가는데 그곳에 있던 안과의사, 치료를 받으러 왔던 사팔뜨기 소년, 결막염에 걸런 여자, 백내장 걸린 노인 등 모두가 눈이 먼다. 그것뿐이 아니다. 남자의 차를 운전해 집으로 데려다 주고 차를 훔쳐간 남자와 그의 아내, 경찰 등 접촉자 들이 하나 둘 눈이 멀고 실명한 사람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눈이 멀면서 하얗게 보이는 증상이 전염성일 것으로 판단한 눈먼 사람들과 이들과 접촉한 보균자 들을 정신병동으로 쓰이던 건물에 격리 수용하고 군인 들로하여금 지키게 하면서 탈출하려고하면 사살해도 좋다고 한다


안과의사의 아내는 전염되지 않았으나 남편을 돕기 위해 실명된 척 하면서 병동으로 따라 들어간다. 그곳에는 눈 먼 남자를 도와주는 척하면서 차를 훔쳐간 남자도 수용되는데 그 와중에 결막염에 걸린 여자를 추행하다 구둣발에 찍혀 파상풍으로 고생을 하고 결국 군인에게 사살 당한다. 정부는 괜찮아질거라고 하지만 전혀 상황을 나아지지 않고 눈먼 자들은 처음에는 서로 도와가며 살아가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총으로 무장한 깡패 집단이 들어오면서 완전 혼돈의 무법천지가 된다.


정부는 이 곳에 군인들을 배치해 가끔 식량과 물품을 공급하는 것 이외에는 어떠한 조치도 없다 군인들은 자신들도 감염이 될까, 눈먼 자들이 다가오기만 하면 사살해 버린다. 격리 기간이 길어지면서 인원은 늘어나는데 식량 수급이 여의치 않고, 깡패들은 식량을 볼모로 눈먼 자들에게 금품을 요구하고 여자를 요구한다. 종국엔 도시전체가 전염되어 군인도 정치가도 모두 눈이 멀고 말았다.


결국 참을 수 없었던 의사 부인은 가위로 깡패 두목의 목을 찌르고 눈먼 자들은 깡패들에게 쳐들어가지만 그들을 제압하지 못한 채 두 명이 죽고, 결국 어떤 눈 먼 여인이 불을 질러 깡패들은 모두 타죽고 눈먼 자들은 병동을 탈출한다. 도시는 아무것도 없었다. 오로지 쓰레기와 오물로 가득한 더러운 폐허만 있을 뿐, 그들은 먹을 것을 찾아 떠돈다.


눈이 멀지 않은 의사 부인이 속한 일행은 식료품 지하창고에서 겨우 식량을 구해 먹으며 버티고 결국 그들이 살던 집으로 돌아간다. 그렇게나마 삶을 보존할 수 있는 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이야기의 마지막이다  제일처음 눈이 멀었던 남자부터 한 명씩 시력을 찾기 시작하고 사람들이 환호하던 모습을 보려고 발코니에 나간 의사의 아내가 모든 것이 백색으로 보이는하늘을 올려 보다 이제 자신의 차례일 것으로 생각하고 두려움 때문에 눈길을 아래로 돌리지만 "도시는 여전히 그곳에 있었다."라는 문장과 함께 이야기가 끝난다.


이 작품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목숨을 위협받는 심각한 상황에서 협력, 선의지, 공생 등을 총 망라한 인간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처음엔 함께 서로의 고통을 나누고, 의지하며 도와가는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시간이 갈수록 인간의 모습을 잃는다.  정치가는 무능력한 기득권, 군인 들은 자신들만 살아남으려는 비겁함,  깡패 들은 폭력과 억압을 상징한다. 그리고 갈취와 탄압 속에서 결국 눈먼 자 들은 모든 것을 빼앗기지만 그 와중에 눈이 멀지 않은 의사 부인의 모습을 통해 그 어떤 것도 사랑의 마음을 이기지 못한다는 인간의 선의지를 보여주려고 한다.


그러나 앞으로도 세상은 여전히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것 들을 반복할 것이다. 그때마다 사람들의 희생은 계속될 것이고 의사의 아내와 같은 사람들의 희생을 통해 자정이 될 것이지만 완벽히 새로워지지는 않을 것이다. 수많은 사람 들이 죽어나갔던 중세 흑사병과 지금의 코로나 19처럼 혼탁함은 반복될 것이고. 그 혼탁함을 이겨낼 것은 오로지 인간 본연의 순수함 뿐이라고 작품은 말하고 있다. 작가는 눈을 뜨고 있으면서도 보이지 않는 척,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고 살아가는 우리를 비판한다. 세상은 하나이고 세상을 사는 모두는 인권은 존중받을 권리가 있음에도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전쟁을 일으키는 독재자, 권력을 장악하고 민중을 핍박하는 그 어느 나라의 군사정권, 종교적 이유로 규율을 강조하며 여성을 학대하고 괴롭히는 이상한 집단,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눈 먼자들을 비판한다. 눈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신체기관이다. 사랑과 희생, 윤리가 말살된 세상을 눈이 멀었다는 비유를 통해 이를 극복하는 것도 인간의 연대의식과 윤리 회복 등에 있다는 것을 의사 아내를 통해 보여주면서 결국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공존과 공생을 위한 인간성의 회복과 휴머니즘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 전체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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