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꼰대냐 아니냐, 그것이 문제로다
민병식
요즈음 '꼰대'라는 말이 자주 쓰이고 있다. 최근에는 '꼰머'라고도 하는데 꼰대의 대자와 머자가 비슷하다고해서 꼰대를 꼰머라 부르기도 한단다. 나도 회사 후배 들이나 젊은 사람 들에게는 무조건 꼰대일텐데 사실은 좀 억울한 면도 있다. 나이를 먹었다는 이유로 무조건 적인 꼰대의 반열이나 흔히 나이 먹음을 상징하는 아재, 개저씨(개아저씨)의 대열에 합류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꼰대의 정의는 무엇인가.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꼰대는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이자, 학생들의 은어로 ‘선생님’을 이르는 말이라고 정의한다. 즉, 권위를 행사하는 어른이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뜻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근에는 기성세대 중 자신의 경험을 일반화해 자신보다 지위가 낮거나 나이가 어린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의미로 많이 쓰시는데 특히, 꼰대들을 대표하는 말의 사용으로는 '라떼는 이랬는데'가 전형적이라고 한다. 나도 후배 들에게 위의 말을 사용할 때가 간혹있는데 생각해보니 나도 꼰대일 때가 있긴 한 것같다. 그러나 누구나 알아야할 사실이 한 가지 있다. 어떤 세대를 막론하고 나이가 들면 언젠가는 꼰대가 될 것이고 나는 아니라고 하지만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사람 들에게 꼰대로 불리울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리즈 시절은 있었고 꼰대 세대도 한 때는 요즘 애들이었다.
그러나 부모가 되지 않고서 자식에 대한 생각과 애정을 일이라도이해할수있겠는지, 신입사원이 직장의 관리자가 되지 않고서 리더로서의 책임감과 입장, 생각과 내면 모두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겠는지는 의구심이 든다. 최근 꼰대로 살지말자, 꼰대 탈출하기 등 젊은 세대의 사고 방식을 이해하고 권위주의 탈피하자는 내용에 책이 많이 출판되고있다. 좋은 뜻으로 좀 더 젊은 감각을 가지고 직장에서 또 가정에서 깨이지 못한 구세대로 살지말자는 좋은 뜻일게다.
개인의 생각이나 가치관은 꼭 연령을 구분짓지 않더라도 각각 다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생각을 존중하고 노력해야하는 것에 있는 것이지 굳이 꼰대의 정의를 내리고 뚜렷이 구분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꼰대라고 불리우는 세대는 진짜 꽉 막히고 권위적이며 수직적인 관계를 고집하는 마인드가 있는지 스스로를 돌아보고, 만일 있다면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하고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가 왜 꼰대의 생각을 가지게 되었는지, 또 내가 갖고 있지 않은 세월의 경험을 존중하고 배우려는 자세를 가져야할 것이다. 즉, 서로를 헤아리고 융화 하려는 생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마음은 20대 못지 않고 외모도 젊어 보이고 싶은데 가는 세월은 가래로도 막지 못한다더니 벌써 중년이 되었다. 꼰대처럼 생각하지 않으려 생각하고 고민하며 노력해도 젊은 사람들에 비하면 당연히 꼰대일 수 밖에 없다. 인생이란 그런 것 같다. 나이가 들수록 내 안에 더 많은 '나'가 늘어난다는 것, 누구나 세월이 지나면 꼰대가 될것이고 꼰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자신의 뒷 세대에 비하면 꼰대라는 것, 결국 세월이 흐름에 따라 내가 속한 집단에서 요즘 것의 입장에서는 꼰대질을 지적질하고 또 꼰대가 되면 '라떼는'을 반복하며 '요즘 것' 들을 지적하는, 점점 나이를 먹어가면서 반복될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함이다.
한 신입 여직원이 헤어롤을 말고 일하고 있다. 순간 성실한 근무 태도에 맞나 하는 생각이 들어 한참을 갈등한다. 친한 여직원에게 물어보았다. 한 명은 헤어 롤은 아닌 듯하다고 말하고 다른 한명은 회사 분위기에 따라 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다른 사무실을 가니 그것도 젊은 신입 여직원도 아니고 나이도 한참 많은 경력직 여직원이 왕관만한 헤어롤을 하고 일하고 있다. 짬이 저리 높은 사람도 머리 말아올리고 일하는데 젊은 사람이야 당연하다 싶다. 이런 제길, 나는 또 꼰대짓을 했나보다.
직장에서 나는 어떤 존재인지 은근히 신경이 쓰여 여직원 한 명에게 슬쩍 물어본다.
"물어볼 말이 있는데 솔직하게 대답해 줘요, 나 꼰대인가요?
"아, 제가 생각할 때 꼰대는 아니에요. 말도 잘 통하고 그렇게 노땅처럼 행동하지도 않고 잘 어울리시니까,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분을 맞추어주려고 했는지, 진짜 꼰대가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내심 기분은 좋다. 스스로를 돌아볼 시점이다. 혹시 내 자신의 경험치를 너무 높이 평가하여 후배직원 들에게 내 생각만을 강요하는 것은 아닌지 후배들은 전혀 그리 생각하지 않는데 나 혼자 열린 마인드라고 스스로 착각에 빠져사는 것은 아닌지 나 정도면 꼰대는 아닐거야라고 자위하면서 내게 꼰대가 아니라고했던 여직원의 말을 힘껏 믿어보려고 최면을 거는 내 모습을 보니 난 꼰대맞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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