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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결 Jan 28. 2023

로맹 가리의 '벽'

프랑스 소설가 로맹 가리의 '벽'에서 말하는 인간의 단절과 회복

로맹 가리(Romain Gary, 1914~1980)는 20세기 프랑스의 유대계 소설가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조종사로 활약했고 종전 이후에는 외교관으로 활동했다. 드골 장군 밑에서 군 생활을 했으며 레종도뇌르 훈장을 받았고 그의 어머니는 아들에 대한 지극한 희생과 한신으로 유명하다. 그의 작품에는 비극과 유머, 냉소주에서 나오는 휴머 니즘에 대한 추구가 압권이며, 프랑스에서 콩쿠르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고,미국에서는 최우수 단편상을 받았다. '에밀 아자르'라는 가명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단편 ‘벽’은 단편집 '새들은 페루에가서 죽다'의 16편 중 하나로 콩트 만큼이나 짧지만 충격적인 결말을 담고 있다.


어느 빈민가에에 청년이 살고 있었는데 옆방의 여성을 남몰래 흠모하고 있었다. 한 해가 가는 12월 31일 찬 바람이 거세게 불고 몇시간만 있으면 새 해가 다가오지만 그는 돈도 없고 희망도 없는 고독과 외로움에 둘러싸인 잉여인간일 뿐이었다. 그때 옆 방에서 신음소리가 들려온다. 남녀가 격렬하게 사랑을 나누는 소리 너무 예뻐서 자신은 감히 쳐다볼 수도 없었던 그녀가..


청년은 그녀가 애인과 사랑을 나누는 줄 알고 삶의 희망을 잃고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다. 그리고 다음날 경찰은 옆 방에서도 주검을 발견한다. 알고 보니 전날 홀로 있던 그녀가 외로움을 못 이겨 극단적 선택을 했고 사인은 비소 중독이었다. 결국 청년이 들었던 소리는 죽어가는 그녀의 고통에 못이겨 몸부림치며 신음하던 소리 였던 것이다.


만약 그 오해가 발생하기 전에 청년이 그에게 용기를 내어 고백했다면 둘의 운명은 180도 달라지지 않았을까.아이러니하다. 인간은 누구나 외로움을 느낀다고 한다. 심지어 가족이 있는 사람조차도 말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하는데 말을 뒤집으면 이는 곧 외로움을 못견딘다는 이야기도 된다. 현대사회의 발달은 편리함과 문명의 이기, 부를 가져다 주었지만 사람과 사람사이의 근원적인 벽, 어쩔 수 없는 심리적 단절을 함께 가져다 주었다.


불편하고 힘든 이에 대한 단절이 가져오는 인간소외,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이기주의,  사랑보다는 물질을 택한 현실로 인한 단절,  직장 내 괴롭힘, 왕따 등 우리 삶의 단절은 셀 수 없이 많다. 누구나 모두 외롭다. 외롭지 않은 척할 뿐이다. 당신이 허물고 싶은 단절의 벽은 무엇이며 어떻게 허물것인가. 바로 우리 스스로가 해결해야할 숙제인 동시에 인간  본성인 휴머니즘에 얼마나 다가서느냐에 대한 노력이며 따뜻한 세상을 만들기위해 추구해야할 공통 목표이기도 하다.

사진 전체 출처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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