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에세이
[여행에세이] 짧고 굵게, 타이완 3박 4일 여행기
한결
1일차(2025. 9. 10.수)
대만 여행 첫날이다. 패키지 인원이 열 여섯 명이었는데 마감 며칠전 열일곱이 더해져 서른 셋이 되었다. 수학여행도 아니고 이렇게 많아도 되나 당황스러워 여행사에 전화를 넣었으나 중간 한 코스에 몇 명, 마지막 날 열 몇명이 한 코스 씩만 함께하는 거였다. 요즘은 가고싶은곳만 골라 그 코스만 참여하는 것도 있으니 나날이 여행의 방법은 발전해 가고 있다. 여행을 망칠까봐 걱정이 앞섰는데 가슴을 쓸어내린다.
오늘은 평소 보고싶었던 국립고궁박물관이다. 비가 많은 나라인데 여름 기온이라 덥지만 하늘은 맑고 날은 참 좋다. 국립고궁박물관 관람이 나의 버킷리스트 안에 포함되어 있었는데 드디어 하나의 소원을 이루었다. 국공내전에서 마오쩌뚱의 공산당에게 패한 장제스의 국민당 정부가 대만으로 건너가기 전 해인 1946년에 대만으로 운반되어, 지금에 이르렀는데 대영제국 박물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등과함께 세계 4대 박물관으로 불린다. 중국 본토에서는 볼 수 없는 국보급 보물들이다. 배로 옮겨 왔기에 큰 것 보다는 아기자기한 유물 들이 많다. 청동기 · 옥기, 서화, 도자기 등 중국 미술의 보고로 그 중 내가 보고 싶었던 것은 옥배추와 동파육인데 옥배추는 유럽으로 출장 가고 없었다. 대신 동파육과 옥배추의 동생을 만나고 왔다.
장제스 기념관이다. 다른 이름으로 대만 중정(中正)기념당이며 중정은 장제스의 본명이다. 101빌딩, 국립고궁박물관과 더불어 타이베이의 랜드마크다. 예전에는 육·해·공군 의장대가 중정 홀 내에서 교대로 보초를 서고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8회에 걸쳐 교대식을 벌였는데 3연속 집권한 민진당이 개인숭배금지와 권위주의 타파라는 이유를 내세워 지금은 광장으로 옮겨 실시한다. 이는 국민당 통치의 상징과도 같은 ‘장제스 지우기’가 핵심이다. 대만은 군생활이 4개월이라고 하고 그것도 대학을 가면 면제라고 하며 직업군인이 많다고 하는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훈련빼고 휴가 한 번 나오고 얼마 안있으면 전역인데 이런식으로 징집제도를 운영하면 하나의 중국을 부르짖는 거대한 중국을 상대로 나라를 지켜낼 수 있을까 의문점이 든다.
다음코스는 101타워 전밍대다. 101타워 전망대는 타이완의 수도 타이뻬이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89층 실내 전망대와 91층 야외 전망대에서 타이베이 시내와 야경을 360도로 감상할 수 있는데 우리는 실내전망대에서 야경을 감상했다. 이 건물은 대나무를 모티브로 만들었으며 8층마다 대나무처럼 마디를 만든 것이 특징인데 마치 탑을 쌓은 것 같은 형상이다. 대만은 지진이 많다고 하는데 이 건물의 특징은 지진이 났을 때 건물의 흔들림을 방지하기 위해 대만이 좋아하는 숫자인 8자가 겹치는 88층에 금장을 두른 무게 730톤 짜리 무게추를 설치해 흔들림을 방지한다고 한다. 세계에서 제일 빠른 것으로 2015년까지 기네스북에 오른 엘리베이터를 타고 하늘을 향해 솟구친다. 오늘의 마지막 코스다. 대만 4대 야시장중 하나인 랴오허 야시장이다. 특징은 과일은 많이 없었으며 고기 종류가 많았다.
저녁을 많이 먹었더니 배가 불러 수박주스 한 잔 마시고는 더 이상 먹으면 뱃속이 역할 것 같아서 멈추었다.
피곤이 몰려온다. 새벽에 출발한 후 밤 9시가 넘어서까지 첫날부터 강행군을 했다. 호텔에 돌아와 씻는 둥 마는 둥 침대에 눕는다. 패키지의 장점은 알아서 관광 포인트로 데려다 준다는 것이지만 일정을 반드시 소화해야하는 부담이 있다. 번갯불에 콩구워 먹듯 벌써 하루가 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