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딱 시작하기 좋은 나이가 마흔이다
내 나이 스물아홉이던 시절. 코앞으로 다가올 서른이 참 두려웠다. 그때 김해남 작가의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답하다>라는 책이 출간되었고, 그 책으로 많은 위로를 받았다. 또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라는 노래를 참 많이도 들었다.
당시에 '여자 나이'는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같다'는 등 앞자리의 나이가 '2'와 '3'은 천지 차이라는 등 주변에서도 나이로 참 불안감을 부추겼던 거 같다.
그렇다면 내 나이 서른아홉 시절은?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키우면서 내 나이 듦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내가 이십 대에 그렇게나 원하고 꿈꿨던 나만의 가정을 만들었고, 아내로서 엄마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느라 '나'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내 나이는 어느새 마흔이 지나버렸다.
얼마 전 아이가 "엄마는 꿈이 뭐예요?"라고 내게 묻는 게 아닌가.
내가 아이들에게 물었던 "꿈이 뭐니?"라는 말이 내게 되돌아올 줄이야.
남편은 돈을 벌어오고 나는 아이들을 잘 키우고, 십여 년 동안 남편과 나는 원팀으로 우리 가정은 이렇게 굴러갔다. 그런데 아이가 내게 "이제 엄마도 엄마의 인생을 살아요."라고 말하는 거 같았다.
마흔, 적지도 늦지도 않는 나이다.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고민이 다시 시작되었다.
여기에 대한 해답은 그 누구도 해줄 수가 없다. 나 스스로가 묻고, 대답해 줄 뿐이다.
김미경 대표는 내가 30대 시절, 인생의 갈림길에 선 30대 여성들에게 인생 선배로서 도전적인 해답과 충고, 위로를 선사하며 큰 인기를 끈 강사였다. <언니의 독설>이라는 책을 출간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티브이에서도 <김미경 쇼>라는 토크쇼가 생겼다. 하지만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는 법, 논문표절 의혹에 휩싸여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 지금은 꾸준함과 성실함으로 대한민국 최고의 자기 계발 강사로 활동 중이다.
유뷰브 채널에서 활발히 활동하면서 미라클 모닝, 강의, 영어공부 등 여전히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렇게 삶을 진취적으로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면 참 자극이 된다.
내 나이 마흔 하나, 내가 서른이 되기 전 심리학 책을 읽었던 것처럼, 마흔에 대한 책을 읽고 제대로 마흔을 맞이하고 싶었다. <김미경의 마흔 수업>이라는 책을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불안한 40대를 위한 심리학 책'이라고 보면 된다. 40대가 불혹이라고 하는 것은 옛말이고, 100세 시대에 40대라는 나이는 아직 절반도 지나지 않았으니 무언가를 시작하고 도전해도 전혀 늦지 않은 나이라는 것이다.
이 책 첫 장에 마흔셋의 김미경 이야기가 나온다. 그녀의 40대는 매일 불안하고 힘에 부쳤다고 한다.
24시간을 쪼개서 살며 무엇이든 도전하고 경험하고 적은 기회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며 그 과정에서 '김미경 성장 매뉴얼'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을 땐 새벽에 일어나고, 돈이 안 벌릴 때는 공부를 하며 미래를 벌고, 일단 도전을 시작하면 꾸준함을 밀어붙인다."
나도 40대에 최선을 다한다면 나만의 성장 매뉴얼을 만들 수 있겠지.
김미경 대표도 처음 방송에 출연한 건 40대 중반 때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는 김미경은 40대 후반부터 50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내가 대표작이라고 알고 있는 저서들도 대부분 쉰 전후로 썼다고 하니 마흔은 완성되는 나이가 아니라 뭐든지 되다 마는 나이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살아가는 나이가 바로 마흔이다. 그러니 나도 40대에 최선을 다한다면 나만의 성장 매뉴얼을 만들 수 있다.
40대를 충실히 살아내자.
진짜 게임은 50대에 시작된다.
그러니 40대부터 미리 공부하고 준비하고 설계해야 한다.
나이가 든다고 성장 욕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나 역시 배우고 싶고 하고 싶은 게 참 많다.
뭔가를 시작하려다가도 내 아이들에게 더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배워서 써먹지 않으면 아까울 텐데.. 등 생각이 많아져서 시작도 하지 못하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김미경 대표는 마흔에도 당당히 쓰지 않으면 나이 들수록 더 어려워진다고 말하며 40대부터는 나를 위해 당당하게 돈과 시간을 쓰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왔으니 이 정도는 쓸 자격이 충분한 사람으로 나를 포지셔닝해야 한다는 말과, 나를 위해 꿈을 꾸고, 꿈을 위해 당당히 돈을 쓰는 행위가 가족에게도 나 자신에게도 자연스러워지도록 연습해야 한다는 부분에서는 내 꿈을 위해 내가 당당해도 되겠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그 누구에게도 듣지 못했던 시작해보라고 응원해 주는 그 말이 참 감사했다.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어느새 나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꺼리게 되었다. 불편한 사람들을 만나서 대화를 하고 온 날이면 참 힘들었다. 내가 괜한 말실수를 한 건 없는지 곱씹으면서 그 자리에 나갔던 일을 후회한 적도 많았다.
김미경 대표는 행복해지기 위해, 건강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살기 위해서는 정서적 안정감이 꼭 필요하며, 아무리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아도 속얘기를 털어놓을 친구가 곁에 없으면 허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내가 너무 가족에게만 의지하고 살았던 건 아닌가?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이들과 연결되어 있었다.
새로운 사람을 사귀고 알아가는 과정이 왜 이렇게 어렵게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20대 때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참 설레고 좋았는데 나는 왜 이렇게 변했을까?
"우리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과 나누는 대화이다."
성공은 결코 나 혼자 열심히 해서 이룰 수 있는 게 아니다. 내가 벌어야 할 돈을 갖고 있는 주체도, 돈을 가진 사람과 연결해 주는 대상도, 나를 다음 단계로 밀어주는 사람도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우리는 부지런히 누군가를 만나 씨를 뿌려야 한다. 언제 싹을 틔울지 모르지만 일단 만남을 통해 나라는 씨앗을 상대방의 마음속에 심어두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 '김미경 영어'라고 검색을 해봤다. 외국인들 앞에서 영어로 자연스럽게 강의하는 모습은 내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나도 사실 영어 잘하는 게 꿈이다. 해외여행을 하고 돌아오는 날이면 언어에 대한 갈증은 커져 영어공부에 대한 엄청난 결심을 한다. 하지만 하루이틀 지나면 자연스럽게 일상으로 돌아간다. 계속 이런 반복이다.
언제까지 꿈만 꾸고 살래?
나의 멋진 50대를 꿈꾸며 돈이 아니라 가치가 시키는 일, 가슴을 뜨겁게 데우는 일을 바로 지금 시작하자!
그리고 하고 싶은 건 일단 시작해 보자!
* 안치환의 '마흔 즈음'이라는 노래를 들어봤더니 공감이 전~혀 안 된다. '칠십 즈음'이 어울릴 거 같은데?
백세 시대에서 마흔은 너무 젊다! 무엇이든 시작하기 딱 좋은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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