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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만여우 Sep 12. 2024

격동의 사춘기 K-pop으로

f(x) 날개를 펴고  - 공부의 신 ost

K-pop을 만나다.

이제 막 30이 된 친구의 이야기다.

이 친구는 k-pop을 정말 사랑한다.

K-pop을 10대 때 처음 들었을 때는 영어 자막 있는 것으로 접했는데 가사가 좋았단다.

그렇게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그러다가 단어 한 두 개씩 알게 되었고 노개 가사를 제대로 알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한국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K-pop이 좋아요?

"지금도 K-pop을 잘 들어요? 난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요즘 노래가 별로 좋지 않아요. 무슨 노래인지도 모르겠어. 무리 지어 나오니까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내가 말했다.

 "지금은 예전만큼 듣지 않아요. 예전 노래가 훨씬 좋아요. 가사말도 예쁘고 지금은 그렇지 않아서 좀 덜 듣게 돼요."

그렇게 말하니까 러시아 20대 친구가 덧붙였다.

"맞아요. 저도 옛날 노래가 더 좋아요. 요즘 노래는 저한테 안 맞아요. "

이건 뭐지?  K-pop의 위력이 예전만큼 좋지 못하다는 건데 그러면 위기가 아닐까 순간 걱정이 되었다.

옛날 노래라면 내 젊은 시절의 노래가 아니라 K-pop이 처음으로 알려지던 초창기의 노래를 말하는 거다.


사춘기를 K-pop과 보내다

말레이시아 친구가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라며 F(X)의 <날개를 펴고 노래>를 소개했다.

공부의 신 OST인데 자신의 사춘기를 함께한 노래라고 한다.

가사말이 좋단다.

지금은 힘이 들지만 나중에 좋아질 거니까 조금만 힘내라는 노래를 들으며 사춘기의 학업스트레스를 이겨냈다고 한다.

지금도 직장을 다니면서 힘들 때는 이 노래를 듣는데 그러면 사춘기를 이겨냈던 자신을 생각하게 되고 다시 힘을 얻는다고 한다.

이 노래를 듣고 가사를 보니 나도 힘이 불끈 솟았다.


그랬더니 러시아 30대인 친구가 이야기한다.

"선생님, 저는 첫 직장 다닐 때 옥상달빛 노래를 들으면서 다녔어요. 옥상 달빛 노래가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와서 옥상달빛의 노래라 저한테만 불러주면서 위로해 주는 것 같았어요.

첫 직장은 정말 힘들서 퇴근하면서는 그만둘 거야 하다가도 이 노래를 듣고 다시 힘을 얻어 출근하곤 했어요.

그렇게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고 지금은 직장을 다니는 게 재미있다고 한다.

노래를 들으니 러시아 친구가 했던 말에 무척 공감이 갔다.


노래가 주는 힘

나를 일으켜 세워주고 위로해 주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눠주는 게 노래의 힘이다.

이들의 힘든 시기를 노래로 이겨냈다는 그 맘에 공감했다.

나 또한 힘들었던 시기를 노래로 마음을 치유했었으니까.

그런 노래가 주는 힘에 우리 K-POP이 한몫했다는 게 자랑스럽고 고맙다.

그렇게 노래로 위로 받으면서 한국어를 공부하게  되었다니 이들의 한국사랑이 나에겐 더 특별하게 다가왔다.


K-pop에 대한 그들의 생각

그렇게 10여 년 전 듣기 시작한  K-pop 을지금은 최근 노래보다 옛날 노래를 더 많이 듣는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물었다.

옛날에는 가사가 이뻤다고 메시지가 있었는데 지금은 예전만큼 가사가 좋지 않고 영어말이 너무 많이 섞여 있어서 별로라고 한다. 

노래의 가사말이 안 들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인데 사람이 생각하는 건 다 똑같구나 싶었다.

여럿이 나와서 노래를 하고 퍼퍼먼스도 좋았는데 지금은 퍼퍼먼스에 치중해서 그런지 노래는 별로란다.


외국인에게 한국노래에 대해 이야기를 듣다.

같이 수업을 하다가 그들이 선택한 노래를 들었다

"선생님, 저 K-pop 좋은 노래 많이 아니까 제가 알려드릴게요."

"제가 여러분들에게 노래를 알려드려야 하는 거 같은데 오히려 제가 노래를 배우게 되네요."

우리나라 노래를 나는 외국인들의 입을 통해 듣게 되는 미묘한 순간이었다.


수업이 끝난 후 딸과 이야기를 했다.

"너 옥상달빛 알아?"

"응, 왜? 노래 좋아 예전에 많이 들었지."

" 그 외국인 친구가 오늘 노래 소개해주더라. 가사도 좋고 노래가 좋네. 그렇게 좋은 노래가 있는 줄 몰랐어."

"엄마 그러니까 노래 좀 들어. 요즘 노래 안 좋다고 안 듣지 말고 요즘 노래도 좋은 노래가 얼마나 많은데. 엄마 그 편견 버리고 마음 열고 들어봐."

딸한테 한방 먹었다.

마음을 열어야 들리고 보인다. 그래야 내 것이 된다.

외국친구들은 마음 열고 듣고 보고 하면서 한국을 사랑하게 되고 한국말을 배우고 문화를 알아가고 있다.

내가 무엇이 관심 있을 때 저들처럼 그렇게 시간을 투자하고 열정을 갖고 들여다보았던가 싶다.

그들의 한국사랑이 고맙다. 그리고 뿌듯하다.

내가 부끄럽다.


외국친구들이 소개한 노래 가사

F(X)의 <날개를 펴고 노래>

나 아직 서툴지만 걱정스러운 눈빛보다 말없이 날 포근히 안아주면 좋겠어

나 조금 힘들지만 아픔은 잠시뿐

아직 많은 날이 이루고픈 꿈이 나를 다시 일어서게 해

날개를 펴고 저 하늘 위로 훨훨 날아가

눈물은 안녕 상처도 안녕

이젠 울지 않아 날개를 펴고 세상을 향해 힘껏 외쳐봐 더 이상 난

어제의 내가 아냐 너와 함께라면 나 때로는 지쳐도 포기할 순 없어

이제 시작이야 나를 지켜봐 줘 두려워마 자 이젠 날개를 펴고

저 하늘 위로 훨훨 날아가 눈물은 안녕 상처도 안녕 이젠 울지 않아

날개를 펴고 세상을 향해 힘껏 외쳐봐

더 이상 난 어제의 내가 아냐 너와 함께라면 Oh Yo

이제 눈물들은 Bye Bye Bye 이겨 낼 수 있어 I don't cry

하늘을 날아가는 새들처럼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처럼

보석보다 값진건 내 꿈 내 꿈 미래 희망 믿음

어떤 시련이 와도 I don't care 환하게 웃는 거야 It's Okay

후회여 나를 위해서 내 전부를 다 걸고 그날을 위해서

날개를 펴고 저 하늘 위로 훨훨 날아가

눈물은 안녕 상처도 안녕 이젠 울지 않아 

날개를 펴고 세상을 향해 힘껏 외쳐봐 더 이상 난 어제의

내가 아냐 너와 함께 라면 이렇게 난 웃을 수가 있어

너와 함께 라면


옥상달빛 <수고했어, 오늘도>

세상 사람들 모두 정답을 알긴 할까 힘든 일은 왜 한 번에 일어날까

나에게 실망한 하루 눈물이 보이기 싫어  밤하늘만 바라봐

작게 열어둔 문틈 사이로 슬픔보다 더 큰 외로움이 다가와 더 날

수고했어 오늘도 (수고했어)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

빛이 있다고 분명 있다고 믿었던 길마저 흐릿해져 점점 더 날

수고했어 오늘도 (수고했어)

아무도 너의 슬픔에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수고했어 

수고했어 오늘도 수고했어 오늘도 (수고했어)

아무도 너의 슬픔 관심 없대도 난 늘 응원해, 수고했어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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