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관, 임신, 그리고 출산까지의 기록 (10)
@임신 10주 차
원래 출근 전 시간으로 예약을 해서 진료를 보는데 이 날은 이른 시간 예약이 다 되어 있어서 점심시간에 얼른 갔다 오게 되었다. 병원에서 남편과 만나 진료실로 고고! 약간은 긴장된 상태로 자리에 앉은 우리 앞에 원장님은 니프티 검사 결과지를 열어 보여주셨다.
아, 참고로 이야기하자면 니프티 검사를 통해 자녀의 성별도 알 수가 있다. 보통은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고, 또 내 친구의 이야기를 듣자니 엄청 늦게 알려주셨다고 하는데 우리는 시험관과 노산인 덕분에(?) 성별을 미리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단 검사 결과지에 크게 적혀있는 "Low Risk"!! 너무나 다행으로 검사 결과 문제가 없었다. 큰 산을 하나 넘은 기분? 물론 확정검사가 아닌 선별검사라서 100%는 아니지만 높은 확률로 문제가 없다는 의미이니 얼마나 다행인가? 그리고 "Low Risk"라는 글자 옆에는 포스트잇이 하나 붙여져 있었는데, 나는 바로 그것이 성별임을 알 수 있었다. 원장님이 일부러 처음부터 안 보이도록 가려두셨던 것!
원장님이 '성별 바로 알려드릴까요~?' 웃으시며 여쭤보셨는데 남편은 의외로 나중에 보겠다며 대답을 했다. 그리고 나는...? 나는 사실 포스트잇을 보자마자 희미하게 비치는 글자를 바로 알아봤다! 그래서 '저는 이미 비친 글자를 통해 봐 버렸다'며 고백해 버렸다. 원장님께서는 웃으시며 나머지 검사 결과들을 설명해 주신 후에 포스트잇에 성별을 다시 적어주시겠다고 하시고는 결과지를 뒤집어 폴더에 다시 넣어주셨다.
뒤이어 본 초음파에서 금명이는 팔다리를 열심히 움직이며 잘 놀고 있었다. 결과도 정상이요 아기도 잘 놀고 있는 모습을 보니 정말 속이 시원해졌다. 그리고 이 날이 난임병원에서의 마지막 날. 원장님은 정성스럽게 써 주신 카드와 너무나도 귀여운 아기 양말, 그리고 그전까지 보여주셨던 초음파 사진들을 모은 작은 사진첩을 선물로 주시며 졸업을 축하해 주셨다. 아직 냉동된 배아가 있으므로 둘째 낳으러 또 오라는 덕담(?)과 함께!
점심시간 동안 병원에 온 나였기에 진료가 끝난 후 결과지와 선물을 바리바리 들고 회사로 복귀하기 전 남편과 간단하게 점심을 먹으러 갔다. 음식이 나오기 기다리면서 소소하게 남편에게 성별 공개! 원장님께서 포스트잇에 '공주님'이라고 써주셔서 굳이 종이를 들춰볼 필요 없이 남편에게 보여줬다. 너무나 딸이길 원했던 남편은 그 이후부터 아주 얼굴이 ^o^ 모드가 되어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그리고 남편에게 왜 진료 볼 때 성별을 바로 보지 않았냐고 물으니 울 것 같아서 그랬다고 한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대답. 역시 우리 남편은 F였어...
그리고 개인적으로 자매인 데다가 친척들 중에도 여자친척이 대부분이라 아들이면 어떻게 키워야 하나 고민이 많을 것 같았기에 딸이라는 소식은 나에게도 희소식이었다. 물론 아들이건 딸이건 건강하게 태어나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