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소스를 모아서 평가관에게 보낼 편지를 꾸며봅시다
지금까지 UX 포트폴리오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한 잔소리들 듣느라 고생 많았어요. 원래 몸에 좋은 약이 입에도 쓰다고 하잖아요? 제 부족한 문장력 때문에 읽기 어려운 글을 더 재미없게 만들었다면 미안합니다.
아무래도 실제 디자인 작업 자체는 이미 여러분이 수년간 준비해온 과정이니만큼 크게 다루지는 않고 쉽게 빠질 수 있는 함정 몇 가지 정도만 짚고 넘어갔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은 UX 디자이너들이 가장 부족한 생각하는 방법에 대한 부분만 적다 보니 아무래도 마지막엔 급히 마무리한 느낌이 있긴 하네요.
어찌 되었든 차근히 과정을 이해하고 따라온 친구들은 이제 평가관에게 내밀만한 프로젝트를 최소 하나 정도는 만들 수 있을 거예요. 축하해요. 여태까지 글에서 농담 삼아 축하한다고 썼던 그 의미 말고 진심으로 말이에요.
마지막 포트폴리오 집에 담을 때는 평가관이 어느 정도 내용을 빠르게 인지할 수 있되, 하지만 너무 늘어지거나 무의미한 장표가 생기지 않도록 조절하는 편이 좋습니다. 아마 요약하면 이런 순서가 될 거 같아요.
1. 표지 (1P) / 내가 하려는 주제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어느 기간 동안, 개인인지 팀플인지 등 개요 소개
2. 데스크 리서치 (1P) / 접근하는 주제에 대한 핵심 문제 정의
3. 어피니티 다이어그램 (1P) / 문제를 해결 가능한 대안 도출 및 세부 인사이트 도출
4. 퍼소나 / 고객 여정 지도 (1P) / 누가 어떻게 이용할지에 대한 전략 고도화
5. IA / Wireframe (1P) / 기능 설계
6. 디자인 결과물 (5~7P) / UI 디자인 결과물
이렇게 되면 보통 10~12장 정도의 구성으로 한 프로젝트가 마무리될 거예요. 이 정도 구성이면 지나치게 늘어지지도, 그렇다고 맥락을 심하게 요약해서 개연성이 무너질 걱정이 없을 정도의 구성이 될 겁니다.
혹시 지원 기업에 따라서는 이보다 더 축약을 요구할 때도 있으니 그때는 시의 적절하게 대응하도록 해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한 포트폴리오 집에는 지금 우리가 함께한 UX 프로젝트가 2~3개 정도는 들어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그 뒤에는 여러분이 학생 시절 또는 다른 실무를 통해 만들어둔 결과물이 있다면 요약해서 덧붙여 두어도 좋아요.
사실 UXUI 디자인은 시장 미디어에 따른 특성이 강화될 뿐이지 모든 디자인 이론은 여러분이 익히 학교에서 배워왔던 타이포, 편집, 색채학 등 기본 원리에서는 크게 벗어나지 않아요. 그렇기에 포폴 집의 앞의 2~3로는 여러분의 UX 디자이너로서의 자질을 드러냄과 동시에, 뒤에 따라오는 다른 결과물들을 통해서는 여러분의 기본기와 완성도를 드러내는 용도로도 충분히 어필해볼 만해요.
그리고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것은 여러분의 포트폴리오의 사용자는 평가관이라는 사실이에요. 이걸 기억하고 사용자에게 어떻게 사용될(보일) 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평가관만을 위한 UX도 고민을 게을리하지 않도록 하세요.
그리고 아마 지금까지의 과정은 여러분이 회사라는 스타트라인에 서기 위한 통과의례에 지나지 않을 거예요. 원하는 곳에 취업해서 실무자의 입장에서 지금을 돌아보면 앞으로 배우고 해내야 할 것들이 더 산더미일 테니 그저 재미난 추억 정도로 기억할지도 몰라요.
그러니 여러분은 앞으로도 끊임없이 연구하고 공부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몸 담고 있는 회사의 비즈니스 영역(시장)을 이해하기 위해서, 그리고 고객인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 심리학 서적이나 행동경제학 서적 같은 좋은 스승들은 언제든 여러분 곁에 있으니까요.
또 항상 '왜 그럴까?'라는 가설을 고민하고 검증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노력하세요. 그렇게만 된다면 여러분은 분명 실력 있는 UX 디자이너로 대접받고 있을 테니까요.
네, 이제 잔소리는 그만할게요.
그러니 끝으로 여러분이 이 글을 통해 좋은 곳에 취직해서 좋은 자리에 서 있다면 나중에 꼭 저도 한번 챙겨주세요. 저도 노후가 걱정되는 한 사람의 직장인이니까요.
그럼 모두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