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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iden Jun 20. 2023

나의 공황장애의 원인은... 2

늘 의사 선생님은 말씀하시지 술, 담배, 스트레스 조심하라고

사실 조직 내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나서서 멋지게 해결하고 마무리하는 건 드라마에나 나오는 일에 가깝다고 생각해요. 누군가가 나선다는 것 자체부터 그 사람이 옳다는 자만에서 출발하기도 쉬울뿐더러 확대해서는 이걸 사내 정치로까지 비화하는 경우도 흔히 보던 일이니까요. 그러니 보통은 문제가 생겨도 내 일이 아니라면 그냥 넘어가는 거죠.


하지만 짜잔, 하지만 저는 이제 제 일이 되어버렸죠?

부서의 차석이 되어버렸고, 그간 쌓인 조직 내의 갈등은 단순히 우리 부서만의 일이 아니었을뿐더러 만성 인력 부족에 관리업무부터 실무까지 해야 하죠? 글로 써 내려가니 담담할 뿐이지, 저 안에 담긴 감정 속에는 관련 있는 자들의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시작된 다양한 스트레스가 늘 저를 짓눌렀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조직의 고질병이었고, 제가 경력직으로 입사했을 때부터 드러나 있던 일이기도 합니다. 그때는 제가 뭐 장을 달고 있던 것도 아니지만 이런 쓸데없는 소모전에 휘말린 건 그저 일을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 그것 하나뿐이었어요.


담당한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고집 피우는 사람에게는 설득하며 간청하며 중재를 해야 했고, 자기 일을 방기 하는 사람에게는 때로는 목마른 놈이 우물 파듯 얼른 제가 처리해서 진행시키기도 하고, 저뿐만 아니라 인발브 된 인원들의 관계 조율까지 정신없었던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 아침에 일어날 땐 가슴이 뜨거울 정도로 흉통이 느껴지며 숨을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날들의 연속이었죠. 그렇지만 이제는 몇 알의 알약이 가져다준 여유와.. 현대의학 만세다! 그리고 이제 정당한 명분인 장이라는 직급도 손에 쥐고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원래 판을 깔아줘도 놀지 못하는 건 그냥 능력이 없는 거라고 했던가요. 적어도 병이라는 빌미로 의지가 없었을 뿐이지 능력이 없다고 생각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렇기에 이번엔 조금은 더 많은 일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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