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을 함께 했던 동생이자 자식이자 친구를 잃고,
지금으로부터 7년 전,
갑자기 집에 돌아왔을 때 용이의 몸이 피가 안 통하는 것처럼 몸이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그리고 잔뜩 겁을 먹고 평소와 다른 모습에 너무 놀라 당황을 했다.
택시를 타고 야간 진료를 하는 병원을 가서 검사를 한 결과 폐수종 진단을 받았다. 폐에 물이 찼으며 심장병 약을 평생 먹어야 하고 이뇨 작용 때문에 오줌을 많이 눌 수 있다며, 약을 처방받았다.
건강하게 잘 지내왔는데 이런 결과 자체가 나에게는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택시를 타고 가면서 엉엉 울었다. 택시 기사님이 본인도 강아지를 키워서 이해한다며 위로해주었다.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콧물 범벅이 된 채로 용이를 껴안고 있었다.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고 반신 반의 한 채로 심장병 약을 3일 정도 먹이면서 경과를 지켜봤다.
너무 운 탓에 눈이 퉁퉁 부은 채로 출근을 했다. 당시 직장에서 어떤 분은 9년 키웠다는 말에 '이제는 보내줄 때가 되지 않았냐'라는 위로라는 듯한 일말의 위로도 되지 않는 말을 건넸다.
심장병 약의 성분상 다른 장기 손상 우려와 평생을 먹여야 한다는 무언가의 중압감 때문에 모든 게 무섭게 느껴졌다. 아픈 적이 없어 별다른 약을 먹어 본 적 없는 용이에게는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지켜보다가 원래의 활기를 찾아 다시 영상판독의가 있는 조금 더 알려진 병원으로 가기 위해 친구에게 부탁을 했고, 덕분에 이동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진료를 본 결과 아무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도대체 내가 앞전에 본 진료는 어찌 된 건지 어이가 없었다. 일시적인 증상으로 잠깐 폐수종이 온 것이었는지,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오진이었는지 궁금하고 알고 싶었지만 결국 알 수 없었다.
처음부터 병원을 제대로 갔어야 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좋은결과에 걱정했던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증상이 있기 하루 전, 내가 크게 혼낸 적이 있었는데 혹여나 그것 때문에 잠깐 쇼크가 온 것은 아닌지 자책하게 되었다.
내 심기가 불편했던 탓에 말을 안 듣는 행동을 과하게 교정하려고 했었다. 혼내려고 가만히 있으라고 할 때면 잠시도 안 있어 슬금슬금 움직이는 것이 자꾸 말을 더 안 듣는 것 같아 괜스레 화가 더 났었다. '오냐오냐 해줬더니 혼내도 겁내지 않는구나' 하고 베란다에서 반성해라며 문을 닫고 있었다. 한 시간쯤 뒤가 돼서야 문을 열어줬고, 기가 죽은 채로 나오며 이름을 부르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였다.
설사 자기를 해하려는 인간일지라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인이라면 강아지들은 꼬리를 흔든다.
그야말로 '주인 바라기'인 순수한 생명체
내 훈련 방식이 잘못됨을 반성하고 감정적으로 굴지 않으려고 했다. 나에게는 엄청난 슬픔이었기에 이제는 혼내지 말자고 생각한 큰 계기가 되었다.
이전에는 훈육이 필요할 때면 신문지를 돌돌 말아서 몽둥이처럼 바닥을 쳐서 혼내기도 하고, 코를 살짝씩 튕기기도 했지만 사실 워낙 순박하면서도 별나기도 한 성격이라 혼내는 것만으로 결코 쉽게 기죽지 않는 강아지였다. 그렇다고 별다른 문제도, 반항도 하지 않는 그냥 너무나 착하고 활발한 사랑스러운 강아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