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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군 Sep 21. 2022

나의 첫 펫로스 증후군 - 2

16년을 함께 했던 동생이자 자식이자 친구를 잃고,



지금으로부터 7년 전,


갑자기 집에 돌아왔을 때 용이의 몸이 피가 안 통하는 것처럼 몸이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그리고 잔뜩 겁을 먹고 평소와 다른 모습에 너무 놀라 당황을 했다.

택시를 타고 야간 진료를 하는 병원을 가서 검사를 한 결과 폐수종 진단을 받았다. 폐에 물이 찼으며 심장병 약을 평생 먹어야 하고 이뇨 작용 때문에 오줌을 많이 눌 수 있다며, 약을 처방받았다.

건강하게 잘 지내왔는데 이런 결과 자체가 나에게는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택시를 타고 가면서 엉엉 울었다. 택시 기사님이 본인도 강아지를 키워서 이해한다며 위로해주었다.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고 콧물 범벅이 된 채로 용이를 껴안고 있었다.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고 반신 반의 한 채로 심장병 약을 3일 정도 먹이면서 경과를 지켜봤다.

너무  탓에 눈이 퉁퉁 부은 채로 출근을 했다. 당시 직장에서 어떤 분은 9 키웠다는 말에 '이제는 보내줄 때가 되지 않았냐'라는 위로라는 듯한 일말의 위로도 되지 않는 말을 건넸다.


심장병 약의 성분상 다른 장기 손상 우려와 평생을 먹여야 한다는 무언가의 중압감 때문에 모든 게 무섭게 느껴졌다. 아픈 적이 없어 별다른 약을 먹어 본 적 없는 용이에게는 너무 가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지켜보다가 원래의 활기를 찾아 다시 영상판독의가 있는 조금 더 알려진 병원으로 가기 위해 친구에게 부탁을 했고, 덕분에 이동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진료를 본 결과 아무 이상이 없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도대체 내가 앞전에 본 진료는 어찌 된 건지 어이가 없었다. 일시적인 증상으로 잠깐 폐수종이 온 것이었는지,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오진이었는지 궁금하고 알고 싶었지만 결국 알 수 없었다.

처음부터 병원을 제대로 갔어야 했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좋은결과에 걱정했던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리고 증상이 있기 하루 전, 내가 크게 혼낸 적이 있었는데 혹여나 그것 때문에 잠깐 쇼크가 온 것은 아닌지 자책하게 되었다.

내 심기가 불편했던 탓에 말을 안 듣는 행동을 과하게 교정하려고 했었다. 혼내려고 가만히 있으라고 할 때면 잠시도 안 있어 슬금슬금 움직이는 것이 자꾸 말을 더 안 듣는 것 같아 괜스레 화가 더  났었다. '오냐오냐 해줬더니 혼내도 겁내지 않는구나' 하고 베란다에서 반성해라며 문을 닫고 있었다. 한 시간쯤 뒤가 돼서야 문을 열어줬고, 기가 죽은 채로 나오며 이름을 부르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꼬리를 흔드는 강아지였다.


설사 자기를 해하려는 인간일지라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인이라면 강아지들은 꼬리를 흔든다.


그야말로 '주인 바라기'인 순수한 생명체


내 훈련 방식이 잘못됨을 반성하고 감정적으로 굴지 않으려고 했다. 나에게는 엄청난 슬픔이었기에 이제는 혼내지 말자고 생각한 큰 계기가 되었다.

이전에는 훈육이 필요할 때면 신문지를 돌돌 말아서 몽둥이처럼 바닥을 쳐서 혼내기도 하고, 코를 살짝씩 튕기기도 했지만 사실 워낙 순박하면서도 별나기도 한 성격이라 혼내는 것만으로 결코 쉽게 기죽지 않는 강아지였다. 그렇다고 별다른 문제도, 반항도 하지 않는 그냥 너무나 착하고 활발한 사랑스러운 강아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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