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의 최전선에 있는 떡볶이, 그리고 브랜드 캠페인
모두의 추억 속에 한 번은 등장하는 음식이 있습니다. 학교 앞 추억을 이야기하면 바로 등장하는 그 음식, '떡볶이'는 오늘날 가장 화려하게 변신하는 메뉴이기도 합니다.
떡볶이, 이제는 더 이상 '떡'하나 만으로만 이야기할 수 있는 음식이 아니게 되어버렸습니다.
사실 저는 떡볶이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닙니다. 남중남고를 나왔기에 친구들과 떡볶이를 먹었던 기억보다는 축구를 했던 기억들이 더 많은 사람입니다. 그렇기에 떡볶이를 제대로 마주했던 것은 광고공모전 동아리에서 한경기획 (청년다방) 경쟁PT에 참여했을 때가 처음인 거 같습니다.
청년다방의 떡볶이와 더불어 오늘날의 떡볶이들은 정말 화려함 그 자체였습니다. '이걸 떡볶이에 넣는다고?', '이건 부대찌개가 아닌가?' 하는 생각 역시 여러 번 들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재료나 소스가 있다면 어김없이 떡볶이 메뉴가 있었습니다. 떡볶이를 마주하면 할수록, 오늘날의 푸드 트렌드를 알고 싶다면 떡볶이 메뉴판을 보면 되겠다는 생각이 확실해졌습니다.
당시 저희 팀은 '청년다방의 브랜드 캠페인'을 주제로 기획하고 있었습니다. 경쟁PT에 같이 참여한 팀원은 지끈거리는 표정으로 '이건 세상에 없는 김치를 찾는 기분이다. 이건 떡볶이 게임이다.'라고 말할 정도였죠.
참고로 김치게임은 절대로 김치가 될 수 없을 거 같은 재료를 이야기하고, 주변 사람들이 검색해서 그 김치를 찾는다면 그 재료를 말한 당사자가 술을 마시는 게임입니다. 이제는 떡볶이도 가능할 거 같아요.
처음 우리 팀은 떡볶이의 토핑을 강조하는 브랜드 캠페인을 구상해보았으나, 점차 의문점이 들었습니다.
잠시만, 떡볶이는 왜 이렇게 화려해진 걸까?
정말 사람들은 떡볶이를 토핑 때문에 먹는 것일까?
정말 사람들은 왜 떡볶이를 먹는 것일까?
왜?
Why?라는 궁금증에 더 집중해보았습니다
가장 평범한 음식 떡볶이, 어쩌다가 이렇게 화려해진 걸까요? 계속 고민해보았습니다. 오늘날의 떡볶이 시장은 마치 냉전 시대의 군비경쟁처럼 치열했습니다. '옆 동네가 하기에 우리도 하지 않을 수 없다!'라는 경쟁심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더 매워지고, 더 자극적인 토핑들의 향연.. 어쩌면 떡볶이라는 음식은 지극히 평범하고 간단한 음식이기에 차별화를 보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 확실해 보였습니다.
이런 시점에서는 오히려, 평범한 떡볶이에 담긴 평범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것이 확실한 차별화를 가져올 것 같았습니다. 즉, '떡볶이의 본질'을 이야기하는 것이죠.
그래서 떡볶이가 사람 간의 관계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음식이라는 점을 깊게 파고들었습니다. 우리가 과연 떡볶이를 매운맛, 토핑 때문에 먹어왔던 것인지 의문을 던졌습니다.
어쩌면 떡볶이라는 음식은 새 학기 친구들과 먹고, 야자 째고 먹는 등 평범한 순간에 일상적으로 먹어왔기에 익숙했던 것이 아닐까 라는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그리고 이런 관계 형성의 가치를 아는 브랜드가 맛과 토핑으로 점철된 떡볶이 시장에서 오히려 차별화를 보일 수 있음을 설득해봤던 거 같습니다. 다행히 심사위원 분들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1) 트렌드는 꼭 화려할 필요는 없다.
2) 모두가 화려할 때 평범함,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오히려 차별화를 보여줄 수 있다.
3) 소비자가 왜 제품을 소비하는지, 필요하다면 그들의 학창 시절까지 거슬러 올라가 볼 필요가 있다.
4) 소비자와 제품 사이의 '구매 스토리텔링'을 구상해보자.
그만큼 저도 많은 걸 배웠습니다. 그리고 가장 확실한 진리 하나, '떡볶이만큼 트렌디 한 음식'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