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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 Feb 23. 2024

둘이 하나되는 날

결혼은 평행선이다

1998년 2월 15일 둘이 하나가 되는 날이다.

8개월의 만삭의 몸으로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다. 

매서운 추위가 코끝까지 시린 겨울이었지만 사람들의 따스한 마음이 결혼식을 축하해 주고 있었다.

오빠의 손을 잡고 입장하는 순간이 기억이 난다. 

아버님이 위중하여 결혼식을 미루게 되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결혼식을 올려야 된다고 하여 만삭의 몸으로 겨우 결혼식이라는 것을 하였다.

결혼생활은 행복한 순간만이 있을 줄 알았다. 

서로의 다름은 살아가면서 수없이 싸우게 되었다.

기계설계를 하는 남편은 매사에 계획적이고 세심한 성격이다. 

물건을 구입하려고 하면  사전에 알아보고 돈을 모으기 시작한다. 

여행을 위해서도 사전에 날짜가 정해지면 꼼꼼하게 일정과 식사 등 계획성 있게 해야된다.

그러는 반면에 나는 즉흥적이다. 

여행은 그냥 마음이 동요되면 떠나는 것이다. 

그런 와중에 수도 없이 싸우게 되었다.

서로가 함께 하는 시간들이 싸움으로 끝나다 보니 어떤 것도 즐겁지가 않았다. 

아이들이 자라게 되면서 이혼이라는 것도 생각하게 되었다. 

언젠가 딸과 함께 단둘이 여행을 가게 되었다. 

딸은 남편의 성격을 닮았다. 

기록하면서 사전에 계획을 세우고 있는 모습이 신랑을 보는듯했다. 

난 여행은 순간순간의 재미가 있어야지 계획대로 되면 무슨 재미가 있겠니?

라고 하자 딸은 "우린 그런 엄마의 성격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라고 한다.

그 순간 머리가 한대 맞은듯했다. 

나만 힘든 줄 알았던 결혼생활이 나로 인해 우리 가족도 힘들었다고 생각하니 내가 얼마나 무지했는지 나를 되돌아보게 했다.

글을 쓰게 되면서 나를 알아가게 되었고 이제는 상대방의 마음도 조금은 헤아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결혼은 평행선이다. 

언젠가부터는 서로 내려놓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러려니 하고 있는 순간들도 있다.

나에게 결혼생활은 마치 눈보라가 치는 추운 겨울 날씨였다가 이제는  봄 햇살이 마음까지 편히 쉴 수 있는 보금자리이다.

눈빛만 봐도 어떤 기분인지 알아차리고 마음을 헤아려주려고 한다.

한 집안의 현명한 아내이고 싶다. 

지혜롭게 일을 처리하고 작은 것에도 서로 의논하고 행복을 위해 내가 선택한 인생을 현명하게 살아가려고 한다. 결혼을 통해서 미성숙한 인생이 조금씩 완성되고 만들어 가고 있는 중이다.

상대방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면 사랑으로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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