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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이 Nov 14. 2022

6.1.8. 손 많이 가는 수학여행, 그래도 가야한다면

  학창 시절 수학여행(숙박형 현장체험학습)을 떠올리면 친구들과 함께 여행지에서 똥폼(?)을 잡고 사진을 찍고, 베개 싸움을 하고, 밤새 진실게임을 했던 추억이 생각난다. 그 당시에는 버스를 타는 것만으로도 설레었고, 에버랜드나 롯데월드를 간다는 것은 신세계를 경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교사가 된 지금, 수학여행은 불안하고 걱정이 앞선다. 2014년 세월호 사건, 2020년 코로나 바이러스 이후에 수학여행을 간다는 것은 엄청난 용기와 준비가 필요하다.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추억을 주고 싶지만, 혹여나 학생들에게 사고가 생길까 염려가 되어 선뜻 수학여행을 추진하기가 두려워진다. 설령 학생, 학부모님의 요구로 인해 수학여행을 가게 된다면 준비해야 할 것이 엄~~청 많다.  


  이렇게 교사에게 부담을 주는 수학여행을 꼭 가야만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은 “학생들을 위한 수학여행이라면 꼭 가야 합니다.”이다. 대신에 교사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수학여행을 가기 전 학생,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하여 장소와 일정을 정한다. 이후 사전답사를 통해 장소, 숙소, 식당, 이동 경로, 비용 등 수학여행 계획을 수립한다. 수학여행 계획에 따라 수학여행을 다녀오고, 추후 평가협의회를 통해 수학여행의 만족도 조사 결과 분석, 장점, 개선점 등을 의논하며 마무리한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 중 교사는 부담감을 느낀다. 교사는 교육공동체(학생, 학부모, 교사 등)를 만족시키는 수학여행을 계획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수학여행을 계획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불만, 학부모님들의 민원, 동료 교사들의 요구를 받아들이며 만신창이가 된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천재지변, 바이러스 등으로 인해 수학여행 일정이 변경될까 봐 노심초사한다. 수학여행 중에도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까 봐 걱정하고, 갑자기 일정이 변경될 경우 합리적인 선택을 위해 두뇌를 풀가동한다. 교사 자신의 행동으로 많은 학생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에 함부로 행동할 수가 없다. 그리고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학생이 생겼을 경우, 그 죄책감은 교사를 궁지에 몰아넣을 수 있다.  


  수학여행 담당 교사의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역할을 분배해야 한다. 교육청은 수학여행에 필요한 정보(숙박, 교통, 식당, 장소 등)를 교사에게 배부하여 수학여행 계획을 수립하는데 도움을 주어야 한다. 또한 학교에 찾아와서 수학여행 사전 안전교육(이동수단에 대한 안전규칙, 숙박시설 비상구 탈출방법, 화재 시 대피요령, 지진 대피요령, 야외활동 시 유의사항 등)을 실시하고, 수학여행 안전 도우미를 지원하여야 한다. 학부모님은 학부모 대표단을 통해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하여 학교에 제출하고, 사전답사 및 사후 평가회에 참석하여 학부모님의 의견을 제시하여야 한다. 이때, 학부모 개인의 의견을 제시하기보단 전체 학부모의 의견을 제시하고, 교사 개인의 잘못을 추궁하기보단 상황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개선점을 제시해야 한다. 관리자(교감, 교장)는 돌발상황에서 교사의 판단을 존중하고, 행정업무를 지원해 주어야 한다. 이 외에도 교사의 부담감을 줄여줄 수 있는 방안은 많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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