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난 크리스털 잔처럼 눈부시게 빛나던 우리 사랑이 깨질까 두려워했다
그때
서로에게 사랑이 아름답다고 속삭이던 그때
난 이 찬란한 사랑이 변치 않도록 지키리라 맹세했었다.
그때의 난
크리스털 잔처럼 눈부시게 빛나던
우리 사랑이 깨질까 두려워
조심조심 다루며
우리 사랑이 변치 않게 지켜 나가려 했었다.
지금의 난
시간이 한참 흘러버린
지금의 난
우리 사랑이 빛을 잃어버렸다고
서로가 서로에게 탓하고 있는
내가 되어버린
지금의 난
지금껏 간직해온 우리 사랑의 조각을 맞추다가
갑자기 내 사랑의 정체를 알아 버렸다.
우리가 잃은 게 있듯
우리가 얻은 것도 있다는 걸
난 알 수 있었다.
크리스털 잔처럼 더이상 빛나진 않았지만
나무 잔의 따뜻함과
쉽게 깨어지지 않는 나무 잔만의 고유함이
너와 나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고 있었다는 것을
난 알 수 있었다.
넌 내게 사랑은 항상 변한다고 말했지만
지금 보니
우리 사랑은 늘 그 형체를 드러내지 않았고
이곳저곳
너와 나의 사이에서 불쑥불쑥
아무 때나 혹은 늘
설레는 사랑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 '변함'이 바로 '불변'이라는 걸
우리의 사랑이 변했다 생각 했지만
그건 변한 게 아니라는 걸
이제서야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언제나 널 향한 내 사랑은 '불변'이었다는 걸
널 본 그 순간부터
널 사랑하게 된 그 순간부터
우리가 첫 키스를 한 그 순간부터
지금껏 널 향한 내 사랑은
변함없었다는 걸
내가 지금 알아버린 우리 사랑을
오늘 네게 속삭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