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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뜬밤 Feb 17. 2024

스포츠기자 하는 일②

취재 - 현장에서

취재거리는 모두 '현장'에서 나온다. 경찰이 '사건 현장'부터 찾는 이유와 같다.


현장에서 나오지 않은 기사는 '이슈 몰이' 기사인데, 이런 기사가 많아져서 기자가 '기레기'라고 불리게 됐다. 현장을 나가지 않는 기자는, 즉 발로 뛰어서 취재하지 않는 기자는 '기레기'가 맞다. 회사 내에서도 정기자 취급을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현장'을 나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기자마다 스타일이 달라 콕 집어 이렇게 해야 한다라고 할 수 없다.


정규리그 경기 현장을 예로 들겠다.

1. 경기 홈/원정팀 감독 인터뷰가 있다. 궁금했던 점을 질문하고 답변을 기사화한다.

2. 경기가 시작되면 경기 발생 상황을 기사화한다.

3. 경기가 끝나면 종합 상보를 쓴다.

4. 경기 후 수훈 선수를 인터뷰해 기사화한다.

5. 경기에 대한 나름의 분석 기사를 쓴다.


그러나 이건 누구나 똑같이 하는 거다. 10명의 기자가 현장에 오면 10명 모두 이 과정을 똑같이 거친다. 보고 들은 것도 같아서 기사가 대체로 똑같다.


그렇다면 어떻게 차별화해야 하는가.


여기서부터 누가 부지런하냐의 싸움이다.

- 선배 A는 누구보다 열심히 선수들을 인터뷰한다. 한 명이라도 더 말을 걸며 그들과 안면을 트고 취재거리를 찾는다.

- 선배 B는 팔짱을 끼고 앉아서 감독 말만 들은 뒤 담배를 피우러 간다. 기사도 하루에 한 꼭지 올라온다. 그마저도 후배들 기사를 우라까이 한 기사다. 그를 보면 세상 편하게 일한다는 생각이 든다.

- 후배 C는 경기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예리하게 소재거리를 찾는다. 그의 기사는 항상 재밌고 특이한 관점으로 쓰인다.

-동기 D는 아는 것이 많다. 미리 공부를 해오는 게 티가 난다. 감독/선수에게 질문하는 퀄리티가 다르다. 그의 기사는 언제나 풍부하다.

-선배 E는 베테랑 기자인데 구단 프런트 중 높은 사람과 하염없이 수다를 떤다. 그가 수다를 떨며 노는 것 같지만 실은 취재를 하고 있는 거다. 수다 떤 내용은 정제된 언어로 기사화되어 세상에 나간다. 누구도 알아내지 못한 고급 정보가 담겨있다.


이렇듯 취재 방식은 제각각이다.


현장은 기자의 역량에 따라 기사거리가 쉴 새 없이 뽑혀 나오는 곳이다. 현장에 답이 있고, 보물이 있다. 남들이 눈여겨보지 않고 무심코 넘어가는 지점에 '단독'거리가 있다. 누구나 보고, 누구나 하는 걸 해서는 좋은 기자로 성장할 수 없다. 부지런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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