꼰대같은 이야기지만 취재를 깊게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후배에게 이걸 조금 더 취재해보라 시키면 힘들다고, 못한다고 관두고 나가는 사례가 속출한다.이젠 놀랍지도, 바라지도 않는다.
스포츠매체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험난한 필드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체력'이 된다고 선호하는데 필자가 보아온 그간의 기자들을 보면 '체력' 보다는 '끈기'와 '근성' 있는 자가 살아남는다. 여기자들이 이 경우 남기자들보다 더 훌륭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스포츠기자에 적합한 자질, 적성은 무엇일까.
1. 끝까지 물고 늘어질 줄 아는 사람
2.거절 당하는 걸 두려워 하지 않는 사람
3.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할 때 희열을 느끼는 사람
이 3가지만 잘 지켜도 스포츠기자 중 최고 자리에 오를 수 있다고 본다.
구조적 문제
첨언하면, 취재를 깊게 하지 않으려는 데는 간단한 이슈성 기사만으로도 쉽게 조회수를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발로 뛴 기사는 솔직히 말해 이슈성 기사에 쉽게 묻힌다. 허탈감이 이만저만 아니다. 대형 특종, 단독이 아닌 이상 촘촘하게 취재해 정성을 들인 기사는 관계자들에 호평은 받을지언정, 뉴스 소비자인 국민들에겐 빛을 못 본다.
그럼에도 기자로서 최소한의 자존심이 있다면 발로 뛴 땀냄새가 나는 기사를 쓰고 싶어질거다. 예전에는 정말 발로 뛰어야 했다. 이제는 전화나 카톡으로 쉽게 취재할 수 있다. 그런데 그마저도 더 안 하는 현실이다.
후배들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 인터넷 매체의 경우는 발제를 안 한다더라. 대신 그날 이슈를 쓰고, 기사량을 채운다더라. 그런 구조 탓에 쓰고 싶은 심도 깊은 기사를 쓸 처지가 못 된다며 하소연을 했다. 다들 인서울 4년제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들인데 기사 찍어내는 공장 노동자로 소비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스포츠기자가 기레기 오명을 벗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