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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호 Jul 01. 2024

[2024 독후기록 42] 이슈한국사

박태균 교수님의 현대사 10가지 쟁점

[이슈 한국사]

박태균, 창비, 2015년 6월, 볼륨 285쪽.



좀 오랜 된 책입니다.  9년前에 나왔네요.  ‘둘만 모여도 의견이 갈리는 현대사 쟁점’ 10가지 속살을 살펴본 책입니다.  6월 22일과 29일 두 번에 걸쳐 조수진 변호사와 유시민 작가가 진행하는 <알릴레오 북스 시즌5>에서 다룬 책입니다.  방송 들으며 거의 同타임으로 읽었습니다.


박태균 님은 1966년生으로 서울대 사학과를 나와 현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로 재직中입니다.  현대사 전공.  책은 2014년 CBS라디오에서 토요일 아침 6시 <박태균의 한국사> 방송에서 강의한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역사는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분야잖아요.  다른 분야와는 달리 독자분들께서 많은 다른 의견도 가지고 있고요.  특히 진행 중인 현대사 이슈는 민감한 사안이라 자칫 논란의 중심에 설 수 있어, 잘 다루려 하지 않는 분야인 듯합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우리 현대사의 이슈 열 가지를 이야기합니다.  독도, 과거사 망언, 영토, 식민지 근대화론, 혈맹의 미국, 정전협정, 베트남전쟁, 경제성장, 516, 햇볕정책.


책을 쓴 동기를 서문에서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역사는 흔히 말하는 암기과목이 아니라 이해하는 과목이다.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여기서 핵심은 ‘제대로’입니다.  “한국의 역사는 神話로 둘러싸여 있다. 여기서 신화는 정치화된 신화이며, 이것이 모든 역사 해석을 독점하고 있다. 이러한 신화가 역사 이해에 대한 객관적 이해를 가로막고 있다”면서, 제대로 된 이해를 위해 이 책을 쓰신 걸로 이해됩니다.


열 가지 주제 중, 일본이 우리나라의 근대화에 혁혁한 공헌을 했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해 냉철하게 분석하시는데요.  식민지 근대화론은 제국주의 국가의 피지배 국가에 대한 착취논리임을 명확히 이야기합니다.  ‘개척(EXPLOITATION)’이라는 단어에는 두 가지 의미가 함께 들어 있답니다.  하나는 자기 이익을 위해서 남을 이용한다는 ‘수탈’의 의미, 다른 하나는 ‘개발’의 의미라는데, 식민지 근대화론은 개발 쪽만 부각한 거라면서요.  미국의 서부 개척시절, 인디언들을 학살하고 삶의 터전에서 내쫓았던 게 미국인의 입장에서는 개척이지만, 인디언 입장에서는 착취라고 예를 들어 설명합니다.  직전 읽었던 황석영 님의 [철도원 삼대]에서 철도의 의미가 근대화와 수탈의 상징 이었음을 떠올리게 됩니다.


혈맹인 미국과 이승만 정부 때부터 불편한 관계였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었는데요.  특히 두 차례에 걸쳐 미국이 이승만을 제거하려는 계획을 세웠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혈맹일지라도 자국의 이익에 저해된다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네요.

DJ정부 시절 대북정책인 ‘햇볕정책’의 始原이 박정희 정부 때라는 점 도 새롭네요.


베트남전쟁과 국군 파병에 대한 문제는 국가 안보와 전쟁특수 문제를 다루는데요.  특히 오랫동안 묻혀 있던 고엽제 피해장병에 대한 충분한 예우와 보상, 베트남에서 벌어졌던 민간인 학살에 대한 문제 해결(사과 및 보상)이 필요함을 이야기하십니다.  일제에게 수 없이 당하고도 그들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하고 있는 우리 입장에서, 일본과 똑같은 나라가 되어선 안 되겠죠.


저자께서는 두 가지 바람을 방송에 나와 이야기하시는데요. 첫째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하는 사람이 더 이상 없었으면 하는 바람과, 둘째, 월남전 파병이 우리에게 경제개발을 진행할 경제적 富를 가져왔다는 부분만 강조하는 역사 서술은 지양되었으면 한다는 입장을 밝히시네요.


이 책의 특이한 점은 역사적 사실과 선언문, 조약문, 담화문, UN결의안, 편지 등을 필요한 부분만 인용해 설명하는 방식에 그치지 않고, 중간중간에 이들 문서 전체 혹은 부분 인용을 통해 독자 스스로가 읽어보고 생각할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역사를 좋아하시는 분, 현재 우리가 당면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들의 원인과 출발이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일독을 추천합니다.


올해 42번째 책읽기


#이슈한국사  #박태균  #독후기록  #독도  #과거사망언  #식민지근대화론

#혈맹미국  #정전협정  #베트남전쟁  #정치화된신화  #햇볕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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