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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민호 Jul 17. 2024

[2024  독후기록 47]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

김누리 교수님의 한국 교육혁명 제언.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

김누리, 해냄, 2024년 3월, 볼륨 334쪽.



얼마 전 오연호 대표님 강의와 책을 읽고 글을 올렸더니, 어떤 분께서 김누리 교수님 책을 추천하셨습니다.  대한민국 교육이 문제가 많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었습니다만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그 배경은 무엇인지, 해법은 어떠한지가 궁금했었거든요.  읽어보니 100%는 아니지만 많은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김누리 교수님은 1960년생으로 석사까지는 국내에서. 박사는 독일 브레멘대학에서 공부하셨네요.  독일에 8년간 체류.  JTBC <차이 나는 클래스> 강의를 통해 널리 알려지신 분입니다.  중앙대 독문과와 동 대학원 독일유럽학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우리 교육의 심각성과 교육혁명의 필요성을 알리고,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계십니다.  이번 책은 2019년부터 지금까지 말씀해 온 강의내용을 정리해 발간한 강의록이라 보시면 됩니다.


서명인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는 테오도르 아도르노(독일의 사회학자, 철학자)의 말에서 차용해 오셨네요. 이 문장은 독일 교육개혁의 모토이기도 합니다.  독일에서 공부하신 분이라  독일과 유럽 이야기가 주류를 이룹니다.  베트남전쟁의 참상으로 인해 유럽에서 촉발된 ‘68 혁명’과 나치의 만행을 극복하고 새로운 독일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1970년부터 새로운 교육혁명을 통해, 지금의 사회개혁으로까지 연결되었음을 말하십니다.


책은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한 번도 교육다운 교육을 한 적이 없다”는 도발적인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갈등이 심한 나라, 타인에 대한 관용도가 가장 낮은 나라, 학생(아이)들이 불행한 나라, 공부만 잘하면 모든 게 용서되는 교실이 있는 나라가 된 가장 큰 원인은 경쟁교육이라 지적합니다.  우리는 경쟁이 자연스럽고 긍정적이며 불가피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런데 이러한 생각이 잘못이라 지적합니다.  경쟁, 능력주의, 공정 이데올로기는 한국인의 의식을 지배하는 3각의 이데올로기로, 이것들이야말로 '야만의 트라이앵글'이라 말씀하십니다.  당연히 극복되어야 할 것들이라고요.  경쟁교육은 야만이며, 능력주의는 폭군이고, 공정은 정의의 덫 이라면서 이러한 한국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독일 사례를 벤치마킹해 제시합니다.

독일에서 민주시민 교육의 목표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권력의 억압에 저항하는 능력.  둘째, 사회적 불의에 분노하는 능력.  셋째, 약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능력.  이 세 가지 능력을 갖춘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게 교육의 목표라는 거죠.

우리 교육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주장합니다.  교육원리에서는 능력주의에서 존엄주의로, 교육목표는 인적자원이라는 관점에서 민주시민의 양성으로, 교육방식은 수직형 인간에서 모든 사람을 존중하는 행복한 수평형 인간으로, 교육 효과 차원에서는 불행감에서 행복감으로의 전환을 말씀하시네요.

이러한 교육혁명은 학생, 교사, 학부모가 주체가 되어 주체적으로 스스로의 자기 혁명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2016년 촛불혁명이라는 민주적 절차로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루어 낸 것처럼, 교육혁명에도 촛불혁명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저는 대학원을 나와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아들만 한 명 있습니다.  이미 다 커버렸죠. 아파트 같은 라인에 사는 학생들을 자주 만나는데요.  초등학생에서부터 고등학생에 이르기까지 늦은 밤까지 학원에 다녀와 파김치가 된 모습을 자주 목격합니다.  특히나 광주의 대치동이라 불리는 학원가가 몰려있는 곳에 살다 보니 학원 끝날 시간에 자녀들을 데리러 온 차들로 교통대란이 일어나기도 하는데요.  10%의 승자를 위해 나머지 90%를 포함한 모든 학생들이  입시지옥경쟁을 벌어야 하는 작금의 상황은 분명 바뀌어야 할 대상입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우리나라 교육혁명을 위해 반드시 세 가지를 폐지해야 한다 주장하시는데요.  첫째는 대학입학시험을 폐지하는 것, 둘째, 대학서열을 폐지하는 것, 마지막으로 대학등록금을 폐지하자 주장하십니다.  코로나사태로 인해 원격강의로 대체되고, 부실한 강의 등으로 제기되었던 등록금 반환운동이나 반값 등록금운동은 문제의 출발이 잘못된 것이라며, 10대 경제강국에 들어선 현재 헌법에서 보장한 교육받을 권리를 실현하기 위해서라도 대학 무상교육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주장에 공감합니다.


교수님의 주장은 사실 파격적입니다.  이 글이 또 좌파 책이냐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지만,  헬조선으로 불리는 교육분야를 미래지향적이고 행복한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가죽을 벗겨내고 뿌리째 뽑아내는 혁명이 있어야 가능할 거니, 지나친 주장은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노예해방, 여성참정권 등이 그러했듯, 혁명은 주체 스스로가 추동하는 자기 혁명이라는 점, 유념하시게요.


올해 47번째 책읽기.


#김누리  #경쟁교육은야만이다  #독후기록  #야만의트라이앵글  #교육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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