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게 맨발이라니요?
날짜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2017년 5월 어느 토요일날 나는 대학원 수업을 듣고 있었다.
그 당시 나는 참 바쁘게 살고 있었다.
세 아이의 엄마로, 고등학교 교사로,
거기다 뇌교육이라는 새로운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원을 다니고 있었다.
몇년째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몸에 쌓여 내 정수리에서 머리카락이 점점 없어지고 있었다.
그날도 내 머리의 탈모상태는 참 심각한 상태였다.
원래도 머리숱이 적은 편이었는데 수년간 빠진 머리로 정수리가 하얗게 드러난 상태였다.
친정 엄마, 남편 등 주변 사람들이 걱정되어 가발도 사주었지만
그 가발을 매일 쓰는 것도 귀찮아서 그냥 모자를 쓰면서 살고 있었다.
내 머리 상태를 심각하게 바라보던 임 교수님께서 나에게 맨발걷기를 추천해주셨다.
교수님을 믿고 100일만 걸어보라고 하셨다.
교수님께서 나에게 알려주신 탈모탈피 대책은 다음과 같다.
그 당시 나는 내 발을 사랑하지 못했다. 발에 대한 컴플랙스가 심해 여름에도 꼭 양말을 신고 다녔다.
무지 외반증이 심해서 툭 불거져나온 엄지발가락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이 부끄럽고 참 싫었다.
그런데 맨발이라니...
나의 뇌에서 아주 강하게 교수님 말을 밀어내는 소리가 들렸다.
그날은 한 귀로 듣고 흘려보냈다.
나는 한동안 맨발걷기를 잊고 있었다.
어쩌다 생각이 나면 남몰래 한 두번 흙을 밟는 것으로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러다가 시골집 배추밭에서 우연히 맨발 걷기를 하는데
40분 정도 걸으니 눈이 밝아지고
속에서 계속 트림이 나면서 소화가 잘되고 속이 편해졌다.
이 날 맨발걷기에 대한 강렬한 느낌으로
나는 맨발걷기를 꾸준히 해보기로 다짐했다.
교수님 말씀대로 먼저 맨발 100일에 도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