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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들 Oct 14. 2022

어쩌다 맨발걷기(1)

-부끄럽게 맨발이라니요?

날짜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2017년 5월 어느 토요일날 나는 대학원 수업을 듣고 있었다.  

그 당시 나는 참 바쁘게 살고 있었다. 

세 아이의 엄마로, 고등학교 교사로, 

거기다 뇌교육이라는 새로운 공부를 하기 위해 대학원을 다니고 있었다.



 몇년째 알게 모르게 스트레스가 몸에 쌓여 내 정수리에서 머리카락이 점점 없어지고 있었다. 

그날도 내 머리의 탈모상태는 참 심각한 상태였다.  

원래도 머리숱이 적은 편이었는데 수년간 빠진 머리로 정수리가 하얗게 드러난 상태였다. 

친정 엄마, 남편 등 주변 사람들이 걱정되어 가발도 사주었지만 

그 가발을 매일 쓰는 것도 귀찮아서 그냥 모자를 쓰면서 살고 있었다.



내 머리 상태를 심각하게 바라보던 임 교수님께서 나에게 맨발걷기를 추천해주셨다.

교수님을 믿고 100일만 걸어보라고 하셨다.     



교수님께서 나에게 알려주신 탈모탈피 대책은 다음과 같다. 


당신은 머리로 화기가 올라 머리가 뜨거워져서 머리카락이 빠지는 거다. 

맨발로 땅을 밟으면 

심장의 화기가 아래로 내려오고 신장의 수기운이 올라가(수승화강) 

탈모증상이 없어질 것이다. 그러니 나를 믿고 100일만 맨발로 땅을 만나라      


그 당시 나는 내 발을 사랑하지 못했다. 발에 대한 컴플랙스가 심해 여름에도 꼭 양말을 신고 다녔다.

무지 외반증이 심해서 툭 불거져나온 엄지발가락을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이 부끄럽고 참 싫었다.

그런데 맨발이라니... 

나의 뇌에서 아주 강하게 교수님 말을 밀어내는 소리가 들렸다. 

그날은 한 귀로 듣고 흘려보냈다. 



나는 한동안 맨발걷기를 잊고 있었다. 

어쩌다 생각이 나면 남몰래 한 두번 흙을 밟는 것으로 시간을 흘려보냈다.


그러다가 시골집 배추밭에서 우연히 맨발 걷기를 하는데 

40분 정도 걸으니 눈이 밝아지고

속에서 계속 트림이 나면서 소화가 잘되고 속이 편해졌다. 

이 날 맨발걷기에 대한 강렬한 느낌으로 

나는 맨발걷기를 꾸준히 해보기로 다짐했다.

교수님 말씀대로 먼저 맨발 100일에 도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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