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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들 Sep 29. 2022

하나만 흔들려도 뇌에서
우울증 회로를 촉발할 수 있다

-마음에 내리는 비에 우산이 필요할 때

1.7. 뇌의 하나만 흔들려도 뇌 안에서 우울증 회로를 촉발할 수 있다

진화를 거치면서 우리의 피질은 폭풍 성장을 했고 피질 밑 오래된 뇌 영역과도 수많은 연결을 형성했다. 이러한 풍성한 연결이 뇌 회로 하나만 흔들려도 전체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뇌 분비 시스템에 생긴 작은 문제가 사람의 판단에 착오를 일으킬 수 있다. 뇌는 작지만,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우울과 불안 등 나타나는 뇌의 문제는 뇌를 이해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알면 통제도 쉽게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현재 상태를 받아들여야 변화의 희망도 보인다. 이번 장에서는 뇌 회로의 조율 방식을 결정하는 요인과 선택의 힘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작지만 전부를 지배한다.

성형중독으로 얼굴이 선풍기처럼 커져 ‘선풍기 아줌마’라는 별명을 얻은 사람이 있었다. 그녀는 예쁜 외모의 무명 가수로 활동하다가 더 예뻐지고 싶은 마음에 붙잡혔다. 여러 번의 무면허 성형 수술받게 되었다. 그 후 ‘얼굴에 콩기름을 주사하라.’라는 소리까지 듣게 되었다. 자신이 직접 콩기름을 얼굴에 주입하여 더 망가졌다. 남편이 고양이를 자신보다 더 사랑한다는 생각에 고양이 얼굴로 성형하는 외국인 여자도 있다. 바비인형을 닮기 위해 수많은 칼날을 자신 몸에 들이대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 성형중독에 걸린 사람은 만족이 없다. 끝없이 자기 신체를 고쳐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자신을 망치고 있다.     


 

정신의학과 심리학 전문가들은 성형중독 현상을 뇌의 문제로 보고 있다. 정신장애의 하나로 의학적으로는 신체이형장애body dysmorphic disorder라고 한다. 이런 장애가 있는 사람은 정상적인 외모에도 자신이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작은 부분에 집착하여 더 큰 문제를 불러온다. 전문가는 세로토닌의 분비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 발생하는 비정상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다. 보통 사람은 얼굴을 볼 때 우뇌를 사용해서 전체적으로 본다. 성형중독자는 좌뇌를 사용해 부분별로 뜯어 본다. 부분별로 보면서 신체의 부분적인 결점에 과도하게 집착하게 된다. 그것을 고치고 싶은 마음이 커져 성형을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성형중독에 걸린 사람은 성형을 반복해도 만족하지 못한다. 병원과 무면허 시술 처를 돌아다니다가 삶이 망가진다. 이 문제가 뇌 시스템에서 왔다는 것이 밝혀져서 다행이다.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고 병을 고치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얼굴을 망치는 일은 줄어들 수 있다. 이해에는 강력한 힘이 있다. 뇌 분비 시스템에 작은 문제라도 생기면 사람의 판단에 착오가 생길 수 있다. 뇌는 사람의 삶에 가장 중요하게 영향을 미친다. 뇌는 작지만, 사람의 전부를 지배한다. 뇌의 문제는 성형중독뿐 아니라 우울과 불안, 만성두통 등으로 이어진다. 뇌를 아는 것이 나를 아는 일이다.    

 

뇌 회로의 조율방식을 결정하는 요인

애덤 해즐럿의 『내가 없다면』은 우울증을 소재로 한 책이다. 아버지 존은 심한 우울증을 앓는 상태에서 결혼했다. 아들 마이클도 우울 기질을 어느 정도 물려받아 어려움을 겪는 이야기다. 뇌 회로는 유전 이외 많은 요인이 조율한다. 뇌 회로를 어릴 적 경험, 스트레스, 사회적 지원의 양 등이 우울증으로 조율할 수도 있다. 우울증은 전두-변연계의 의사소통 문제, 뇌 회로의 특정한 조율방식에서 일어난다. 뇌 같은 복잡한 시스템에서는 아주 작은 변화도 뇌 전체 시스템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작은 행동 하나에도 우울 늪에서 나와 행복으로 올라갈 수 있다. 맑은 날 예보가 있더라도 바람의 방향, 습도가 1퍼센트만 변해도 비가 내리는 원리다.     


유전자가 모든 운명을 결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뇌 회로 발달 방향에 영향을 미친다. 세로토닌계에 속하는 어떤 유전자는 전방대상피질 발달과 해마와의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친다. 이것이 우울증 위험도를 높인다. 유전자는 뇌를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상태로 만든다. 두 번째로 생애 초기 경험이 뇌 회로 조율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이 경험에는 임신 중 어머니가 받은 스트레스도 있다. 뇌는 대략 20살까지 활발하게 발달한다. 뇌에서 가장 오랜 시간 발달하는 것은 전전두피질이다. 전전두피질은 그동안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보낸다. 뇌 발달 시기에 스트레스가 심한 경험을 하면 신경회로 발달, 신경전달물질의 양에 영향을 미친다.     


세 번째로 뇌 회로가 조율되는 방식을 결정하는 것은 지금 삶에서 느끼는 스트레스 강도다. 자신과 가족 중 누군가 심한 질병에 걸렸는가? 직장을 잃고 경제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가? 직장 내 인간관계로 힘들어하는가? 이런 일은 뇌의 스트레스 회로에 영향을 준다. 이 스트레스 회로가 다른 회로에 영향을 주고 우울의 늪으로 빠져든다. 살면서 받을 수 있는 사회적 지원의 양이 네 번째 요인이다. 인간은 상호 의존하며 다른 사람 곁에서 살아가는 사회적 동물이다. 수많은 연구에서 친밀한 인간관계가 우울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밝혔다. 중요한 것은 인간관계의 양이 아니라 질이다.     


다섯 번째 운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뇌같이 복잡한 시스템에서는 아주 작은 변화에도 전체 시스템이 영향을 받는다. 출근길이 어떤 날은 꽉 막히는데 어떤 날은 뻥 뚫리는 이유도 이렇게 설명된다. 어떤 날은 기분이 매우 상쾌한데 어떤 날은 우울의 바닥을 친다. 하늘의 구름처럼 수시로 변하는 우리 기분을 다 설명할 수 없다. 뇌 회로의 반응을 전체적으로 설명해주는 것이 ‘진화’다. 인간의 뇌는 수백만 년 동안 진화를 거듭하면서 사람 사이의 차이를 만들어냈다. 자기 뇌가 하는 행동 중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어도 자신을 탓하지 마라. 진화의 결과일 뿐이다. 이렇게 행동하는 데는 이유가 존재한다.   

   

생활 태도를 바꾸면 뇌도 바뀐다

존–카 주비타Jon-Kar Zubieta 연구진은 우리가 믿는 것이 뇌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확실한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진은 건강한 사람 20명에게 20분간 고통을 참는 실험을 2회 진행했다. 1회차에는 강한 진통제가 있는 약을 준다고 했다. 일주일 뒤 2회차에는 그 약이 통증 완화와 상관이 없는 설탕 약이라는 것을 알렸다. 2회 실험 모두 실제 약을 주지 않았다. 실험 결과 뇌에 미친 영향은 놀라웠다. 일부 참가자는 통증이 줄어드는 강한 플라세보 효과를 보였다. 그들의 뇌에서는 행복한 느낌을 주는 도파민과 아편제가 엄청나게 분비되었다. 일부는 통증이 증가한 노세보 효과가 나타났다. 이들의 뇌에서는 도파민과 아편제 양이 감소했다. 우리가 믿는 것이 쾌락 회로의 중심부에서 신경 화학적 변화를 일으킨 것이다.   

   

우리 뇌는 선택하면 이루어내는 힘이 있다. 다른 말로 하면 믿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이 선택의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선택이 반드시 거창할 필요는 없다. 자신이 지금 놓인 상황을 이해하고 긍정적인 작은 행동에서 출발하면 된다. 우리는 속도가 느려지면 컴퓨터를 업그레이드한다. 자신의 선택으로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도 바꿀 수 있다. 우리 뇌는 고정된 것이 아니다. 생활 태도를 바꾸면 뇌도 바뀐다. 우리는 행동을 바꿀 수 있고 행동은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다. 우리는 행동을 바꾸는 선택을 할 수 있고 뇌 화학을 바꿀 수 있다. 선택하는 대로 체험하고 에너지가 바뀐다.     


우리의 일상을 조금만 긍정적으로 바꾸면 뇌도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선택된 행동을 통해 우울증을 유발하는 뇌 영역과 신경 회로의 배선을 변화시킬 수 있다. 하나하나의 변화는 미미할지 모르지만, 각각의 변화가 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킨다. 새로운 뉴런도 만든다. 긍정적으로 바뀐 뇌는 생활 습관을 쉽게 변화시킬 수 있다. 긍정적인 선택의 힘은 우울의 늪으로 빠져드는 삶의 진행 방향을 반대로 돌릴 수 있다. 몸을 움직이는 긍정적인 생활 습관이 몸을 활기차게 하고 기분을 살리고 에너지를 충만하게 한다. 수면의 질을 높이고 인간관계의 질을 개선하여 일상의 평온함을 느끼게 해준다.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고 불안과 통증을 줄여준다.     

 

이 세상에 같은 뇌는 없다. 정서 반응을 조절하는 뇌 회로는 사람 수만큼 다양하다. 정서 뇌의 신경망은 그 기능과 반응을 통해 우리의 타고난 성향을 알려준다. 사람은 즐거움을 추구하고 위험은 회피한다. 지렁이도 온기 같은 좋은 것을 추구하고 추위는 피한다. 사람의 반응은 즐거움과 두려움을 양쪽으로 연속 스펙트럼을 이룬다. 각자의 마음은 반응 스펙트럼 어딘가에 존재한다. 이 안에서 아주 미미한 초점 이동도 연결과 회로를 강화해 뇌 회로를 편향시킬 수 있다. 이 회로의 편향은 ‘물이 반밖에 남지 않았네’와 ‘물이 반이나 남았네’라는 마음가짐의 토대를 이룬다. 이것이 우리 인생의 서로 다른 여정을 만든다. 이런 정서 뇌 회로도 유연하고 변화에 개방적이다. 긍정적인 선택이 우리 인생관에 깊고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뇌 회로는 긴 진화의 역사 속에서 복잡한 네트워크를 형성해 왔다. 뇌 같은 복잡한 시스템에서는 아주 작은 변화가 전체 시스템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우울증은 전두-변연계의 의사소통 문제, 뇌 회로의 특정한 조율방식에서 일어난다. 뇌 회로의 조율방식을 결정하는 요인에는 유전자, 스트레스 강도 등이 있다. 정서 뇌의 신경망은 그 기능과 반응을 통해 우리의 타고난 성향을 알려준다. 사람의 반응은 즐거움과 두려움을 양쪽으로 연속 스펙트럼을 이룬다. 이 스펙트럼 안에서 초점 이동하며 뇌 회로 편향을 일으킨다. 이것은 긍정과 부정의 마음가짐의 토대를 이룬다. 뇌가 가진 선택하면 이루어지는 힘을 활용하여 긍정의 힘을 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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