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기에 노르웨이 3대 트레킹 중 프레이케스톨렌에 가는 법
노르웨이 3대 트레킹
트롤퉁가, 쉐락볼튼, 프레이케스톨렌
북유럽 여행에세이『여행의 위로』 이해솔 작가는
이 3대 트레킹 중 프레이케스톨렌을 경험하기 위해
노르웨이 스타방에르에 방문했습니다.
"내가 이 도시에 온 이유인 프레이케스톨렌으로 가는 버스가 있는지를
호텔 안내 데스크에 물었는데 지금은 비수기라 운행이 종료되었다는 답이 돌아왔다.
가슴이 철렁했다. 이미 스타방에르에 3일이나 머물 예정이었고
그 이유는 한나절을 온전히 써야 하는 프레이케스톨렌 등산이었다.
이미 노르웨이 3대 트레킹 코스 중 나머지인
트롤퉁가 Trolltunga나 쉐락볼튼Kjeragbolten도
계절상 위험하고 비수기라는 이유로 입장을 통제 중이어서
그곳에 갈 생각은 접어야 했다.
개인 가이드 투어를 이용한다면 갈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찾아보니 비용이 너무 비싸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아쉽게도 3대 트레킹 코스 중 하나 남은 프레이케스톨렌에
어떻게든 모든 희망을 걸어야 했다.
성수기가 9월까지여서 가기 쉽지 않다는 말을
이미 호텔에서 들었던 터라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관광 안내소 직원은 호텔 직원보다 정보를 많이 갖고 있어서인지
다행히 몇 가지 방법을 알고 있었다.
첫 번째는 등록비가 수십만 원 정도인 패키지 투어
두 번째는 스타방에르에서 프레이케스톨렌과 가까운 마을까지
최대한 버스로 이동한 다음 콜택시로 가는 방법
비수기라 개인 단위로 트레킹을 하는 사람이 별로 없을 것 같아
걱정됨과 동시에 그래도 드디어 프레이케스톨렌에 오를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뻤다.
트롤퉁가와 쉐락볼튼을 포기하고 그곳을 선택한 것인데
혹시라도 그곳마저 못 가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들던 참이니 말이다.
위험하다는 프레이케스톨렌 트레킹을 선택한 이유
위험한 곳임에도 이곳을 여행 일정에 굳이 포함시킨 이유는
한 번 정도는 떨어진 나의 자존감을 상징적으로 회복시킬
등산 구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였다.
특히 세상에서 가장 아찔한 포토 스폿으로 불리는 프레이케스톨렌 정상으로
한 발씩 디디며 올라가다 보면, 현재 내가 디디고 있는 땅과 내면에만
집중하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프레이케스톨렌에 오르는 것을 계기로
그동안 긴 시간 돌보지 않아 망가진 내 몸을 다시 회복시키기로 했다.
나는 관광 안내소에서 알려준 대로 프레이케스톨렌 근교인
요르펠란드Jørpeland까지 가는 버스 종일권을 결제하고 아침 일찍 버스를 탔다.
요르펠란드에 도착하기 20분쯤 전 택시 회사에 전화했는데
콜택시 예약이 꽉 찼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어제 관광 안내소에서는
종점에 도착하기 전까지만 전화하면 충분하다고 안내받았던지라 당황스러웠다.
걸어가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거리였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콜택시 예약이 마감되었다면
예약에 성공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뜻이었다.
나는 요르펠란드에 도착하면 눈치를 살피다 콜택시 예약 손님이 보이면
얼굴에 철판을 깔고 합승을 청해보기로 했다.
대학생 배낭여행자로 보이는 두 사람은 마침 택시 회사에
전화해 자신들이 도착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었다.
나는 통화가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합승해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다행히 내가 말을 걸자마자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 반기며 받아주었다.
사람이 늘어나면 자신들이 내는 비용도 줄어드니 좋다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택시를 타고 프레이케스톨렌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고 총거리 3.8킬로미터, 해발 604미터에 불과한
프레이케스톨렌이었지만 가파른 등산로가 계속 이어졌다.
가뜩이나 비탈진 길이 비까지 내려 더 미끄러워졌다.
나는 한국에서부터 미리 챙겨 온 경등산화를 신은 것을
감사해하며 바윗길을 조심히 올랐다.
안개가 조금만 걷혀도 참 장관일 것 같은데 대략 10미터 밖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거의 정상에 다다른 지점부터는 발을 조금만
잘못 디뎌도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질 것 같은 길이 이어졌다.
한편으로는 오히려 안개가 끼어 다행이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다.
절벽 아래가 훤히 보였더라면 무서워서 어떻게 올랐을까.
조심스레 끝까지 올랐으나 정상에도 안개가 가득했다.
명색이 노르웨이 3대 트레킹 코스로 불리는 프레이케스톨렌인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허무할 정도였다. 원래는 뤼세Lyse 피오르 방향으로
툭 튀어나온 정상 바위 아래로 바다를 낀 절경이 펼쳐져 있어야 했다.
아쉽게도 자욱한 안개 때문에 눈앞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제법 운치 있는 사진을 건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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